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 부산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27일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이용관 이사장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 정치적 탄압으로 인해 강제로 쫓겨났다가 지난 2018년 이사장으로 복귀한 이후 4년 임기를 마치고 2차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이용관 이사장은 부산영화제에 귀환한 이후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훼손된 영화제의 위상을 회복시켰고, 커뮤니티비프 등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영화제의 영역을 확장하는 등 아시아 최대영화제로의 권위를 되찾는 데 기여했다.
 
이사장의 임기가 4년이라고는 해도 영화제의 계획성을 정해 놓은 것일 뿐 연임제한이 없다. 따라서 다시 4년의 임기를 시작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기도 하다. 다만 세대교체 작업이 조금씩 진행 중이고 안팎의 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관 이사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영화의 전당 대표 임명에 지역 영화계 '우려'
 
부산영화제 안팎의 사정은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 시절로 돌아가려는 분위기가 엿보일 정도다. 최근 단행된 영화의 전당 대표 임명은 지역 영화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전당 김진해 대표가 반 부산영화제 인사로 부산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영화계 인사는 "지역 영화계에서 신뢰를 얻는 분도 아닌데, 박형준 시장이 부산영화제에 대해 우회적인 탄압을 가하려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 ⓒ 부산영화제

 
김진해 대표는 박근혜 정권 당시 정치적 탄압이 작용한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해 국가미래연구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주로 박근혜 정권의 입장을 반영하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당시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해 "논의의 초점이 영화제의 사유화, 부도덕성, 자금 집행 과정의 과오와 부정 등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연관된 영화제의 독립성 쪽으로 방향이 흐르고 있다"면서 "장기 집권으로 영화제가 부패했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부산영화제가 부산시 감사에서 지적된 비리들을 영화제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표적 감사라고도 주장한다. 도덕성을 완전히 상실한 그들의 후안무치가 두렵다"는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지역 영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네마테크 프로그램 등에 간섭할 가능성이 커서 지역 영화단체들이 주시하고 있다"면서 "영화의 전당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지역의 영화제들에게 그동안 안 받던 월세를 내라고 하면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서 영화의 전당 개관 첫해처럼 부산영화제와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화의 전당을 처음 사용했던 2011년 영화제 당시 기자회견 등의 시설 사용 과정에서 영화의 전당이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이런 난제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산영화제의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커뮤니티비프 참여형 시민축제로 확장

한편 임시총회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과제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영화제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과제 마련을 위한 용역을 통해 앞으로 향후 10년 동안의 새로운 비전을 마련한 것이다.
 
기존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 아시아영화의 허브로 일컫던 정체성을 '아시아영화의 홈타운(Hometown of Asian Films)'이라는 확대된 개념의 비전으로 재설정했다. 이는 영화제의 성장 정체에 대한 내외부의 평가를 깊이 체감하는 동시에, 전 지구적 팬데믹과 미디어 환경변화의 가속화에 따른 전반적인 전략 보완이 시급함을 인지하고 불안정한 자금 확보의 한계에 대응하는 장기적 대책의 필요성으로 추진하게 된 결과다.
 
부산영화제는 "영화 문화의 중심 기능 고도화를 통해 전통적 개념의 프로그램 섹션을 유연화하여 OTT 드라마, 숏폼, 미드폼 등 미디어 환경변화를 반영하고 화제작을 선제적으로 발굴 상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영화 정보를 상시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으로써의 기능을 더욱 확대 및 강화하고,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을 '아시아영화 홈타운'의 근거지로서 그 상징성을 더욱 부각해 통합 마케팅 시너지의 효과를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부산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받은 동네방네비프 야외상영

2021년 부산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받은 동네방네비프 야외상영 ⓒ 성하훈

 
다양한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도 강조하는 부분이다. 커뮤니티비프를 동네방네비프 등과 같이 참여형 시민축제로 확장하고 지역단위의 문화적 자생력을 제고해 궁극적으로 지역민이 축제의 창작자이자 소비자가 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BIFF Interlink(가칭)'도 부산영화제가 제시한 새로운 과제다. 부산과 아시아 도시 곳곳을 수평적으로 연결하여 축제의 공간을 탈중심화함으로써 디지털시대에 부합하는 '21세기형 영화제'를 실현하고, 부산과 아시아 곳곳의 문화예술가와 관객들에게 혁신적으로 확대된 영화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산업적으로 중요한 마켓을 아시아 최고의 스토리 마켓으로 확대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독립예술영화의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글로벌 쇼케이스를 기획∙운영하고, 온라인 마켓도 활성화시켜 실질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써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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