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빅뱅 '봄여름가을겨울'

빅뱅 '봄여름가을겨울' ⓒ YG


무려 4년 만에 돌아온 빅뱅. 그들은 지난 5일 신곡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을 발표했고, 이 곡은 발표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빅뱅이란 그룹의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따뜻한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봄여름가을겨울'은 다소 반전이었다. 빅뱅의 지난 행보로 봤을 때 뭔가 귀에 확 꽂히면서 힙한 곡을 내놓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듣기에 편안하고 포근한 멜로디에, 청춘을 회상하는 듯한 가사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특징을 지녔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 탑. 네 멤버 모두 이제는 이런 류의 노래를 통해 지난날들을 회상할 수 있을 법한 나이가 됐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졌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가수활동을 해온 경력이 그만큼 충분히 쌓였기에 한 번쯤 지나온 길을 뒤돌아봄직 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은 비단 빅뱅의 청춘만을 회상하게 하는 건 아니다. 모든 노래가 그렇듯 청자들은 각자의 삶을 가사에 대입해서 듣기 마련이고, 이 곡은 리스너로 하여금 봄에서 겨울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순환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듬해 질 녘 꽃 피는 봄 한여름 밤의 꿈/ 가을 타 겨울 내릴 눈 1년 네 번 또다시 봄

정들었던 내 젊은 날 이제는 안녕/ 아름답던 우리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멜로디를 통해서 느껴지는 곡의 분위기는 따뜻함인 만큼, 이 곡의 화자가 회상하는 과거의 색채 또한 부드러운 파스텔 톤이다.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보다는 아름다운 기억들에 중점을 두었기에 평화로운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지난 청춘이란 것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그것이 이미 지나갔다는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기에 슬픈 것도 사실이다.

이 노래도 그런 면에서 포근하면서 동시에 어딘가 쓸쓸하고 아련한 느낌을 지닌다. 하지만 쓸쓸함이나 아련함마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기에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낸 노래는 듣는 이에게 감동과 위안을 준다. 겨울이 지나 눈부신 봄이 오고, 그러다가 다시 나뭇가지가 앙상해지는 마른 계절이 올 때 그런 세월의 흘러가버림이 슬프면서도 계절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에 감사와 희망의 마음이 드는 것, 그런 양가적인 감정이 이 노래의 정서다.  
 
"Four seasons with no reason."/ 비 갠 뒤에 비애(悲哀) 대신 a happy end/ 비스듬히 씩 비웃듯 칠색 무늬의 무지개/ 철없이 철지나 철들지 못해(still)

이 곡의 제목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에서 괄호 안의 'Still Life'라는 단어 속에 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 있는 듯하다. 지나가버리는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사계절만은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데서 '여전히 삶은 계속된다'는 희망을 얻는다. 허무함을 그나마 극복할 수 있는 건 이렇듯 순환의 특징을 지닌 사계절 덕분이다. 비록 계절이란 것도 시간 안에 속해 있지만, 한 번 지나가면 영영 돌아오지 않는 시간과 달리 변함없고 익숙하기에 고마운 것이다. 
 
계절은 날이 갈수록 속절없이 흘러/ 붉게 물들이고 파랗게 멍들어 가슴을 훑고

언젠가 다시 올 그날 그때를 위하여 (그대를 위하여)/ 아름다울 우리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누구에게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 존재하기에 이 곡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이며, 유행을 타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노래인 듯하다. 빅뱅의 시대를 지나온 이들은 이 곡을 어떻게 들었을까. 그들이 남긴 댓글은 노래처럼 아련했다.

"요즘 친구들은 빅뱅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궁금하다. 나한텐 내가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BGM인데..."

"말도 탈도 많았던 빅뱅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빅뱅을 더욱 그리워하는 건, 각자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과 같은 것만 같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