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투수 이대은(왼쪽), 타자 유한준(오른쪽)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투수 이대은(왼쪽), 타자 유한준(오른쪽) ⓒ kt위즈


이번 시즌 디펜딩 챔피언 kt의 전력을 보면, 선발진은 여전히 건재하다. 외국인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국내 선발투수 고영표와 소형준, 배제성이 있다. 거기다가 6선발로 출격이 가능한 엄상백도 있어서 kt의 선발진은 현재 KBO리그에 있어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물론 전력 이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현역 은퇴를 한 선수가 2명이 나왔다. 베테랑 타자 유한준은 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하고 일주일 뒤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했고, 투수 이대은은 이번 시즌 전 갑자기 현역에서 은퇴해 투타의 전력 누수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둘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있다. 특히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로 잔류 및 영입한 선수들이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 'AGAIN 2019' 전유수, 불펜에서 이대은의 공백을 메워라
 
 kt위즈의 투수 전유수

kt위즈의 투수 전유수 ⓒ kt위즈


지난 시즌 kt의 불펜 방어율이 3.66으로 KBO리그 전체 2위로 LG(3.26)에 이어 안정적인 구원진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무리 김재윤을 포함해 주권, 박시영, 조현우 등이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거기에 이대은까지 불펜에서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것이 이강철 감독이 구상한 불펜진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지난 13일 투수 이대은이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하며 이강철 감독의 투수진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이강철 감독도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후반기를 봤다시피 수술 이후 구위가 너무 좋아서 올해도 불펜 구상에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즌 전유수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지난 23일,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투수 전유수는 연봉 8천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번 시즌에도 kt의 유니폼을 입는다.

2018시즌을 마치고 트레이드로 SK(현 SSG)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유수는 첫 시즌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줬다. 62경기 출전, 66.1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1세이브 7홀드 방어율 3.39 출루허용률 1.27을 기록하는 등 kt 불펜에서 주권과 같이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첫 해에 k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투구의 변화였다. 이전의 전유수는 직구 비중이 40~60%로 전형적인 직구 위주의 투구를 했었는데, kt로 이적한 첫 시즌에는 직구 비중을 1.7%로 확 줄였고 대신 변화구의 비율을 엄청 늘렸다. 특히 싱커 구사율을 38.9%까지 올렸고, 그 결과 싱커 피안타율이 0.169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최근 2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0시즌에는 47경기 출전해 45.2이닝 소화하며 5승 4패 2세이브 3홀드 방어율 5.12 출루허용률 1.47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성적도 부진했고, 특히 재미를 봤던 싱커가 피안타율이 0.314로 급상승하면서 무너지는 날이 많았다. 지난 시즌에는 11경기 출전에 이닝 소화도 10.2이닝에 불과했고 1승 방어율 3.38 출루허용률 1.41을 기록했다. 5월 28일 KIA와의 원정 경기를 끝으로 1군 마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전유수는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는 내가 엔트리에 없어서 집에서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내가 직접 경기를 뛰면서 팀에 보탬이 되도록 준비 잘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 7년 만에 이강철 감독과 재회, 박병호의 유한준 공백 지우기
 
 FA로 영입한 거포 내야수 박병호

FA로 영입한 거포 내야수 박병호 ⓒ kt위즈


박병호가 FA로 kt에 합류하면서 7년 만에 이강철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당시 이강철 감독은 넥센(현 키움)에서 수석코치, 박병호는 4번타자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같이 한솥밥을 이뤘다. 누구보다 박병호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분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박병호와 지금의 박병호는 완전 다르다. 그 시절의 박병호는 20대 후반이었고, 지금은 이제 36살이다. 최근 2년 연속 타율이 0.220대를 기록해, 에이징커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타율은 상관 없다.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서 지난 시즌처럼 20홈런 정도만 쳐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했다고 본다. 20홈런이면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kt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강백호로 16개를 쳤다. 

통산 수원kt위즈파크에서 97타수 32안타(12홈런) 29타점 타율 0.330, 출루율 0.405, 장타율 0.722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박병호에게 홈런타자의 역할도 기대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 선수로서의 역할을 더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kt 타자들이 유한준이 현역으로 있는 동안 유한준의 리더십 효과를 톡톡히 보았기에 그 역할을 박병호가 메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야구말고는 모르는 선수다. 그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풀어가는지를 후배들이 많이 보고 배울 것이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기 야구만 한다면 팀에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팀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최대한 돕겠다"며 박병호의 서포터를 자청했다.

86년생 동갑내기의 두 선수가 kt의 통합우승 2연패를 위해 이번 시즌 각각 마운드와 타선에서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줘야 한다. 두 선수의 이번 시즌 활약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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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위즈 전유수 박병호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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