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이학주가 부산으로 향한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 내야수 이학주와 롯데 투수 최하늘, 롯데의 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를 일주일 앞두고 단행된 트레이드로, 본격적인 2022시즌 준비에 앞서 한 차례 선수단 개편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은 미래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반면 롯데는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주전급 내야수를 품게 됐다.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선수들, (왼쪽부터) 이학주-최하늘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선수들, (왼쪽부터) 이학주-최하늘 ⓒ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과 재회하는 이학주, 새 팀에서 새 출발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돼 삼성의 즉시전력감 내야수로 손꼽혔던 이학주는 KBO리그 첫해 118경기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OPS 0.701을 기록, 삼성 내야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인' 김지찬이 등장한 2020년부터 조금씩 입지가 좁아지더니 지난 시즌에는 1군서 66경기 타율 0.206 4홈런 20타점 OPS 0.611로 다소 부진했다. 여기에 이학주의 훈련 태도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허삼영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이학주의 이름이 잊혀져 갔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트레이드설이 돌았던 이학주는 결국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는 "이학주는 발이 빠르고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춘 선수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이학주 영입을 통해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을 강화하는 동시에 팀에 부족했던 좌타 라인업 보강을 이뤘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이학주가 미국 생활을 하던 시절,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인 성민규 단장과 인연을 맺은 기억이 있다. 두 사람이 KBO리그로 들어온 이후에는 직접적으로 함께할 기회가 없었는데, 영입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성 단장이 이학주를 품게 되면서 롯데에서 재회가 이뤄졌다.

이학주가 없었다면 김민수, 배성근 두 명의 내야수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어야 했다. 다행히 유격수 경험이 많은 이학주가 합류하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 이학주가 별 탈 없이 팀에 잘 녹아든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를 내다본 삼성, 유격수 고민 없다

삼성은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김지찬, 올해 신인으로 사자군단에 합류하게 된 이재현 등 내야수 자원이 어느 정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부터 신인 야수를 포함해 내야 주전 경쟁의 막이 오른다.

이학주가 없어도 팀이 원활하게 돌아갔던 삼성은 카드를 맞추는 게 문제였다. 아무리 팀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준 선수라고 하더라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이기에 신중하게 트레이드를 시도해야 했다. 삼성도 얻는 게 분명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삼성이 품은 우완투수 최하늘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6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1군에서는 2019년 2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다. 2020년과 2021년 상무야구단에서 퓨처스리그를 소화,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14경기 43⅓이닝 3승 2패 ERA 5.40이었다.

나이에 비해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한 점, 190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변화구 등이 장점이지만 제구력이 관건이다. 올겨울 심창민(NC 다이노스)의 이적을 비롯해 마운드 쪽에서 전력 누수가 적지 않았던 만큼 최하늘에게는 올 시즌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최하늘과 더불어 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품어 상위 라운더를 1명 더 뽑을 수 있게 된 것도 젊은 선수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삼성의 기조에 딱 맞는 그림이다. 진통 끝에 진행된 '이학주 트레이드'로 어느 팀이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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