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를 앞두고 최하위 후보로 한화 이글스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0위의 굴욕을 당한 한화가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도 외부 FA 영입과 같은 특별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 kt 위즈, 정규 시즌 3위 LG 트윈스가 외부 FA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화는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선임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보살 팬'으로 불리는 한화 팬들의 인내심이 과연 올해도 버텨줄지는 미지수다. 

한화의 구단 운영이 근시안적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2020시즌 종료 후 외야수 이용규 방출 결정도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용규는 2019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2+1년 총액 26억 원에 한화와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FA 잔류 계약 이후 첫 시즌을 맞이하기 전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한화 구단의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는 2019년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020년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용규는 타율 0.286 1홈런 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8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65였다. 압도적인 개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화의 얇은 외야진을 감안하면 충분히 주전을 맡거나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뒤 이용규는 한화로부터 방출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2019시즌을 앞두고 구단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용규는 당시 구단의 징계를 받아 1년 동안 뛰지 못했다. 그로 인해 방출된 것은 하나의 잘못으로 사실상 두 번의 중징계를 받은 셈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자유계약 신분이 된 이용규는 연봉 1억 원의 계약을 맺고 키움에 영입되었다. 그는 지난해 타율 0.296 1홈런 43타점 OPS 0.765를 기록했다. 1985년생 만 36세로 에이징 커브가 우려되었으나 오히려 반등을 입증했다. 규정 타석을 충족시키며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한 것이다. 

젊은 타자들 위주의 키움 타선에서 1번 타자를 맡아 선봉장 노릇을 수행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WAR은 2.82로 팀 내 타자 중 3위였다. 키움 이적 후 활약을 인정받은 이용규는 연봉이 300% 인상되어 올해 4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반면 한화는 10개 구단 중 외야진 최약체임을 입증했다. 한화 외야수 중에는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도, WAR 1.0은커녕 0.3을 넘은 선수도 없었다. 만일 한화에 이용규가 있었다면 외야진은 물론 타선의 짜임새가 달라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올해 한화의 외야 구성은 새 외국인 타자 터크먼 외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최근 한화는 리빌딩이라는 명목하에 외국인 코칭스태프에 팀 구성을 일임한 채 구단이 해야 할 전력 보강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한화 구단이 대안 마련에 나서지 않은 채 현장에만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 한화가 최하위에서 벗어나며 리빌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악마의 재능' 안우진, 키움 에이스로 도약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