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웠던 팀을 더 이상 이끌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서울 삼성은 2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상민 감독이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감독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알렸다. 이상민 감독의 빈 자리는 이규섭 코치가 메울 예정으로, 잔여 시즌은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한다는 게 삼성의 이야기다.

이와 함께 최근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의 공분을 샀던 가드 천기범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천기범은 삼성 구단을 통해 "프로 선수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켜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며 연맹의 제재 조치와 봉사 활동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상민 감독이 시즌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상민 감독이 시즌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 KBL(한국프로농구연맹)


성적 부진에 사회적 물의까지... 힘든 시간 보낸 이상민 감독

현역 시절 '스타플레이어'로서 많은 농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상민 감독은 현역 은퇴 이후 2012년부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14-2015시즌부터 삼성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올해가 자신의 감독 커리어 상으로는 8번째 시즌이었다.

2015-2016시즌 정규시즌 5위, 2016-2017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두는 등 팀이 조금씩 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 삼성은 단 한 번도 6강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고, 중상위권보다 하위권에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2014-2015시즌, 2018-2019시즌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게 된 삼성은 지난 시즌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한 채 7위로 5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감독에 대한 삼성의 신뢰는 여전했는데, 시즌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말았다.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굵직한 일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19일 음주운전 혐의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내고 도망갔다며 경찰에 허위 진술한 혐의까지 받고 있는 천기범은 KBL로부터 54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4일에는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한 데 이어 PCR 검사 결과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결국 25일 예정돼 있던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가 연기됐다.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웠던 이상민 감독은 오는 29일 서울 SK와의 홈 경기 이전에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잔여 경기 꽤 남은 삼성... 최선 다해야 한다

26일 현재 삼성의 2021-2022시즌 성적은 34경기 7승 27패, 승률 0.206으로 가장 최근에 최하위를 기록한 2018-2019시즌(11승 43패 승률 0.204)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아무리 임동섭, 김시래 등 주축 선수들이 분발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휘봉을 잡을 새로운 감독도 함께 알아봐야겠지만, 일단 잔여 경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다. 일정이 미뤄진 25일 LG전을 포함해 정규시즌이 마무리되기까지 무려 20경기가 남아있고,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떠나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나름 중요하다.

이상민 감독의 사퇴와 천기범의 은퇴를 발표한 삼성은 "팀 분위기를 추슬러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으며, 음주운전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뿐만 아니라 다시 인기를 조금씩 되찾고 있던 한국 프로농구 전체에도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성적 부진, 선수단 관리 책임 소홀 모두 이상민 감독이 떠안고 물러났지만,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킨 삼성 선수단의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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