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싱글맘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이지현, 국제결혼으로 자신의 일과 미래를 희생해야했다는 신주아의 고민 상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21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이지현과 신주아가 출연했다.
 
첫 번째 상담자인 이지현은 오래전부터 시청자들이 적극 나서서 오은영과의 만남을 기대해왔던 인물이었다. 아이돌 걸그룹 쥬얼리 출신으로 200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이지현은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으며 현재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이지현은 JTBC 예능프로그램 <내가 키운다>에 출연하여 싱글맘으로서의 고충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이지현은 "10살 딸, 8살 아들을 키우고있는 씩씩한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은영 박사의 만남이 성사된 것을 두고 "시청자 여러분 덕분에 출연하게 돼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은영 역시 "평소에 이지현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좀 들어서 오늘 기대하고 있었다"며 화답했다.
 
이지현은 ADHD 증세를 겪고 있는 아들 우경 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방송에서 "엄마 눈앞에서 죽겠다"는 막말을 하는 우경과, 거듭되는 갈등에 지쳐서 절망하는 엄마 이지현의 모습이 공개되어 큰 충격을 안긴바 있다. 다행히 방송 이후로 가족이 잘지내고 있다고 밝힌 이지현은 "오히려 (아이의 상황을) 공개하고 나니 주변 분들이 다가와 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이해해주시더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지현은 "우경이가 굉장히 똑똑하고 뭐든지 자기주도적이다. 그게 너무 과하다보니 엄마 입장에서 걱정이 너무 된다"면서 "우경이가 나중에 사회 생활을 잘 하지 못하게 될까봐, 아이가 사람들과 둥글둥글 잘 지내지 못할까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답했다.
 
이지현은 육아에 몰두하면서 살다가 공황장애까지 겪게된 상황을 설명했다. 하필 처음 발작이 오기 전날에 우경이 유치원에서 강제퇴소를 당했다고. 이지현은 "그때 가슴아픈 말을 많이 들었다. 아들의 잘못에 대한 지적은 당연하지만, 그밖의 오해들이 많았다. 상상도 할수 없는 이면의 이야기들을 듣고 많이 무너졌다"고 고백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사러가는 와중에 공황발작이 시작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순간을 회상하자 출연자들은 모두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했다.
 
이지현은 현재는 많이 좋아졌지만 가끔씩 힘들때가 있다고 밝혔다. "밤에 잠들어서 아침까지 쭉 자본 적이 한번도 없다. 꿈꾸다 깨고 다시 추스르면서 자고를 반복한다"면서 "매일 꿈을 생생하게 꿈꾸는게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 벌레, 동물 등이 떼로 나오는 꿈을 꿀때가 많고, 심지어 오은영이 꿈에 나와서 싱크대에서 골프를 치는 꿈을 꾼 적도 있었다고.
 
오은영은 "정신의학에서 꿈은 해결되지않는 무의식적인 갈등이 표출되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이지현의 꿈에 대하여 벌레가 바로 아이들을 의미할수 있다고 분석하며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은 마음과 피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본격적인 상담을 위하여 이지현의 인생을 탐구했다. 이지현은 굉장히 많은 인기를 얻었던 걸그룹 활동을 은퇴한 이유에 대하여 "힘들었다. 몸도 많이 아팠고, 여기저기 너무 아팠다. 쉬고 싶었다"며 "언제까지 방송국 안에 갇혀서 내 자아 없이 여기 던져지면 시키는 것 하고, 이러기 싫었다. 진짜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털어놨다.
 
엄마 이지현을 떠나, '인간 이지현'으로 굉장히 갈등되고 힘들었던 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지현은 "사실 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면서 잠시 고민하다가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이라고 답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 남은 감정에 대하여 이지현은 "저도 잘 모르겠다. 저만의 감정이나 생각을 저보 당장 급급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케어하는 게 급선무였다. 아이들한테는 엄마이 긍정적인 면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은영은 이지현의 이야기를 들은 뒤, "긍정으로 내세웠지만, 실체는 회피"라며 "이건 긍정으로 얘기하기 좀 어렵다, 그런다고 편안하고 아무 일이 없는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지현은 인정하며 "한번 무너지면 나를 추스르고 다시 일어설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난 괜찮아'라고 용기만 북돋아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커진다"고 지적하며 조심스럽게 회피가 평소 이지현의 문제 해결 방식인지 돌직구를 날렸다. 이지현은 당황하다가 인정했다. 이지현은 "내가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그대로 되지 않고 노력한 만큼 되지 않는 게 삶이라 느꼈다"며 "어느 순간부터 내가 계획하고 그려놓는 게 부질없다고 생각되더라"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엄마가 아닌 이지현은 대부분의 일들을 그냥 흘러보내는 식으로 해결이 가능했다. 그런데 소중한 아이들은 포기할수 없는 존재다. 아이들은 이전의 내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된다"고 지적했고 이지현도 공감했다. 이지현은 옛날엔 별명이 '거울공주'였으나 지금은 거울보는 것도 싫어한다고 밝혔다. 숍에서 메이크업을 할때나 세수를 할대도 거울을 보지 않는다고. 
 
