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볼빨간사춘기 'Seoul'

볼빨간사춘기 'Seoul' ⓒ 쇼파르 엔터테인먼트



오랜 공백을 깨고 2년 만에 미니앨범으로 돌아온 볼빨간사춘기. 타이틀곡 'Seoul'을 소개하며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은 "꿈을 담아 희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Seoul'은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온통 꿈, 희망, 젊음, 시작의 설렘 등으로 가득한 노래다. 특히 이 곡의 가사를 읽었을 때, 나는 서울에 처음 올라왔던 당시 스무 살의 내 마음상태가 떠올라 기분이 묘해졌다. 노랫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Seoul 처음 만난 낯선 도시에서/ 사람들 사이에 빛이 나는/
기타를 멘 멋진 소년과 yeah/ 사랑에 빠진 Love Story

들어 볼래 지나치게도/ 소설 같은 이야기일 거야

가사는, 스무 살 때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상경하게 된 안지영의 자전적 이야기다. 서울에 올라와 자신이 꿈꾸던 음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그는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고, 그들과 함께 꿈을 키워나간다. 음악을 사랑했던 자신과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곡을 썼다는 안지영. 이번 곡 역시도 늘 그렇듯 그가 작사, 작곡했다. 

"그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서울인지 이 곡을 통해 들려드리고 싶었다."

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서울은 특히나 아름다운 곳이다. 동경의 장소이기도 하다. 원래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아마 그 기분을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가슴에 꿈 하나를 품고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온 젊은이들에게 서울은 '꿈의 도시' 그 자체다. 자신이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 이뤄질 장소가 바로 그곳이기 때문에. 

나 역시 꿈 많던 스무 살, 열차에서 내려 서울역을 처음 밟았을 때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서울역 로비에 홀로 서서 했던 다짐들, 생생하게 그려본 미래의 멋진 내 모습, 그러면서도 이제는 혼자라는 두려움, 그런 생각들에 주체할 수 없이 울렁거리며 벅차오르던 마음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작은 스케치북에 그려놓은 서울. 그땐 알았을까.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계절을 지나치며 살아갈지. (중략) 그러다 질려버렸다. 내가 사랑했던 서울이 맞나 싶었다. 더 이상 무언갈 채워 넣을 자신이 없었다."

앨범 소개에 적은 말처럼, 꿈을 안고 서울에 온 안지영은 시간이 지나며 지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어서 그는 말한다. "나는 서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다듬어 보려 한다. 이 꿈의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라고. 구구절절 공감이 됐다. 찬란한 희망을 품고 이곳에 왔지만 많은 계절을 지나며 꿈이 좌절되기도 했고 생각하던 것과 다른 내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으며 사람들에게 상처받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 난다. 단지 그 안에 있는 내가 변했을 뿐이다. 아니, 스스로 변했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지치고 힘이 빠져버린 것이다. 그러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첫 상경 때 고이 품었던 내 꿈들을 다시금 반질반질 광이 나게 닦아보고 싶다는 생각. 나의 서울을 다시금 꿈의 도시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언젠가 사랑했던 그 도시에서/ 내 목소릴 기억한다면/
그때 우리 만나자 my Seoul

마음의 겨울이 길었다고 고백한 안지영은 많은 사람들과 따뜻한 봄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밝은 곡을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신곡 'Seoul'은 그렇게 탄생한 곡이다. 봄처럼 살랑거리는 화사한 가사와 멜로디지만 들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아련한 마음도 드는 건 꿈 많던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을 취하기에, 지나온 겨울들이 가사의 뒤편에 숨겨져 있기에 그럴 것이다.  
 
Someday 그때 그날에/ 우리가 만난 그곳에서/
멀리서 네 목소리가 들리면 나/ 너를 위해 노랠 부를 거야

청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계절인 봄과 초여름에 와 닿은 요즘, 'Seoul'은 아무 생각 없이 듣기에 딱 좋은 노래다. 밝고 따스하고 산뜻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하지만 서울이란 도시가 자신에게 현재 꿈의 도시거나, 혹은 과거에 꿈의 도시였던 이들에게는 이런저런 감상과 상념을 일으키는 노래임에도 분명하다. 나에게는 후자이기에, 이 노래를 생각 없이 들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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