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2018년 59%였던 도박 행동 경험률이 코로나 이후인 2020년엔 68.2%로 10%p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등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불법 도박 사이트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지난 3월 29일 MBC < PD수첩 >에서는 '수익률 300%의 함정-2022 신종 도박 보고서' 편이 방송되었다. 불법 도박 피해자의 제보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영향으로 늘어가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 이용자와 그에 맞춰 진화해가는 불법 도박 사이트들의 실체를 파헤치고 필리핀 취재를 통해 2021년 9월 검거된 필리핀 불법 도박 사이트 조직의 총책 김씨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취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수익률 300%의 함정-2022 신종 도박 보고서' 편을 연출한 양정헌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도박 사이트 피해 느는데 규제는 못 따라가"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 MBC

 
- 지난 3월 29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수익률 300%의 함정-2022 신종 도박 보고서' 편을 공동 연출하셨잖아요. < PD수첩 > 첫 연출인데 소회가 어떠세요?
"프로그램이 되게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무게감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부담도 많이 되었죠. 아이템도 우리가 몰랐던 분야도 많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되게 힘들었었거든요. 그러나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정명훈 PD님과 같이해서 많이 도움 얻으며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내용이잖아요.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어요?
"저희가 이전에 아이템으로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2021년 9월 필리핀에서 잡힌 도박 사이트 운영하는 조직에 대한 첩보를 정보기관들과 공유하게 되면서 심층적으로 찾아보자 해서 취재가 시작 됐죠."

- 2018년 59%였던 도박 행동 경험률이 코로나 이후인 2020년엔 68.2%로 10%p 가까이 늘었잖아요. 코로나 영향이겠습니다만 세 명 중 두 명은 경험한 거잖아요. 심각한 거 같은데.
"심각하죠. 저희가 만난 사례자 중에도 자영업으로 가게를 하시다가 이런저런 적자가 있으니까 이런 부분에서 고민하고 걱정을 하다가 소액이라도 조금 더 벌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유입되게 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거든요. 꼭 코로나 때문은 아니지만, 모바일에 대한 접속도도 되게 높아졌고 집에 있는 동안 새로운 수익 구조를 가지는 거에 대한 열망도 훨씬 더 커졌어요. 그러다 그 부분에 대해 쉽게 유입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불법 온라인 도박 시장이 합법보다도 몇 배씩이나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심각하다고 보는 게 맞겠죠."

- 불법 도박 제보자들 말 들어보면 사기와 비슷한 것 같은데.
"맞아요. 그래서 이분들은 사기라고 생각을 하고 계시고 실제로 사기의 속성이 분명히 있어요. 이 사기 자행하는 사람들이 주체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거고 그 형태가 진화돼서 단순히 도박 개설 죄가 아니라 사기까지 나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이나 경찰의 얘기 들어보면 내용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값을 조정해 자기들에게 무조건 수익이 얻어오게 한다는 건 사기 속성에 있는 거라서 저희는 그런 부분에 초점 맞추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 불법 도박이라는 게 사기 속성이 있는지 아니면 불법 도박과 사기는 다르게 봐야 하나요?
"불법 도박이라고 했을 때 그 사이트에 종류가 굉장히 많이 있고 그들이 다루는 방법이 되게 다양하기 때문에 '이거는 불법 도박이고 이건 사기'라고 하나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저희가 취재한 경우는 다 사기의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고 보여요."

- 불법도박 사이트가 엄청 많은가요?
"네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저희가 들었어요. 그리고 실제적인 통계나 이런 것들에도 아까 말씀하셨던 저희가 봤던 도박 행동 경험률 같은 경우에도 이게 합법으로만 그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서 점점 늘어난다고 봐야겠죠."

- 도박 사이트 만드는 데 규제가 아예 없는 건가요?
"규제 시스템은 만들어져 있어요. 방송에 나온 것처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라든지 이 사건 수사하는 검찰이나 경찰이라든지 그 외에도 유관기관에서 차단 요청 하면 그들이 직접 바로 차단하는 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하거든요. 그런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회의 거쳐서 차단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그 인원 자체가 5명으로 되게 적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사이트를 한 번에 정화할 수 있는 건 물리적으로 처리가 쉽지 않죠.

그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16일 걸린다고 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만났던 사례자들의 경우 신고는 1월에 했지만 안 된 경우도 있었고 6개월 만에 차단 결정이 내려진 경우도 있었어요. 그 진화의 형태나 발전 그리고 그 규모에 비해 규제하는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저희가 취재하면서 내린 결론이었어요."

"혹할 만한 메시지 보내 사람들 유인"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 MBC

 
- 강수민(가명)씨의 경우 단톡방에서 그 사이트를 안 거잖아요. 단톡방은 뭔가요?
"단톡방이라는 게 무작위로 오픈 카톡 등에서 메시지가 계속 오는 거죠. 오면 거기에 대해 어느 순간 관심이 가거나 혹하게 돼서 한 번 클릭하고 단톡방에 들어가게 된 건데 그 안에서 계속 수백 명의 사람이 다 자기가 수익을 올린 통장 캡처을 보내서 '나는 이만큼 수익을 얻었다. 말 대로 따라가기만 하니까 이렇게 돈을 벌게 되네'란 식으로 혹할 만한 메시지들을 계속 보내는 거예요."

- 그 사람들은 정말 수익을 얻은 건지 아니면 불법도박 사이트와 관계가 있나요?
"알고 보면 그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는 게 아니라 기술적으로 만들어내서 거기 조직원 한두 사람이 100명의 행세를 하면서 계속 각자 다른 아이디로 '나 수익 올렸다'란 식으로 말하는 거죠."

