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 FC원더우먼이 탑걸을 꺾고 3위 진입의 불씨를 되살렸다. 지난 26일 SBS <골때녀>에선 리그전 세 번째 경기 원더우먼 대 탑걸 전이 방영되었다. 앞선 경기까지 2패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원더우먼은 1승 1패를 기록중이던 탑걸을 상대로 벼랑 끝 상황에서 1승 획득 도전에 나섰다. 이날 마저 원더우먼이 패하게 된다면 3패로 리그 3위까지 부여되는 슈퍼리그전 진출권 획득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탑걸 역시 3위 도약을 위해선 원더우먼은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상대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골때녀>에는 신규 멤버들이 각각 1명씩 충원되어 향후 경기 진행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운동 초보들이 다수 포함된 신생팀 특성상 부상이 속출하다보니 정상적인 출장이 어려워지면서 감독들은 멤버 충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기존팀 감독들도 흔쾌히 이를 수락하면서 원더우먼, 탑걸 등에는 배우 주명과 가수 김보경이 시청자들과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새 멤버 주명-김보경 합류... 각 팀 전술 변화
   
​치타의 인대 파열로 인해 뒤늦게 합류하게 된 배우 주명은 안정적인 킥과 적극적인 수비 활약으로 2차례의 경기를 통해 드러난 원더우먼의 약점이던 후방 보완을 단숨에 해결해줬다. 주명을 혼자 수비에 배치해 놓고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전방에 배치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송소희 혼자 고군분투하던 공격에도 큰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70cm 넘는 주명의 큰 키를 활용한 세트 플레이 시도도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공중볼 활용까지 이뤄졌다. 

​풋살 경력자인 가수 김보경이 가세한 탑걸은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전방 공격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힘이 실린 중장거리 슈팅과 드리블 능력도 어느 정도 보유한 김보경을 앞세워 부상 및 코로나 격리로 자리를 비운 간미연의 자리를 메움과 동시에 전력의 업그레이드를 꾀하게 되었다.

​시원하게 상대 그물 망을 먼저 가른 팀은 원더우먼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송소희가 긴 거리를 혼자 드리블로 치고 나가면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원더우먼은 더욱 탑걸을 압박해 들어갔고 바다의 옆구리를 맞은 코너킥 공이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되어 2:0 점수차를 더욱 벌여 나갔다.  

황소윤 추가골... 김보경 첫골 넣은 탑걸 제압
   
전반전을 0:2로 밀리긴 했지만 골키퍼 아유미가 여러 번 실점 위기를 막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탑걸은 후반전 시작 후 3분 만에 만회골로 반격의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상대팀 김희정의 밀착 수비에 막혀 이렇다한 슈팅 기회 한 번 얻지 못했던 김보경이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기회를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1:2 한 점 차이로 좁혀지며 예측 불허의 경기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했지만 또 한 번 예상치 못했던 상황 속 득점이 양팀의 희비를 가르고 말았다. 주명이 길게 차 넣은 공을 아유미가 일단 손으로 막는 데 성공했지만 황소윤이 재빨리 받아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황소윤의 리그전 데뷔골이자 이날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추가골이 되었고 경기는 3:1로 종료되었다.

이로써 원더우먼은 탈락 위기를 벗어나 창단 후 공식경기 첫 승과 더불어 3위 차지를 위한 반격의 기회 마련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생소한 존재였던 주명이 대체 선수 투입 첫날부터 팀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 등 원더우먼 입장에선 1승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느슨한 파울 판정... 선수 보호 및 경기 진행에 문제 없을까
   
​그런데 이날 원더우먼과 탑걸의 경기에서도 일부 논란의 장면이 몇차례 목격되었다. 그동안 시청자들 사이에선 몸싸움에 의한 파울성 플레이에 휘슬을 불지 않고 관대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쓴소리가 자주 제기된 바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과격한 상황인데 그대로 넘어가다보니 때론 선수들이 돌발 부상을 당한다는 것이다.  

​26일 경기에선 자책골이자 원더우먼의 두 번째 득점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원더우먼 김희정이 높게 띄운 프리킥이 주명을 막으려던 바다의 몸을 맞고 골로 이어지던 순간 황소윤과 골키퍼 아유미가 접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연히 빈 공간이 된 골문을 공이 가로 지르면서 점수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황소윤의 '골키퍼 차징' 반칙이 아니냐는 지적이 네이버TV 등 관련 동영상 댓글을 통해 쏟아졌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골키퍼는 필드플레이어로 간주되기 때문에 당시 공을 소유 혹은 터치하지 않은 아유미에 대한 충돌 자체는 '골키퍼 차징'으로 판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과격한 밀기 반칙성 플레이라는 점에서 심판진의 판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이 제법 많았던 것이다. (축구규칙 12조-반칙과 불법행위 항목에 따라 골키퍼는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상대 선수로부터 차징 또는 태클 등의 도전을 받지 않게 된다, 기자 주)

​그동안 몸싸움에 대해 심판진이 비교적 관대하게 진행하다보니 이날 황소윤의 플레이도 그냥 묵인하고 넘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전문 선수들이 아닌 관계로 능수능란한 움직임을 갖기 어려운 연예인들이기에 기술적으로 상대방을 막기보단 그냥 몸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크고 작은 부상으로 연결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공정한 운영 이전에 선수 부상 방지 차원에서라도 좀 더 원칙에 가까운 반칙 판정을 내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