2022 믹스더블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기정 선수와 김민지 선수.

2022 믹스더블 컬링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기정 선수와 김민지 선수. ⓒ 세계컬링연맹 제공 / Celine Stucki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김민지-이기정 듀오가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에 참패를 당했다. 한일전에서의 패배도 뼈아프지만, 메달 레이스에 자력으로 올라서는 길이 막혔다는 점이 더욱 아쉽다.

2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믹스더블 컬링 세게선수권에 출전한 김민지-이기정 조는 26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11대 3으로 완패했다. 첫 엔드부터 석 점을 따낸 일본의 마츠무라 치아키-타니다 야스마사 조는 막판 다섯 점까지 뺏어내며 승리를 가져왔다. 한일전 석패로 한국은 2승 4패로 공동 7위까지 추락했다.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자력진출의 길이 완전히 차단된 것이 아쉽다. 핀란드, 에스토니아, 그리고 스위스와의 막판 3연전을 남겨둔 대한민국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메달 레이스를 뛸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너무 많은 것을 잃은 한일전이었다.

첫 엔드 다량득점 내주고, 득점 기회 실수까지

첫 엔드부터 일본의 공세가 심했다. 일본은 센터에 자신들의 스톤을 최대한 물어내는 전략을 썼다. 첫 엔드 공방전 승리는 일본의 것이었다. 한국이 1엔드 마지막 스톤 투구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일본은 마지막 스톤을 던지기 전부터 미리 두 점을 확보해뒀다. 마츠무라 치아키가 던진 스톤은 그대로 석 점을 만들었다.

2엔드에는 이기정 선수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마지막 상황 이기정 선수가 스위핑을 하는 과정에서 하우스로 향하던 자신의 스톤을 발로 건드렸다. 해당 스톤은 무효가 되었고, 만회의 기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한 점의 스틸을 헌납해야 했다. 3엔드 이기정 선수의 런 백 샷이 통하며 두 점을 따라간 것이 위안이었다.

4엔드에는 한국의 공세 속에 일본이 단 한 점을 가져가는 데 그쳤고, 이어지는 5엔드 역시 한국의 마지막 스톤 투구에서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두 점 이상을 가져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도 한국은 버튼에 스톤 하나를 물어뒀던 덕분에 한 점을 가져가는 데 성공, 스코어는 5대 3이 되었다. 

6엔드에는 일본이 엔드 시작 전에 앞서 미리 배치되는 스톤 두 개를 사이드로 빼는 '파워플레이'를 신청했지만, 김민지 선수가 한국의 마지막 스톤에서 일본의 1번 스톤 앞을 막는 프리즈 샷에 성공하며 상대 빅 엔드 기회를 놓치게끔 했다. 일본도 강한 테이크아웃 샷을 던지는 작전으로 득점하려 했지만, 한 점을 따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7엔드가 문제였다. 한국은 파워플레이를 신청하며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일본은 사이드 라인을 따라 자신들의 스톤 다섯 개를 모두 배치했다. 한국은 테이크 아웃 작전을 쓰지 못한 채 센터를 노렸지만, 일본이 센터에 물린 한국의 스톤을 쳐내기까지 했다.

한국이 던진 마지막 스톤은 1점이라도 노리는가 싶었다. 하지만 던져진 스톤은 일본의 스톤에 걸리며 하우스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파워플레이 상황 상대에 스틸을, 그것도 다섯 점의 빅 엔드로 내주며 한국은 패배를 확정지었다. 최종 스코어 11대 3, 샷 감각 난조로 비롯된 아쉬운 패배였다.

예선 7위... 아직 3경기 남았다
 
 벼랑 끝에 몰린 김민지, 이기정 선수가 극복하고 극적인 결선 진출을 이룰 수 있을까.

벼랑 끝에 몰린 김민지, 이기정 선수가 극복하고 극적인 결선 진출을 이룰 수 있을까. ⓒ 세계컬링연맹 제공 / Ansis Ventins

 
이날 한일전의 패배로 한국 대표팀은 2승 4패, 에스토니아·핀란드와 공동 7위까지 떨어졌다. 3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순위를 뒤집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대한민국은 마지막 기적을 노려야 한다. 대한민국은 핀란드·에스토니아를 만난 뒤, 결선 진출이 유력한 스위스를 마지막 상대로 만난다.

4개 팀이 4승 2패로 공동 2위에 물려 있을 정도로 뚜렷한 강팀이 없다는 것이 그나마 한국 대표팀에 위안이다. 사실상 결선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른 국가와 공동 순위로 물리는 것이 3개 팀만에게 허락된 결선으로의 길에 가까워지는 방법이 될 테다. 물론 1패라도 더 거둔다면 탈락이 확정이다.

기적과 같은 결선행을 위해 신경써야 할 지표가 하나 더 있다. 경기 전 선공과 후공을 가리기 위해 두 개의 스톤을 버튼에 드로우하는 'LSD'(라스트 스톤 드로우)다. 여러 팀이 공동 순위로 복잡하게 물려있는 상황이 되면 이 값에 따라 'DSC'(드로우 샷 챌린지)를 진행하는데, 한국은 이 지표에서도 평균 30.15cm로 7위에 올라 있다. 남은 경기에서 DSC 값 역시 최대한 다른 팀과 격차를 좁혀야 한다.

벼랑 끝에 매달린 김민지-이기정 조는 한국시간 기준 27일 오후 5시에 에스토니아와의 경기를, 28일 새벽 1시에 핀란드와의 경기를 차례로 치른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두 선수가 영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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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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