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새롭게 대표팀에 승선한 김진규가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 김진규 새롭게 대표팀에 승선한 김진규가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 대한축구협회

 
선수가 적어도 문제지만 때로는 너무 많아도 고민이다. 유럽파 의존도가 높았던 벤투호의 가장 큰 고민은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였다. 하지만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국내파들의 활약상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했다.
 
아이슬란드전서 많은 소득 챙긴 벤투호
 
유럽파가 모두 빠진 채 1월 터키 전지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벤투호는 아이슬란드-몰도바와의 평가전 이후 오는 27일 레바논, 다음달 1일 시리아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 8차전을 치른다.
 
당초 FIFA가 공인하는 A매치 데이는 유럽리그 경기가 종료되는 오는 24일부터 소집이 가능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에 앞서 소집 날짜를 미리 앞당겼다. 그동안 발탁하지 못한 새 얼굴들을 점검하고,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황의조, 황인범, 김민재, 이재성 등 유럽파들의 부재를 극복할 플랜 B를 구축하는 것이 벤투호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였다.
 
지난 아이슬란드전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한 조현우, 김태환, 박지수, 백승호, 이동경, 권창훈, 송민규 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김진규의 깜짝 선발도 관심을 모았다.
 
여러모로 소득이 많았던 경기였다. 실질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선수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적 움직임을 잘 소화했기 때문이다.
 
미드필드에서 꼭짓점 아래에 위치한 백승호와 함께 이동경, 김진규가 역삼각형 형태로 포진하며 유연한 패스 순환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김진규는 창의적인 패스와 영리한 플레이로 가장 두드러졌다. 또,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 역시 만족스러웠다. 패스 앤 무브가 매끄럽게 전개되면서 아이슬란드 수비 라인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김진규, 김건희, 엄지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며, 여러차례 대표팀 소집에도 불구하고 출전 기회가 적었던 강상우, 정승현은 모처럼 출전 기회를 얻었다.
 
무엇보다 무려 4명의 선수가 A매치 데뷔골을 넣은 것은 큰 수확이다. 최종예선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조규성이 드디어 벤투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는 첫 골을 작렬하며 부담을 떨쳐냈다. 백승호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켰고, 데뷔전을 치른 김진규와 엄지성도 득점 레이스에 동참했다.
 
골 결정력에 대한 약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19개의 슈팅 가운데 11개가 골문으로 향했다. 이 중 5골을 잡아냈는데, 한국 축구 역사상 유럽팀 상대 최다 점수차 승리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1주일 정도 훈련하고 나온 상태인데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줘 공수에서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조규성 벤투호의 공격수 조규성이 아이슬란드전에서 5경기 만에 A매치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 조규성 벤투호의 공격수 조규성이 아이슬란드전에서 5경기 만에 A매치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 대한축구협회

 
유럽파 가세할 벤투호, 생존 경쟁 펼칠 국내파들의 운명은?
 
벤투호는 남은 1주일간의 훈련 기간 동안 오는 21일 몰도바를 상대로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몰도바전에서는 좀 더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기대할 수 있다.
 
벤투호는 22일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해 몇 차례 훈련을 지속한 뒤 오는 25일 레바논으로 출국,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를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7일 김민재, 황인범, 이재성, 황의조, 정우영(알 사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레바논-시리아전에 나설 6명의 유럽파들을 추가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부상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발탁은 보류된 상황이다.
 
유럽파들의 합류와 맞물려 터키 전지 훈련 중인 27명의 선수 중 최소 6명에서 최대 8명까지 몰도바전 이후 국내로 귀국하게 된다. 남은 기간 동안 무한 경쟁이 예고되는 이유다.
 
앞선 경기에서 결장한 이동준, 조영욱을 비롯해 새롭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대원, 고승범, 최지묵은 몰도바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벤투 감독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아이슬란드전에서 드러난 K리거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비주전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벤투 감독은 선택의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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