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 시즌 2>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 시즌 2> 포스터. ⓒ 넷플릭스

 
2019년 12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서명하며 공군 우주사령부가 우주군으로 승격되어 정식 창설되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고 얼마 후 미 합중국 우주군 창설을 천명한 바,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관련해 수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기본적으로 우주군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일찍 민간 기업에서 우주 개발을 시작한 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기업들과 보잉·록히드 마틴 그리고 버진이 각각 세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우주 '개발'이 아닌 '군사'적 핵심 중 하나로 목적화시킨 건 미국이 처음일 것이다. 타 국가들은 공군에 우주를 붙여 이름을 바꿔 운용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2020년 5월에 나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는 꽤나 시의적절했다. 우주군 창설 과정과 이후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듯한 정치 풍자를 화끈하게 넣었으니 말이다. 수천만 가구가 시청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더 오피스> 제작진과 스티븐 카렐 그리고 존 말코비치의 명성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화끈한 웃음을 기대했지만 알아듣기 힘든 정치 풍자만 끝없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2년이 채 안 되어 시즌2가 나왔다. 

미국 우주군이 봉착한 위기들

중국과의 우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건이 있은 후 3개월, 우주군 참모총장 네어드 장군 청문회가 실시된다. 우주군 주요 멤버들이 차례차례 청문회에 불려 간다. 다들 말은 대 놓고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네어드 장군이 결코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을 청문회가 될 터였다. 공군 참모총장 킥 대장과의 불화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기 때문이니 말이다. 

네어드 장군의 둘도 없는 앙숙이었지만 둘도 없는 절친으로 거듭 난 맬러리 박사, 연구팀의 넘버 2로 안젤라 대위와 밀당을 하게 된 챈 연구원, 여전히 쉴 새 없이 말을 내뿜는 홍보 담당관 토니, 네어드 장군의 결단으로 달에서 무사히 귀환한 안젤라 대위, 준장 계급의 우주군 참모총장 비서실장이지만 여전히 어리버리의 대명사인 브래드, 우주군에서 인턴을 하게 된 네어드의 딸 에린.

네어드는 청문회에서 각각 개성에 걸맞는 감동 어린 증언으로 겨우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 하지만 예산은 절반으로 삭감되고 4개월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위기를 겨우 넘겼지만 또다시 절대적인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우주군에게 위기가 아닌 때가 있었던가? 네어드와 친구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소동꾼들의 좌충우돌 

<스페이스 포스> 시즌 1에서 코미디의 방점을 찍은 게 '진지'에 있었다면, 시즌 2에선 완전히 선회해 코미디의 방점을 '소동'에 찍는다. 시즌 1에서 캐릭터와 사건·사고들이 정치 풍자를 위한 수단에 머물렀다면, 시즌 2에선 괴짜 혹은 무대뽀들의 소동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즉, 코미디 드라마답게 극의 성격을 코믹스럽게 가져가려 한 것이다. 

사람들마다 호불호는 갈릴 것 같다. 하지만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애초에 호불호를 지니고 있는 만큼 잘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걸 보여 주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시즌 2를 훨씬 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이해하는 데도 수월했다. 시종일관 킥킥 거리며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남는 게 없어도 볼 때만이라도 재밌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단 훨씬 낫다. 

우리네 삶이, 우리네 직장생활이 저들처럼 가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겉으론 큰 일도 정녕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니 말이다. 청문회 도중에 우주군 주요 멤버들이 하하호호 웃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곳에 같이 하고 싶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멤버들이 서로에게 큰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누구보다 많이 관심을 갖고 챙겨 주는 모습도 있고, 투닥투닥 얼렁뚱땅 진행하는 듯하면서도 나름의 프로의식도 엿보인다. 한데 모여 위기를 타개하려는 이들의 모습이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머나먼 곳의 나와 전혀 상관 없는 이들의 이야기이지만, 왠지 모르게 나와 깊숙하게 상관 있는 것 같다. 

너드 코미디 따라잡기

<스페이스 포스 2>는 '너드 코미디'의 전형을 따라 가려 했다. 미국에는 너드 코미디가 장르화되어 있다시피 한데, 시장이 워낙 커서이기도 하겠지만 너드 콘텐츠에 시대가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대급 인기를 끌었던 <빅뱅 이론>이 대표적이고, '세스 로건'으로 대표되는 많은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들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와중에 <스페이스 포스 2>가 전작의 진지함을 후광에 엎고 나름의 무기를 장착한 채 너드 코미디계에 뛰어든 것이다. <더 오피스> 제작진과 스티븐 카렐, 존 말코비치 등의 이름값과 명성도 함께하니 단단하고 화려한 날개를 단 셈인데 정작 다음 시즌이 나오지 않으면 말짱 꽝이 아닐까. 팬들은 다음 시즌을 손꼽아 기다릴 테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을 것 같다. 

시즌 1의 마지막처럼 시즌 2의 마지막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마련했다. 또 다른 위기, 더 큰 위기가 우주군을 향한다는 말이다. 혹시 나온다면 시즌 3에선 어떤 깨알같은 볼거리를 줄지, 얼마나 더 커진 스케일을 자랑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시즌 2가 시즌 1만큼의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말이다. 평가가 좋아진 만큼, 다음 시즌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형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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