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지난 11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6명이 실종되었다. 현재 실종자 1명은 발견됐고 2명은 위치를 확보했지만 나머지 3명은 아직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6월 이미 광주에서 붕괴 사고가 있었기에 더욱 충격이었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걸까?

21일 KBS 1TV <시사 직격>에서는 '긴급취재 무너져 내린 광주 아파트, 예견된 참사였나' 편이 방송되었다. <시사 직격> PD들이 함께 취재한 이날 방송에서는 사고 당시 지나가던 차에 있던 블랙박스를 통해 현장 영상을 보여주고 주변 상가의 피해, 사고가 나게 된 원인 등을 전했다. 취재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해당 편에 참여한 임현정 PD와 지난 27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임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실제로 보니 더 참혹했던 현장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 KBS

 
- '긴급취재 무너져 내린 광주 아파트, 예견된 참사였나' 편을 동료 PD들과 함께 취재했는데, 이번이 첫 참여였다고요. 방송을 끝낸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부터 큰 사고를 다루게 되어서 책임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물론 방송이 잘 되어서 뿌듯한 마음도 있죠. 하지만 사고 수습 현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죠. 아직 지켜봐야 할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또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현장에 가서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사고에 대한 수습과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빠르게 취재하게 됐습니다."

- 붕괴 사고 소식을 듣고 빠르게 현장에 방문했을 때는 어땠나요. 
"지난해에 광주 학동에서 유사한 사고가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는 것에 일단 충격을 받았고요. 이런 사고가 반복해서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화가 나기도 했죠. 직접 가서 보니까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뉴스로 볼 때와 차원이 다른 충격과 분노가 들었고, 현장이 너무나 처참했기 때문에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 이번 회차는 MC인 임재성 변호사가 현장에 나가 진행했는데 이유가 있나요?
"저희가 기존에는 같이 대화를 할 사람이 있으면 스튜디오로 불러서 얘기를 나눴어요. 이번에는 실종자 가족분들을 만나 봐야 했고 직접 가서 이야기를 듣는 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귀 기울인다는 취지에 더 맞는 것 같아서 임재성 변호사도 함께 가게 됐습니다."

- 처음에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셨어요?
"우선 정말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왔잖아요. 뉴스를 보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학동 사고가 있었으니까, 학동 사고에 대한 뉴스와 전문가들이 말했던 재발 방지 대책들에 대해서 먼저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가서는 어떤 피해가 있는지 먼저 확인했고 또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기도 했어요. 사고 현장에 계신 실종자 가족분들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듣고 작년 학동 붕괴사고 유가족 대변인 분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래야 이 사고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차근차근 접근했던 것 같습니다."
 
- 학동 사고와 이번 사고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학동 사고는 아파트를 철거하던 중에 벌어진 사고였고, 이번 화정동은 아파트를 짓던 중에 벌어진 사고였다는 점이 달라요. 공통점은 '재하도급'이 문제가 됐다는 것. 재하도급은 하도급 업체가 시공이나 철거를 담당하는 게 맞는데, 공사 자재비를 아끼거나 이윤을 남기기 위해 불법적으로 재하도급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또 원청이 이런 재하도급을 지시했는지 혹은 묵인했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 어렵죠. 학동 사고 같은 경우에도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딱 한 명만 처벌을 받았다고 들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책임자가 정작 처벌을 피해 간다는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 KBS

 
- 아파트 붕괴로 인해 주변 상가의 피해도 크다고 하던데요.
"근처 상가 안으로 낙하물이 크게 떨어져서 사람이 다칠 뻔하기도 했고 또 실제로 다치기도 했어요. 가게가 완전히 망가지는 일이 생겨서 지금은 주변 상가들이 영업을 아예 못하고 있더라고요. 물질적인 손해를 넘어서 생계 문제에도 지장이 생겨서 아마 그게 주변 상가에서는 가장 큰 피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2주가 지났는데 부서진 가게들은 아직 완전히 원상복구가 되지 않았고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식당들도 아파트 수색 작업이 이루어지는 중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어서, 안에 사람들이 못 드나들기 때문에 영업이 불가한 상황입니다."

- 실종자 수색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작업이 너무 원시적인 것 아니냐'는 항의도 하더라고요.
"우선 아파트 구조 현장이 안전하지가 않아요. 타워크레인 철거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도 굉장히 조심스러워야 했기 때문에 늦어졌고, 아무래도 구조대원분들이 직접 들어가서 수색 작업을 해야 하니까 그들의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서요. 실종자 가족분들 입장에서는 작업이 늦어지는 게 당연히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말씀하셨다고 들었어요. 그게 현장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구조대원분들의 안전을 신경 쓰는 동시에 실종자분들을 빠르게 찾아내야 하니까 아마 그 부분은 저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긴급한 문제이면서 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건가요?
"당시에 타워크레인 철거를 하면서 추가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은 타워크레인이 철거됐어요. 그럼에도 이미 한 번 붕괴가 된 상태라서 되게 불안정한 구조이기 때문에, 추가 붕괴 위험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거라고 합니다."

- 사고 당시 일했던 다른 근로자들은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던데, 왜 그런 걸까요?
"아무래도 그분들은 사고에 대해 증언했을 때 신원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 하는 것 같아요. 다시 공사 현장에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을 것이고요.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걸 증언하면 다른 현장에서 이제 그 근로자를 쓰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 말하기 조심스러워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구청도, 광주시청도, 현대산업개발도 책임 회피만...

- 붕괴 사고 전에도 징후가 있었나요? 광주 서구청에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주변 상인분들이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셨다고 들었어요. 공사하는 와중에도 낙하물이 주변에 떨어지기도 했었고 또 건물에 금이 가기도 했대요. 징후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구청에서는 당시에 적절한 행정조치가 이루어졌었다고 주장하죠. 그런 행정조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라고 생각해요. 좀 더 엄격한 제재가 있었어야 했는데 당시에 제대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서구청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 '무너져 내린 화정 아이파크, 예견된 참사였나' 편의 한 장면 ⓒ KBS

 
- 그럼 서구청도 책임이 있다고 보세요? 광주 시청은요?
"그렇죠. 그때 공사를 하면서 안전 관리를 해야 되는 의무가 있는 건데 그 주변 상인들이 민원을 제기했을 때 그 민원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서구청의 책임인 거잖아요. 당시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고가 더 크게 발생했던 거라고 생각해서 책임을 완전히 피해 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시청에도 물론 책임이 있겠죠. 광주시청에서는 구청에서 그건 해결해야 될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던데 사실 구청에서 해결이 되지 않았더라면 시청에서라도 나서서 해결을 했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건 어찌 됐든 간에 광주시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광주시청의 책임도 분명히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물러났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나요?
"물러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고 피해자들과 대화하고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앞으로 이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대책을 세우는 게 지금 정몽규 회장이 해야 할 일이죠. 무책임하게 사퇴하는 건 적절치 않은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제가 뉴스로만 봤을 때는 미처 다 알지 못했던 그 사고 현장의 피해나 아픔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느낀 점이었던 것 같아요. 실종자 가족분들의 목소리나 주변 피해 입으신 상인분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으면서 정말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아야겠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실종자 가족분들과 대화를 할 때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점도 있었고 또 재하도급 문제를 파헤칠 때는 그 업체들이 솔직하게 대답을 내놓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어떤 사건의 정황이라든가 그런 배경을 파헤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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