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허용준

포항 허용준 ⓒ 포항 스틸러스


역시 감독의 눈은 놀랍고도 매서웠다. 후반전에 들여보낸 세 선수가 믿기 힘든 추가골을 완벽하게 만들어낸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골을 넣은 허용준이 75초 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사실이다. 그가 교체로 들어와 첫 터치를 골로 성공시킨 덕분에 포항 스틸러스는 서귀포에서 활짝 웃으며 새 시즌을 가장 높은 자리에서 시작하게 됐다.

김기동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20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허용준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순위표 맨 꼭대기로 올라섰다.

'강상우-정재희-허용준' 예비역 트리오 활약

이 게임 홈 팀 제주 유나이티드는 새 시즌을 준비하며 플레이 메이커 윤빛가람을 다시 데려와 '전북 - 울산'의 2강 체제를 위협할 만한 팀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첫 게임부터 예상 못한 한 방을 포항 스틸러스에게 얻어맞으며 2514명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주민규가 뛰었으면서도 9개의 슛 기록 중 유효 슛 기록은 단 1개에 그쳤다. 유일한 유효 슛도 U22 멤버인 프로 2년차 추상훈의 것이었다.

시작 후 2분 10초만에 찾아온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것이 완패의 원인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김동준 골키퍼의 롱 킥을 바운드시킨 포항 왼쪽 풀백 심상민의 실수를 틈타 추상훈이 빠져들어가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지만 각도를 줄이고 앞으로 나온 포항 스틸러스의 새 골키퍼 윤평국이 기막히게 다리로 막아낸 것이다.

반면에 시즌 준비를 위한 전지 훈련지에서 계속 기다리다가 마치 홈 게임같은 느낌의 어웨이 게임으로 시즌 시작을 알린 포항 스틸러스는 이 게임을 통해 8개의 슛 기록 중 유효 슛을 6개(75%)나 날려 이유 있는 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긴 포항 스틸러스는 15분만에 빠른 역습으로 페널티킥을 만들어내며 시즌 첫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고영준의 역습 스루패스를 받은 이광혁이 제주 유나이티드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정운의 태클이 깊었던 것이다. 

이 절호의 페널티킥 기회를 임상협이 오른발로 처리했는데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로 온 김동준이 놀라운 순발력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김동준 골키퍼가 임상협의 킥 순간보다 먼저 앞으로 나왔기 때문에 킥을 다시 시행했고 임상협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굴려 넣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60분에 동점골을 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VAR 시스템 확인 결과 정우재의 왼쪽 얼리 크로스를 받아 골을 넣은 제르소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이 동점골은 무효 처리가 됐다.

그리고 포항의 김기동 감독이 내민 교체 카드가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추가골이 나왔다. 72분 8초에 이승모 대신 들어간 허용준이 단 75초만에 첫 터치를 오른발 추가골로 연결한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역습 크로스를 올린 강상우도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들어간 멤버였고, 이 크로스가 임상협의 머리에 맞고 넘어온 것을 각도 없는 곳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한 정재희도 54분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였기에 더 놀라웠다.

교체 선수로 들어가 75초만에 추가골을 넣은 허용준은 후반전 추가 시간 35초만에 정재희의 역습 스루 패스를 받아 과감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쐐기골까지 터뜨려 포항 스틸러스의 허날두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음을 팬들에게 분명히 알려준 셈이다.

시즌 첫 라운드 결과 가장 많은 점수 차로 이긴 포항 스틸러스는 당당히 1위 자리로 올라섰고 일주일 뒤에 김천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가 김천 상무와 만나게 됐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오는 26일(토) 오후 4시 30분에 이어지는 홈 게임으로 강원 FC를 불러들인다. 한편, 리그 최하위로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된 제주 유나이티드에 레전드 미드필더 구자철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2022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지게 됐다.

2022 K리그1 첫 게임 결과(2월 20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0-3 포항 스틸러스 [득점 : 임상협(19분,PK), 허용준(73분 23초), 허용준(90+1분,도움-정재희)]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제르소, 주민규, 추상훈(26분↔조나탄 링/80분↔이정문)
MF : 정우재, 윤빛가람(84분↔김주공), 이창민, 안현범(84분↔김명순)
DF : 정운, 최영준, 김오규
GK : 김동준(46분↔유연수)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FW : 이승모(72분 8초↔허용준)
MF : 임상협, 고영준(46분↔강상우), 신진호, 신광훈(90+2분↔이수빈), 이광혁(54분↔정재희)
DF : 심상민(90+2분↔이광준), 그랜트, 박찬용, 박승욱
GK : 윤평국

 
2022 K리그 1 현재 순위

1 포항 스틸러스 3점 1승 3득점 0실점 +3
2 강원 FC 3점 1승 2득점 0실점 +2
2 FC 서울 3점 1승 2득점 0실점 +2
4 인천 유나이티드 FC 3점 1승 1득점 0실점 +1
4 전북 현대 3점 1승 1득점 0실점 +1
6 김천 상무 1점 1무 0득점 0실점 0
6 울산 현대 1점 1무 0득점 0실점 0
8 수원 블루윙즈 0점 1패 0득점 1실점 -1
8 수원 FC 0점 1패 0득점 1실점 -1
10 대구 FC 0점 1패 0득점 2실점 -2
10 성남 FC 0점 1패 0득점 2실점 -2
12 제주 유나이티드 0점 1패 0득점 3실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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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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