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거형 오피스텔 즉 아파텔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지만 아파트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 실거주 목적의 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과천의 한 오피스텔, 최고 22억 원이라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에 12만 명이 넘게 몰렸다. 아파텔 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지난 18일 MBC < PD수첩 >에서는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은 규제가 아파트에 비해 느슨한 점 등 아파텔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원인을 짚었다. 취재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을 연출한 김경희 PD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 MBC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18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났는데 소회가 어떠세요?
"주거형 오피스텔인 아파텔에 대해서 처음 아신 분들도 생각보다 많으세요. 방송 이후 아파텔이 이런 시장이었고, 제도나 규제 같은 것들이 미비한 부분은 꼭 좀 수정돼야겠다는 국토부와 지자체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방송하려고 했던 기획 의도가 잘 살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대출 규제가 더 심해졌는데도 아파텔 시장 열풍이 꺾인 느낌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또한 부동산 투자 하시는 분들도 '이러한 문제들이 있을 수 있겠구나'를 오픈 채팅방이나 부동산 카페 같은 데서 얘기 나누시는 걸 보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거형 오피스텔, 아파텔에 대해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어요?
"제가 재작년 1월 초, 작년 1월 초쯤 계속 부동산에 대해서 다양하게 취재해 방송해왔었는데요. 올해 같은 경우도 대선 국면이긴 하지만 이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해결된 모양새보다는 해결돼야 할 것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 시장에 대해 좀 더 취재해보고 있었습니다. 종부세와 양도세와 같은 세금적 측면에서 강화된 것들이 있다 보니 아파트 시장은 다소 얼었는데 주거형 오피스텔 시장은 굉장히 뜨겁더라고요. 주거형 오피스텔 시장이 왜 이렇게 뜨거운 건지 취재하다가 그 이면의 구조들을 봤어요."

- 아파트와 아파텔의 가장 큰 차이는 발코니 유무인 거 같거든요. 아파텔은 왜 있는 거죠?
"워낙 아파트 집값이 비싸다 보니 젊은 층들이라든지 아니면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대체재로서 주거형 오피스텔에서 살 수 있게끔 정부에서 하나의 공급책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난방비 완화도 해주면서 정말 3, 4인 가구들도 아파트처럼 쓰게끔 했는데요. 과연 이게 소비자들을 위한 판단이었나 싶은 게 건설사 시행사와 같은 공급자들은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주거형 오피스텔 쪽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갔거든요. 서비스 면적도 없고 동간 거리도 굉장히 좁은 곳임에도 공급자인 건설사나 시행사 쪽은 홍보하기를 아파트보다도 하이엔드로 아파텔을 지었다면서 홍보에 열을 올렸어요. 사실 주거 환경 면에서는 아파트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은데 커뮤니티 시설이나 대형 쇼핑몰과 연결 지어서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만들었고요. 게다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으니까 소비자들도 몰리게 된 것 같아요."

- 아파텔은 언제부터 나온 건가요?
"사실 아파텔이라는 개념이 몇 년 전부터 있기는 했어요. 하지만 사실상 2021년도가 피크였어요. 지금의 아파텔이 대단지 개념으로 들어서서 입주한 지 이제 1~2년 차죠. 그 분양 시점은 2016~2017년 정도였거든요. 그렇게 오래된 시장은 아니죠. 아파트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런 동안 아파텔에 사람들이 몰린거죠. 그와중에 사고 팔아서 시세차익만 누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분양가도 생각보다 꽤 많이 올랐고 실제로 입주 시점에도 가격이 꽤 많이 오른 상태였어요. 더구나 아파텔은 주거 목적보다 투기 목적이 조금은 더 많은 시장이었다는 걸 취재하면서 느꼈어요."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 MBC

 
- 아파텔은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것 같은데요, 왜 그런가요?
"아파트는 한번 청약해서 만약 당첨되었을 경우 그다음엔 청약에 참여할 수 없는 제한이 있죠. 게다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접근 가능성이 매우 떨어졌어요. 그런데 아파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해요. 만약에 아파텔 100호실 미만이면 전매도 가능해요. 그러면 내가 그냥 갖고 있다가 누구한테 팔면 차익을 벌 수 있죠. 그리고 100호 이상이면 전매가 제한되는데 그 역시 계약금 10%만 있으면 몇 년 뒤에 잔금 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아파텔을 가질 수 있는 거죠."

