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 뉴스타파


독립 언론인 뉴스타파가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23일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를 발표했다. <더 초이스 2022>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로 양강 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살아온 인생을 교차 편집한 것과 3일 후보직을 사퇴하고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안철수 전 후보의 삶을 담았다. 보통 우리나라는 선거 후 당선자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있었지만, 후보들의 삶을 다룬 건 처음이다.

<더 초이스 2022>는 어떻게 기획된 건지 들어보고자 지난 2월 28일 총괄 프로듀서인 최승호 뉴스타파 PD와 전화 연결해 제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의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반응이 괜찮은 것 같아요. 특히 이재명, 윤석열 후보 두 분의 삶을 비교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 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고 댓글로 달리는 것들을 보면 비판적인 의견도 있긴 한데 그래도 '후보를 어떻게 판단을 해야 되냐는 부분에서 고민도 있었는데 좋은 판단의 근거를 제공해 준 것 같다'란 의견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좋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반응이 좋은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이 시리즈를 기획한 이유하고 연결된 부분인데 요즘 언론의 보도들이 대통령 후보들 문제점이나 혹은 구호에 많이 집중돼 있잖아요. 그래서 어떤 후보의 부인에게 문제가 있다든지 이런 다양한 문제점 중심으로 많이 소개가 되죠. 그렇다고 어느 후보는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다 문제가 있고요.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하는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다큐멘터리에서는 중요한 후보들의 삶을 보여줘요. 보시는 분들도 그 시대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그 후보들이 삶이 어떻게 진전이 됐는지를 보다 보면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란 감이 생겨서 판단 내리는 데 도움 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최대한 객관적이고 사실 중심으로 구성을 하려고 내부 토론을 많이 하면서 노력했어요. 너무 지나치게 중립적이려고 노력을 한 게 아니냐란 비판을 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이 시청자들한테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것들이 사실이구나' 하는 인식을 좀 더 많이 심어주는 것 같고 그걸 바탕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받는 것 같습니다."

- 언론은 중립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언론은 언제든지 독립적인 스탠스를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중립이라는 건 선거 국면에서 양쪽 후보를 어떤 의도를 가지지 않고 같은 잣대로 공정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거죠.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자꾸 헷갈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원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더 초이스 2022>는 어떤 다큐멘터리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2개가 있는데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에 대해 다루는 1시간 40분짜리 다큐멘터리와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서 다루는 50분 길이 다큐멘터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다큐멘터리는 두 후보가 살아온 삶을 비교를 해요. 이재명 후보부터 시작해서 윤석열 후보의 어린 시절로 넘어가고 그다음에 또 이재명 후보가 대학교 들어가고 윤석열 후보가 대학교 들어가고 또 변호사가 되고 한 사람은 검사가 되고 이런 식으로 그렇게 비슷한 시대에 각각 다르게 펼쳐지는, 삶을 교차로 비교하는 다큐멘터리이고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시간순으로 비교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공약이나 구호를 내세우는지에 주목하는 게 아니고 후보들의 삶을 보려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저희가 생각한 게 후보들이 공약이나 구호는 지금 각각 선거 대책위원회에서 많이 말하고 있잖아요. 구호나 공약은 또 제대로 안 지켜진 경우들이 굉장히 많죠. 그래서 믿음이 많이 깨진 상태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 후보가 살아온 삶이라는 것은 지어낼 수 없죠. 그래서 지금까지 그 후보들이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정확하게 본다면 누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또 어떤 한계를 갖고 있는지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만든 겁니다."
 
 뉴스타파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뉴스타파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 뉴스타파


-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한 편에 담았고 안철수 후보는 따로 했잖아요. 왜 이렇게 하셨나요?
"원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삶을 교차로 보는 한 편만 제작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1월 초에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갑자기 확 올라가고 또 윤석열 후보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또 단일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거든요. 단일화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오히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을 정도로 갑자기 큰 변화가 일어났죠. 그래서 '아마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앞으로 상당히 관심을 갖겠다'라고 생각해 안철수 후보 다큐멘터리도 추가로 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안철수 후보를 같이 덧붙이게 되면 세 사람을 엮어야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3시간 정도 되는, 보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길이가 되고 또 아무래도 지지율 차이도 있어서 안철수 후보의 다큐멘터리는 따로 떼서 참고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만약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도 따로 했다면 어땠을까요?
"저희가 이재명 후보하고 윤석열 후보를 굳이 묶은 건 기본적으로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분들에게 두 후보의 삶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고요. 설사 한쪽 후보를 지지하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쪽 후보의 삶을 한번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사회라는 게 지금 너무 정치적으로 많이 갈라져 있고 언론들도 굉장히 정치적인 지형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보도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주장을 하는지 잘 들어보고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가 않아요.

