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조 선두 사우디 아라비아를 물리치고 파죽의 5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이와 함께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놓고 사우디, 호주, 일본의 살얼음판 같은 승부가 이어지게 됐다.  

일본이 1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8차전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홈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6승 2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2위자리를 지킨 일본은 다음달 열릴 호주-베트남과의 2연전에서 1승만 기록하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초반부터 흔들린 사우디, 이를 놓치지 않은 일본  

경기시작부터 사우디에게 악재가 이어졌다. 전반 3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사우디 센터백 알리 압불라히가 일본 오사코 유아를 팔로 가격하는 플레이로 경고를 받았다. 볼 경합과는 아무 관련없는 상황에서의 불필요한 플레이로 경고를 받은 탓에 사우디는 수비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선수의 부상까지 발생했다. 전반 15분 알 말키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 선수에게 가격을 당해 부상을 입으며 교체아웃되면서 사우디는 예기치 못한 전력 손실까지 입었다.  

이는 결국 일본에게 유리함을 안겨다줬다. 알 말키의 부상으로 인해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깨진 사우디는 측면에서의 수비커버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토 준야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측면 공격에 수비가 쉽게 흔들렸다. 실제로 이날 일본의 첫 번째 슈팅도 이토 준야가 측면을 무너뜨린 뒤 나왔다.  

결국 이 과정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32분 역습 찬스에서 이토 준야가 측면을 무너뜨린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받은 미나미노 타쿠미가 침착하게 수비 한명을 제친 뒤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터뜨리면서 일본이 리드를 가져갔다.  

이 장면을 복기해보면 전반 3분 발생한 사우디 압불라히의 경고가 크게 작용한 장면이었다. 이토 준야가 순간속도를 활용해 돌파를 시도하자 측면으로 수비 커버에 나선 압불라히는 손쉽게 위치선정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는 경고 한 장이 있었던 압불라히가 경고누적을 의식해 적극적인 수비를 펼칠수 없었기에 나온 장면이었다.  

기세를 잡은 일본은 이후 시종일관 사우디를 밀어부쳤다.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사우디 수비의 실수를 유발해 공격으로 올라오는것을 막았고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힌체 안정된 수비를 과시하면서 사우디의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후반 5분 추가골이 나왔다. 왼쪽에서 흐른 볼이 이토 준야에게 향하자 이토 준야는 지체없이 오른 발 발리슛을 시도했고 이 슛은 골대 상단구석을 가르며 2대 0으로 점수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본선행에 유리한 고지 점한 일본, 호주전이 중요해져 

중국-사우디와의 2연전을 앞둔 일본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호주, 베트남, 오만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한 일본은 이 과정에서 확실하게 결과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2연전을 통해 본선행에 가까워질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우려는 분명 있었다. 이 전까지 5득점에 그칠정도로 빈약한 공격력을 선보인 가운데 수비의 핵심인 요시다 마야와 토미야스 다케히로가 동시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비에 큰 전력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토 준야를 필두로 측면에서의 공격 파괴력이 증가한 일본은 2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등 이 전보다 공격력이 한 층 날카로워졌다.  

수비역시 우려를 불식시켰다. 요시다와 토미야스가 빠진 자리엔 타니구치 쇼고와 이타쿠라 고가 완벽하게 메우면서 2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과적으로 수비가 안정되자 공격 파괴력과 경기력 모두 올라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본이 사우디를 잡아내면서 월드컵 본선직행 티켓 한 장을 놓고 일본과 호주가 경쟁을 벌이는 양상으로 흘러가게 됐다.

이는 남은 일정과도 연관이 있다. 사우디는 남은 일정이 중국(A)-호주(H)인데 조 5위로 탈락이 확정된 중국을 상대로 무승부 이하의 결과만 내지 않는다면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본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반면 일본과 호주는 두 팀간의 맞대결을 비롯해 최종전에서 각각 베트남과 사우디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정만 놓고봤을때 일본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호주전이 원정으로 치뤄진다는 부담이 있지만 여기서 패하지 않는다면 베트남과의 최종전을 무난히 이길 것으로 예상되기에 일본은 사실상 1승만 거두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이에 반해 호주는 남은 2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를 거둬야 본선행을 노려볼 수 있는데 최근 보여준 호주의 경기력과 지난 10월과 11월에 열린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한 점은 호주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최종예선 접어들며 성적 부진과 경기력 저하, 전력손실이란 악조건 속에서도 확실하게 결과물을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 2경기 일정에 따라 일본의 월드컵 본선행이 판가름 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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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일본 사우디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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