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지난 4월 17일(한국 시각 기준), 미국 '코첼라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오른 록 뮤지션 매기 로저스는 공연 도중 "음악이 없이 살아야 했던 몇 년이 지나갔다"라고 말했다. 물론 팬데믹 이후로도 음악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었다. 그러나 마음껏 춤추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 몸으로 느끼는 음악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매기 로저스의 멘트는 지난 2년 동안 뮤지션들과 관객들이 느꼈던 상실감을 잘 요약한다.

이제 '함성'과 '떼창'이 있다

지난 4월 18일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다. 2년 동안 긴 겨울을 보내야 했던 대중음악 공연계에도 변화가 예고되었다. 거리두기 해제 이전의 경우, 야외 비정규 공연 시설에서 300명 이상의 공연을 진행하는 페스티벌이 집회 및 행사로 분류되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아야 열릴 수 있었다.

팬데믹 시기 중에도 대중음악 가수의 공연은 진행되었지만 비말 전파의 위험을 이유로 떼창과 응원, 함성, 스탠딩 등이 금지되었다. 관객들은 발을 구르거나, 장난감으로 소리를 내면서 함성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풀어야 했다.

공연장의 규제 완화는 가장 마지막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떼창과 함성에 대한 금지는 '권고'로 바뀌었다. 스탠딩과 인원 제한에 대한 규제도 폐지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뮤직 페스티벌의 활로가 열렸다.

가장 임박한 페스티벌은 오는 5월 14일에서 15일에 걸쳐 열리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지난해 팬데믹 가운데에서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대면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올해에는 더 여유로운 상황 속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6월 25일부터 26일에는 88 잔디마당에서 '2022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대구 벡터 페스티벌(5월), 워터밤(6월), 송크란(7월) 등의 EDM 페스티벌 역시 예정되어 있다.

돌아온 내한 공연, 고삐 당기는 락 페스티벌
 
 오는 5월 27일부터 29일에 걸쳐, 서울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 '2022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오는 5월 27일부터 29일에 걸쳐, 서울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 '2022 서울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 프라이빗커브

 
3년 만에 돌아오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아래 서재페)의 개최 소식 역시 반갑다. 2020년 펜데믹으로 인해 한 차례 연기했지만 끝내 취소되었고,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열리게 된다. 올해 서재페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해외 팝 뮤지션의 출연이다. 올해 서재페는 팬데믹 이후 해외 팝 뮤지션이 관객들을 만나는 첫 공연이다.

영국의 듀오 혼네(HONNE)와 싱어송라이터 알렉 벤자민(Alec Benjamin), 미국 알앤비 뮤지션 핑크 스웨츠(Pink Sweat$), 영국 밴드 프렙(PREP) 등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뮤지션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백예린, 악뮤, 고상지, 에픽하이, 선우정아 등 국내 뮤지션들도 합류했다. 평소에는 올림픽공원의 여러 무대를 활용해서 열린 페스티벌이었지만, 올해는 올림픽공원 88 잔디마당에서만 진행된다. 아직은 팬데믹 가운데 펼쳐지는 만큼, 라인업도 예년에 비해 간소화된 편이다.

팬데믹 이전 여름을 수놓았던 락 페스티벌 역시 돌아온다. 2020년과 2021년, 비대면 형태로 진행되었던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올해는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형태로 진행되었던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 두 페스티벌 모두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 '섬머소닉' 등 해외 뮤직 페스티벌과 라인업을 연계해온만큼, 굵직한 해외 뮤지션의 내한을 점쳐볼 수 있다. 볼올해 일본에는 잭 화이트, The 1975, 포스트 말론, 칼리 레이 젭슨, 카사비안, 리버틴스, 재메간 디 스탤리온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방문한다.

축제는 대면과 교류의 감각을 전제로 한다. 지난 2년은 '언택트'나 '메타버스'가 이 감각을 대체할 수 없음을 확실히 한 시간이었다. 팔찌를 차고 행사장에 들어설 때 느끼는 연대감,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추던 춤, 페스티벌 현장에서 즐겼던 김치말이국수와 맥주, 아티스트의 연주가 시작되기 전 느끼는 두근거리는 마음. 2년 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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