오은영은 이지현의 사전 검사 결과, 억압된 적개심과 분노감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하며 우려했다. 결혼생활 실패로 인한 억울함과 불편한 감정들을 억누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지현은 "그런 감정들로 아파하기도 했다. 혼자 아픔을 정화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까 언제부터인가 부정적 감정들도 느껴지진 않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에 오은영은 "소중한 내 아이라고 항상 좋고 예쁘지는 않다. 이지현에게 '엄마로서의 역할'이란 매우 중요한데 아이들에게 찰나의 부정적 감정들도 용납할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울 속 모습을 보지 못하는 이유도 힘들어하는 나의 내면을 직면하기 싫은 심리 때문이었다.
 
이지현의 아들 우경군이 깜짝 인터뷰로 등장했다. 우경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상으로 엄마를 꼽으면서도, 엄마한테 미안할때도 있냐는 질문에는 "있는 것 같다. 제가 엄마를 힘들 게 했다"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우경은 엄마가 슬퍼할 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로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우경은 "엄마, 사랑해, 행복하게 잘살자"라고 고백했고, 이를 본 이지현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두번째 손님으로는 배우 신주아가 등장했다. 2014년 태국인 재벌3세와 결혼한 신주아는 '태국댁'으로 불리우며 부유하고 행복한 결혼생활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신주아는 "남편이 너무 잘해주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면서도 늘 외롭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항상 사업 때문에 바쁜 남편은 둘이 집에 같이 있는 시간에도 신주아 홀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타국에서 남편 외에는 일상을 나눌 사람이 없고 편하게 속마음을 터놓을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운데다, 재벌 남편과 배우 아내에게 쏟아지는 대중들의 관심에 있어서 두려움이 앞서서 대인관계를 피하게 된다고 고백하며 기존에 알려진 화려한 일상 이면의 고민을 드러냈다. 신주아는 태국에서 7년을 지내면서 K-뷰티 사업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무산됐고, 아내의 외부 활동을 걱정하는 남편 때문에 점점 집순이가 되었다며 국제결혼의 고충을 토로했다.
 
오은영은 신주아를 두고 "유리 케이스 안에 갇힌 인형같다"고 걱정했다. 신주아는 한국에서는 원래 일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사람이었지만, 결혼 이후 언어와 환경상의 문제 등으로 자연히 남편에게 의지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갈수록 남편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신주아는 "배우가 아닌 결혼생활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내 스스로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은 원래 고독한 외로운 존재"라고 규정하며 "포유류의 동물중 운동신경 발달이 가장 늦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이 협동하는 것이고 그래서 혼자 있을 때 두렵고 힘들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신주아에 대하여 "남들은 부잣집에 시집가서 남편도 잘해주는데 뭐가 외롭냐며 곱지않은 시선으로 볼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외롭지않은 건 아니다. 신주아가 느끼는 외로움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위로했다.
 
신주아는 태국에서 7년을 살았음에도 태국어가 능숙해지지 않았다며 '언어 권태기'에 빠졌다고 밝혔다. 한국어와 태국어 두 언어를 섞어서 쓰다가 태국어는 크게 늘지 않고 오히려 모국어도 제대로 되지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 태국어 특유의 성조 때문에 같은 말을 해도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 때문에 혼란을 느낀 순간과 태국 시댁 식구 경험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은영은 신주아에 대하여 경계인의 삶을 살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경계인은 오랫동안 소속해 있던 집단을 떠났지만 원래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놓을 수 없고 새로운 집단에도 충분히 적응되지 않아 어정쩡한 상태에 놓은 사람을 뜻한다. 
 
또한 신주아는 많은 것을 포기하며 선택한 결혼이기에 "남편에게 바라는 게 더 커진다. 바라는대로 되지않으면 몸도 마음도 땅으로 소멸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본인은 현실적으로 이루지 못한 배우로서의 꿈이 있는데, 정작 바쁘고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남편을 보며 질투와 원망을 느낄때도 있다고.
 
이에 오은영은 "태국에서의 삶은 신주아만이 할수 있는 역할이 많지않은 것 같다. 신주아만의 역할을 더 늘려야한다. 그런 자리매김이 단단해지면 외로움도 한결 줄어들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오은영은 신주아가 무의식적으로 한국을 '내 집'이라고 표현한 것을 짚으며 "이제는 한국보다 태국 생활에 무게중심이 실려야한다. 태국인 남편이 한국을 내 나라라고 생각할 수도 있듯이, 신주아도 태국을 자신의 나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으로 이날의 상담은 이전 회차들과 달리 조금은 개운치않은 뒷맛도 남겼다. 이지현은 자신의 아픈 내면을 애써 회피하려는 성향과 함께,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애'로 무너지려는 자신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의 솔루션에도 불구하고 엄마 이지현으로서가 아닌 인간 이지현으로서 본인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는 끝까지 보여주지 못한채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신주아는 본인이 선택한 국제결혼으로 그동안 방송에서도 행복하고 부유한 모습을 과시해왔으면서, 이제 와서 미련과 고독을 느낀다는 고백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당혹스럽게 다가올만하다. 또한 태국에서 7년이나 살았음에도 언어 구사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할만큼 본인 스스로 현지 적응을 위한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 있었다.

결혼과 가족은 인간에게 안정감을 주는 울타리가 될수 있지만, 그 자체로 모든 행복의 완성은 아니다. 아무리 소중한 가족이라도 나 자신만의 정체성까지 모두 채워줄수 없다는 진실도 돌아보게 만든다. 싱글맘 이지현과 경계인 신주아가 남긴 각각의 고민들은, 오늘날 결혼과 가족관계 속에서 흐릿해지기 쉬운 '나만의 역할'의 중요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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