그런데 대통령을 뽑는다는 건 앞으로 5년 동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죠. 다른 쪽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교차로 편집을 함으로써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후보들이 각각 자신에게 닥친 도전과 역경을 어떤 식으로 헤쳐 나왔는지를 보여주면, 훨씬 더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묶은 겁니다. 따로 뗐으면 아마 이재명 후보 다큐멘터리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만 보고, 윤석열 후보 다큐멘터리는 윤석열 후보를 주로 지지하시는 분들만 보겠죠.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분들 입장에서는 양쪽 다 보면 좋기는 좋은데 그러기보다는 둘 다 보지 않는 현상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 <더 초이스 2022>는 미국 PBS가 하는 방식의 다큐를 참고한 것이라던데.
"대선 후보들의 삶을 돌아보는 건 외국 방송에서 많이 하는 거죠. 또 신문에서도 많이 하는 건데 비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많이 하는 겁니다. PBS에서 해온 <더 초이스>라는 시리즈가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더 초이스>를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5년 뒤에 어떤 다큐멘터리를 할 것인지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 후 논의해서 이 시리즈를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거냐는 걸 토론해보려고 합니다."

- 우리나라는 선거 끝나고 당선자에 대한 다큐는 나와도 후보에 대한 다큐는 처음인 거 같거든요. 왜 없었을까요?
"뉴스에서 대통령 후보들의 삶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비교하는 건 많이 했지만, 이렇게 한 시간짜리 본격적인 다큐멘터리로 양쪽을 비교한다는 것은 방송사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거예요. 만드는 것도 정확해야 되고 어떤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요. 선거 이후에 또 만약에 또 다른 논란이 있으면 방송사의 이익에 침해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겁니다."

- 〈더 초이스 2022〉를 제작하면서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사람들과 만나 진행한 인터뷰 원문을 공개하셨던데 이례적 아닌가요?
"원문 공개하는 것도 과거에는 없었을 겁니다. 다큐멘터리 출연자들,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을 거의 원문 그대로 공개했거든요. 이걸 공개한 이유는, 그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 자체가 후보자들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정보들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다큐멘터리에는 물론 편집해서 반영했지만 다큐멘터리에 들어가지 못한 많은 부분도 상당히 공감이 가고, 깊이 있게 후보에 대해서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저희로서는 공을 많이 들여서 인터뷰 원문을 공개하는 페이지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인터뷰를 해 주신 분들의 말을 우리 마음대로 편집하지 않고 그 의도와 내용을 충분히 살려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명이기도 합니다."
 
 뉴스타파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뉴스타파 다큐멘터리 <더 초이스 2022>의 한 장면 ⓒ 뉴스타파

 
-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린 거예요?
"12월 초에 시작했는데, 조금 늦게 시작했죠. 한 5년 뒤에 만약에 이 프로젝트를 다시 한다면 좀 더 빨리 그리고 더 오랫동안 심층적으로 기획을 해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가 미리 딱 준비했다기보다는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문제의식이 생겨서 시작했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네거티브 선거로 흐르고 있고 굉장히 서로에 대한 비난만 난무하지,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 인터뷰이 섭외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나요?
"인터뷰 섭외도 어렵죠. 특히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인터뷰하는 건 비교적 쉬웠는데 윤석열 후보나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인터뷰 하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가 여러 가지 노력을 한 끝에 지금 정도의 인터뷰를 한 거죠."

- 후보 인터뷰는 없잖아요. 일부러 안 하셨는지 아니면 섭외가 안 된 걸까요?
"자기의 입으로 자기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이 다큐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후보 본인이 이야기하는 부분은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인터뷰를 처음부터 후보 본인한테 물어볼 생각은 없었어요."

- 다큐에서 중점 둔 부분이 있다면 뭔가요?
"다큐에서 (대선 후보들의) 삶을 보여주려고 한 거죠. 예를 들면 어떤 공약이 어떻게 다르냐 이런 것도 비교할 수도 있고 또 각 선거 대책위원회 캠프가 어떻게 구성이 돼 있느냐는 것들도 비교할 수 있죠, 그러나 그 부분은 주변적인 거고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각 후보의 삶이 보여주는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 <더 초이스 2022>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뭘까요?
"지금 한국 언론 자체가 지극히 정치적으로 나누어져 있고 또 유튜브까지 가세해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없죠. 그래서 서로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넘치고. SNS에서는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 굉장히 심한 언사를 쓰잖아요. 사실 똑같은 사람이고 한국 사회에서 커온 사람들이고 한 꺼풀 벗기고 나면 우리 가족과 별다를 게 없는 사람들인데 혐오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양쪽 다 한 번씩 볼 수 있는, 비교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은 된다는 정도로라도 받아들이면서 한번 결정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하는 거죠."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뉴스타파의 <더 초이스 2022>를 좀 더 많이 봐주시면 좋겠네요. 이 다큐멘터리는 최대한 우리가 중립적으로 후보들에 대해서 후보들이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봤으니까요. 선입견이 없이 후보들의 삶을 직접 보고 싶고 판단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다큐멘터리를 보시면 아마 충분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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