- 규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가 국토부에 질의를 드렸었는데 불법 전입신고 여부 부분에 있어선 지자체와 함께 협의해서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어차피 일반 임대 사업자를 내고 업무용 오피스텔로 써야 되는 건데 주거용 오피스텔로 쓰고 있고, 이게 주택 수에 포함이 안 되게끔 전입신고를 안 하고 세입자를 받는 경우들도 꽤 많더라고요. 이건 명백한 불법이고 철저하게 규제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 주거용 오피스텔과 업무용 오피스텔은 규제가 똑같나요?
"아니요. 업무용 오피스텔은 건축법에 의거해서 적용을 받고 있고요.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거로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주택법 적용을 받아야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임대인의 주택 수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전입 신고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그런데 법 규제는 딱 정확하게 나뉘어 있어서 지금 (사실상 주거용 오피스텔인데 주택법) 적용을 못 받는 겁니다. 저희가 취재해보니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가 누가 봐도 주거용으로 대부분 쓰이고 있었거든요. 이럴 경우에는 처음부터 주택법으로 적용해서 관리해야죠."

- 또 다른 문제점은 청약 당첨자 계약이 끝난 다음 날에도 미계약 분양권을 얻기 위해 현장에 돈을 들고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요. 돈으로 번호를 사고파는 일명 '줄피 거래'도 사실인가요?
"그렇죠. 처음에 제작진이 받았던 번호가 17번이었는데 예를 들어서 1번, 2번, 4번 이런 번호들은 800만 원을 불렀었다가 갑자기 몇 시간 지나니까 200만 원으로 가격을 낮추기도 하더라고요. 방송에 나오지 않은 다른 현장들도 있었는데 거기서는 1번부터 5번까지 약 1500만 원이었고요. 그리고 한 20~30번대는 200만 원이었어요. 그때 저희 제작진이 받았던 번호가 12번이었는데 그거는 400만 원이었어요. 그렇게 줄 번호마다 가격 차이가 있더라고요."

- '줄피 거래'는 불법 아닌가요?
"불법이죠. 그 줄을 시행사에서 만든 게 아닐 거고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줄에 대한 웃돈을 받는 거잖아요. 그것도 현금으로요. 그 현금을 받은 사람들이 또 나눠 갖는다고 설명하던데 그러면 프리미엄 가격이 계약서에 반영이 돼서 세금을 내야 되는 건데 그 가격은 어느 계약서도 쓰여 있지 않죠. 그것들은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불법입니다."

- 부동관 관련 오픈 채팅 운영자를 만났던데 인터뷰해 보니 어땠어요?
"이것도 하나의 시장이고 이 시장을 통해서 아파텔의 분양권이 불법으로 거래되기도 했었잖아요. 이 분들은 '검열이 가끔씩 된다. 불법 거래들이 없게끔 검열을 누군가가 하고 있다'고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굉장히 활발하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들을 교환하는 문자들을 저희가 제보 받았거든요. 아파트 시장의 열풍이나 경쟁률이 부동산 투자자들 흐름에 의해서 더 높아지는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매일 청약 홈에 들어가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오픈 채팅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분들도 상당히 많아요.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열풍이 지속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MBC < PD수첩 > '아파텔과 무법자들' 편의 한 장면 ⓒ MBC

 
- 아파텔은 실거주자 비율이 낮다고 나오던데 아파트와 비교하면 어때요?
"2784세대의 한 아파텔 단지를 보면 거의 80% 가까이 주소가 불일치했거든요. 그러면 실거주자가 없다는 얘기인 건데 보통 아파트에선 80%까지는 (주소 불일치가) 나올까 싶어요. 아파트와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주소가 불일치한 세대 수가 많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부동산 취재는 사실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내 집마련에 대한, 재산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듣기도 어려웠고요. 공급하는 건설사나 시행사 쪽 목소리 듣는 것도 사실 쉽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취재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고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었나요?
"노동소득으로만 지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됐다는 것. (투자자분들은) '내가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게 뭐가 문제냐'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정부가 사실 부동산 시장 규제를 옥죄고 있다고 해서 시장이 얼어붙는 건 아니거든요. 이게 투기가 된 건 부동산 정책 탓이 크다고 봐요. 공급을 늘려서 주거 안정이 하루빨리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사람들이 부동산을 쇼핑하는 게 아니고 신중하게 내가 살 수 있는 집을 사서, 주거에 취약한 빈곤층이나 서민들도 불안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집을 사려고 하는 서민 입장에서도 정책 반영이 제대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경희 PD수첩 아파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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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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