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포스터

▲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포스터 ⓒ (주)블루라벨픽쳐스

 
웹툰 활성화 이전 출판물 전성시대엔 만화 유통엔 잡지가 중심에 있었다. 유명한 잡지에 실리기만 한다면 절반은 성공이 보장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때였다.

잡지는 구매하는 독자가 보게 마련이다. 가볍게 개별 작품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잡지를 통째로 사야하니 심리적 장벽도 제법 높은 편이었다. 잡지에 실린 작품들은 더 많은 독자의 선택을 확실히 받기 위해 점점 더 선명한 성향을 띄어 갔다. 잡지 이름만 들어도 독자층이 확연히 떠오를 만큼 분명한 성향이었다.

독자층에 따라 작품들의 색깔도 분명히 갈라졌다.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 그것이 곧 만화의 장르가 됐다. 이 시절 만화는 크게 세 가지 장르로 나뉘었다. 성인이 보는 것, 남학생이 보는 것, 그리고 여학생이 보는 것이다. 성인만화와 소년만화, 그리고 순정만화가 그것이다.

멜로, 드라마, 액션, 코미디, 로맨틱코미디, 공포, 스릴러 등 영상과 활자 매체의 장르구분과 달리 만화매체에선 독자층에 따른 장르구분이 더욱 선명했다. 그에 따라 성인만화와 소년만화, 순정만화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고민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영화의 멜로나 소설의 라이트노벨과 만화의 순정만화 장르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곤 했다.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스틸컷

▲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스틸컷 ⓒ (주)블루라벨픽쳐스

 
시대를 휩쓴 일본 순정만화 한국 개봉

순정만화에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는 결국 남녀의 관계다. 성인만화의 적나라함과 소년만화의 단순함 대신 남녀 간의 관계가 그 자체에 충실하게 섬세하고 전격적으로 다뤄지는 것이 특징적이다. 순정만화 주 소비층인 10대 중후반 소녀들이 느낄 법한 풋풋한 감성으로 그 나이 또래의 연애와 관계 고민을 깊이 다루는 것이 순정만화의 핵심인 것이다.

순정만화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을 가졌으나 전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소비층이 특정한 성별과 특정 세대에 한정돼 구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화원작을 영상화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일부 작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한국에선 <꽃보다 남자>가 당대를 휩쓴 드라마로 탄생한 게 대표적이며 순정만화의 본고장이라 해도 좋을 일본에선 매년 여러 편의 작품들이 영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은 간만에 한국에 정식 개봉한 일본 순정만화 원작 영화다. 무려 25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일본 유명 순정만화 잡지 '베츠코미'의 대표작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런 작품이 대개 그렇듯 일본 내 인기 아이돌 우키쇼 히다카를 주연으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순정만화가 대개 그렇듯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도 짝사랑 성공기를 다뤘다.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서투른 감정이 마침내 받아들여지기까지의 다사다난한 이야기가 1시간40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메운다. 다정한 남자 곁엔 그를 좋아하는 매력적인 여자가 있고 풋풋하지만 어딘가 서투른 주인공 곁은 그녀를 짝사랑하는 다소 거친 남자가 있다. 순정만화 특유의 단순한 캐릭터와 사건 구성이지만 도리어 그것이 원작의 성공비결이기도 했다니 순정만화 팬이라면 한 번쯤 기대해볼 만한 작품이 되겠다.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스틸컷

▲ 가슴이 떨리는 건 너 때문 스틸컷 ⓒ (주)블루라벨픽쳐스

 
덧붙이는 글 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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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기자.글쟁이. 인간은 존엄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을 간직한 사람이고자 합니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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