- 필리핀에 가서 취재하셨는데 코로나라서 외국 나가 취재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아요.
"맞아요. 갔다 오면 격리 기간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작 기간에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었고요. 코로나라서 사람들이 또 잘 만나주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었어요. 그리고 이게 범죄 조직과 관련된 취재였잖아요, 그 부분에서 좀 꺼리는 부분도 있었어요. 사실 5박 6일 동안 갔다 왔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단서로만 그 사이 행적을 쫓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 것 때문에 시간도 많이 촉박하고 힘든 부분이 많이 있었죠."

- 필리핀에 있는 한 건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나오잖아요. 건물이 커 보이던데 규모가 어떻게 되나요?
"건물이 네 동짜리였는데 훨씬 큰 건물이었어요. 거기 있는 건물에서 거의 90% 경우는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었고 그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다 필리핀의 허가를 받아서 하는 거였어요. 필리핀 같은 경우 필리핀 사람들이 아닌 외국인들 대상으로 도박 사이트 운영하는 건 라이센스만 받으면 합법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 건물에 라이센스 있는 업체들만 들어갈 수 있었죠. 그래서 건물이 크다는 건 그만큼 그 면허를 받은 업체가 많다는 뜻이겠죠."

- 거기는 한국인만 있는 건가요?
"한국인만 있진 않아요. 그 건물 자체가 중국계에서 세운 그 건물이고 중국인, 한국인 엄청 많고 실제 가본 한국 조직 사무실 안에서도 한국인이 있고 또 다른 현지 업무를 하는 필리핀 사람도 있다고 했어요."

- 방송 보니 직원 뽑으면 여권도 가져갔다고 나오던데 왜 그렇게 했다고 하나요?
"직원들의 행동들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직원들끼리도 같은 팀이 아니면 서로 소통하지 않게 하죠.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철저하게 보안적인 부분으로 했던 것 같고 여권 같은 경우에도 마음대로 그만두고 한국으로 가지 못하도록 통제책으로 쓴 것 같아요."

- 총책 김씨는 호화 생활한 것 같아요?
"굉장히 돈이 많았대요. 그래서 일하는 가정부나 경호원들한테도 월급 많이 주는 편이었고 저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골프장을 통째로 빌리고 갔을 때 호텔을 한 층을 통째로 빌렸죠. 보통 사람들은 하기 힘든 돈 씀씀이잖아요. 그리고 또 실제 필리핀 경찰을 경호원으로 두고 우리가 말로 들은 슈퍼카를 10대씩 이렇게 두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사는 동네 자체도 필리핀 연예인들이나 고위층만 사는 게 초호화 빌리지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보면 굉장히 범죄 수익을 많이 얻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 필리핀 교도소에 있는 김씨 면회 신청을 했지만 못 만나신 거잖아요. 뭘 물으시려고 한 건가요?
"교도소는 아니고 외국인 수용소라는 곳에 있어요. 그래서 거기 가서 접견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 조직을 운영했는지 주된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됐는지 지금 환수가 안 된 금액들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이런 얘기들을 물어보려고 했죠."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PD수첩 >의 한 장면. ⓒ MBC

 
-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제 배당률이 1.95배라는 걸 알고 공정한 게임이더라도 돈을 잃어야 정상이라고 하잖아요. 잘 이해가 안 가던데 설명해주세요.
"방송 보신 분들도 어렵다고 말했던 부분 중의 하나예요. 예를 들어서 내가 1만 원을 걸었어요. 그리고 땄어요. 근데 배당률이 1.95배라는 건 베팅한 금액의 1.95배를 준다는 얘기거든요. 그럼 내가 이겼을 때 나는 1만 9500원을 갖게 되겠죠. 그다음 번에 또 만 원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잃었어요. 그러면 1만 원이 없어지는 거죠. 그러면 내가 가진 돈은 9500원이 되잖아요. 처음에 나는 1만 원을 갖고 있었고 두 경기를 해서 한 판 이기고 한 판 졌는데 나한테 가지고 있는 돈은 9500원이라는 거죠. 500원이 없어진 거잖아요. 그 500원이 수수료이므로 운영자한테 가 있는 거예요. 반복되다 보면 돈이 없어지는 거예요. "

- 그럼 수익을 낼 수가 없는 건가요?
"글쎄요. 우연의 일치로 계속 이기면 따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죠. 근데 통상적인 경우로 봤을 때 그러기 힘들 거라는 얘기죠. 그리고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절대 한두 번만 하고 그만두지 않을 거라는 속성 굉장히 잘 알아서 그걸 잘 이용하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저희가 만났던 피해자 사례분들은 자기가 도박으로 한탕하겠다나 꼭 벌겠단 생각으로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너희가 도박해서 그렇잖아'라는 것보다 사기나 보이스피싱 방법이 이만큼 교묘해져 있다는 거로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겠고 그거에 대한 구제 방법 자체는 발전이 더딘 게 사실이에요. 범죄 방법이 교묘해지는 것보다 이게 진화가 늦어져서 그 부분들이 그사이에 엄청 많이 퍼지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져서 피해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바로잡아줄 수 있는 부분이 빨리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취재할 때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 조직의 조직원들을 엄청 많이 만난 게 아니에요. 조직원들 좀 더 만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안 됐죠. 그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죠."

- 취재했지만 방송에 못 담은 부분 있나요?
"불법 온라인 도박을 취재하면서 이 이야기가 단순히 불법도박, 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범죄와 연계되어 있더라는 거죠. 사기를 치고 돈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대포통장(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통용된다든지, 불법도박으로 유도하는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영상을 사용한다든지 불법 도박 사기로부터 시작된 범죄들이 많더라는거죠 그런 부분을 취재했는데 이것들을 다 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거예요. 범죄 하나하나가 다 아이템이 될 만큼 뿌리가 깊고 큰 범죄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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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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