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 MBC 대표 예능을 이끌고 있는 박나래에게 지난해는 잊고 싶은 기억들의 연속이었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 안팎으로 각종 잡음과 논란이 빚어졌고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은 자연스레 그에게 쏟아지곤 했다. 

특히 <나 혼자 산다>의 인기 급락까지 벌어지면서 < 2021 MBC 방송연예대상 > 무대에 오른 박나래는 감사의 인사 대신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연신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불과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대상을 받았던 간판 예능인의 초라한 모습은 씁쓸함을 안겨줬다.

​지난주에 이어 28일 <나 혼자 산다>에선 박나래의 좌충우돌 제주도 백패킹 내용이 방영되면서 모처럼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때 자체 최저 시청률(2021년 11월 19일 4.2%,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추락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던 <나 혼자 산다>는 12월과 1월을 거치면서 다시 8%대의 안정적인 수치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되는 것 하나 없는 혹한기 제주도행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박세리, 경수진 등 기존 익숙한 무지개 회원들과 코드쿤스트, 허니제이 등 새 인물의 등장, 그리고 전현무의 눈물겨운 한라산 등정기 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박나래의 차례가 돌아왔다.

새해의 기운을 받기 위한 요즘 신풍속도 중 하나는 제주도 백패킹을 통한 일몰 및 해돋이를 즐기는 것이다. 멀리 비양도로 행해 날아간 박나래 역시 그러한 목적으로 길을 떠났다.  25km 제법 긴 거리임에도 의욕을 다지기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장시간 짊어지고 걷기 힘들 만큼 너무 많은 걸 챙기다 보니 결국 불필요한 짐을 줄이기로 결정한다. 바로 먹어서 비우자는 것. 바나나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를 하나 둘씩 흡입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듯 했지만 갑작스런 배탈로 박나래는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허허벌판 길을 혼자 걷다보니 변변한 화장실 찾기가 역대급 난제로 떠올랐고 긴급상황(?) 발생이 초읽기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다행히 한 카페를 발견하고 위기를 모면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만신창이가 된 모습은 이달초 신년맞이 한라산 등반을 영상에 담았던 전현무와 더불어 모처럼 웃음폭탄을 안겨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모처럼 마련한 웃음폭탄급 백패킹​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박나래에겐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엔 텐트가 말썽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장시간 걷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텐트를 선배 개그우먼 김숙에게 빌려왔지만 내용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게 문제였다. 영하, 강풍의 악조건에 통풍 잘되는 망사 수준의 여름용 텐트를 챙겨왔던 것이다.

​뒤늦게 이를 확인하고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숙은 "백패킹용 텐트 빌려달라고 했지, 겨울용 빌려달라고는 안 했잖아"라고 외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해준다. 주변 백패커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텐트 설치에 성공한 박나래는 동료 경수진에게 배운 방식으로 탕을 끓이고 소주 한잔 곁들이면서 허기진 배와 추위를 달라면서 힘들었던 제주도의 하루를 마감한다. 물론 간이의자에 몸을 기울여 밤하늘을 보려다 넘어지는 곤욕도 뒤따르긴 했지만 말이다.

​겨울 추위는 매서웠지만 모처럼 긴 시간 잠을 청한 박나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목표로 삼았던 제주도의 일출을 감상하는데 성공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2022년 우리 무지개 모임 잘 되게 해주세요, 올해 무탈하게 하는 일 잘되게 해주세요"라는 말로 새해 소망을 빌어보며 훈훈하게 이날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공개 코미디 무대에도 복귀... 초심 찾기 성공할까​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많은 사람들이 대상 수상을 희망하고 응원했던 박나래의 지난 2019년과 요즘의 처지는 180도 극명하게 달라졌다. 재미 마련과 화제몰이도 예전같지 않았고 냉소적인 비판도 자주 쏟아지면서 어떤 의미에선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것처럼 보였다. 이유야 어찌되건 박나래로선 심기일전의 계기가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때마침 박나래는 tvN <코미디 빅리그>로 돌아와 특유의 분장쇼와 슬랩스틱 개그를 선보이며  코미디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호불호의 엇갈린 반응 속에 아쉬운 첫 복귀작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예능인으로서 발판을 마련해준 공개 무대 복귀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는 점에선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모처럼 야외로 나서 힘든 여정에 나선 것도 앞선 전현무의 한라산 행과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2021년 다사다난했다. 일몰을 보며 아직까지 미처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잘 보내줬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롭게 달릴 것을 다짐했다"라는 말처럼 그에겐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방송 말미 등장한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자막은 지금 박나래가 절실히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라 봐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나혼자산다 박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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