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사회성이 부족한 응석받이 소음견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보호자와 이웃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1월 17일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소음 민원 유발견인 닥스훈트 링키가 등장했다. 젊은 신혼부부 보호자들은 분리불안 증세로 심하게 짖어대는 링키 때문에 이웃주민들과도 갈등을 빚으며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닥스는 독일어로 오소리, 훈트는 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짧고 긴 허리가 매력적인 닥스훈트는 의외로 용맹한 사냥개 출신의 견종이었다. 후각을 이용해서 땅굴에 사는 동물 오소리, 멧돼지 등 사냥에 최적화된 동물로 악착같은 파이터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소시지와 핫도그라는 용어도 바로 닥스훈트에서 비롯되었다. 토머스 도건이라는 사람이 닥스훈트가 독일 소시지의 길쭉한 모양을 닮은 것에 착안하여 미국에서 유행 중인 독일 소시지를 그렸는데, 독일어 표기가 어려운 미국 독자들을 위하여 간단하게 '핫도그'라는 작명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고.
 
오늘의 고민견 링키는 귀여운 모습으로 신혼부부 보호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야구단 코치인 남편 보호자는 원정 경기 때문에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서 외로울 아내를 위하여 링키를 입양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편은 아내의 질투까지 자아낼 만큼 링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부가 분리수거 때문에 잠시 집을 비우자 링키는 갑자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심하게 짖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하울링하는 증상까지 보였다. 남편 보호자는 "하다가 그만두는 게 아니라 보호자들이 다시 들어올 때까지 계속 짖어댄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밝혔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보니 이웃집에서 링키 때문에 시끄럽다고 민원이 들어온 경우도 여러번이었다. 심지어 방송 촬영중에도 민원이 들어왔다고.
 
아내 보호자는 "이웃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며 부담을 호소했다. 남편은 "이웃에게 죄송하다는 편지를 쓰기도 했고, 훈련사를 모셔서 방문훈련도 받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인테리어 파괴견=닥스훈트'라는 악명답게 링키는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면 벽지나 리모컨을 보이는 대로 물어뜯는 사고뭉치였다.
 
부부는 결국 출근하거나 잠시 외출할 때에도 링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하여 간식으로 유인하거나, 발소리를 죽이고 몰래 빠져나오는 등 007 작전을 연상시키는 해프닝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링키는 바로 눈치를 채고 요란하게 짖어대기 일쑤였다. 강형욱은 "반려견의 분리불안 증세를 예민한 보호자들이 겪으면 우울증 증세까지 겪을 수 있다. 자유로운 외출 제약에 대한 불편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미안함까지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편 보호자는 어쩔 수 없이 링키를 직장까지 데려갔지만, 낯선 이들에 대한 경계심으로 근무지에서도 소음을 멈추지 않는 링키 때문에 선수나 학부모들이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남편은 고민 끝에 링키를 선수들이 사용하는 산소치료장비에 넣어놔야했다. 남편은 "지옥같은 시간이었다"며 불편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링키가 아이일수록 더 심하게 짖어댄다는 것. 링키는 상대가 성인일 경우 뒷걸음질치며 짖는다면, 아내의 친정엄마와 어린 조카가 함께 방문했을 때 짖는 것은 물론 점프하고 달려들기까지 했다. 보호자들은 링키의 행동을 질투의 의미로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보호자들은 사전 답사 촬영일날 아내의 임신 소식을 접했다. 기쁜 소식이지만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 링키의 관계를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아내는 "고민이 현실이 됐다"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는 지난해 10월 <개훌륭>에서 방송되었던 아이를 공격하는 시바견 하태의 에피소드를 회상하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사람을 가르치는 건 자신있는데 강아지는 너무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두 종류의 분리불안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이경규와 장도연이 먼저 보호자를 방문했다. 이경규는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유아기의 아이를 반려견을 함께 키우는 것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격려했지만 "문제는 링키가 너무 짖기 때문에 아기가 잘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호자는 링키의 소음이 너무 심할 때 사용하는 특수제작 '방음부스'를 공개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분리불안이 심하다던 링키는 정작 보호자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이경규와 장도연만 남았을때는 전혀 짖지도 않고 간식도 잘 받아먹는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링키의 행동을 주의깊게 분석하며 "정말 분리되었을 때만 불안감을 느끼는가"라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강형욱은 링키의 행동을 '요구적 분리불안'으로 규정했다. "'내가 연약하니 보호해달라는' 의미의 일반적인 분리불안이 있다면, '너만 나가냐'는 의미로 요구를 위한 분리불안도 있다"는 것.
 
강형욱은 링키의 비밀을 설명했다. 집안팎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링키의 배변습성을 통하여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성향을 간파했다. 이를 강형욱은 제한된 공간과 경험의 한계로 인하여 많은 도시의 반려견들이 공통적인 겪고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한없이 사랑받는 '집안에서의 모습'과, '다른 개들과의 사회적 관계'에서 나오는 차이를 지적했다. "보호자들에게나 예쁨받지, 밖에서는 그냥 개다. '성격과 태도'가 좋아야 다른 개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는 것이다"라며 "그런데 링키같은 개들이 (다른 개들이 많은) 애견 운동장같은 데 가면 굉장히 찌질해진다"고 평가했다. "창피해서 다른 개들에게 당당하게 인사를 못하고, 자기의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 바로 이 환경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강형욱의 진단한 링키의 뜻밖의 모습에 모두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강형욱은 간단한 솔루션을 통하여 링키를 좀더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링키는 강형욱의 훈련에 금세 잘 따라오며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첫 번째 솔루션을 마친뒤 희소식으로 "링키가 태어날 아이에겐 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부부 보호자를 기쁘게 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사회화가 부족한 링키같은 개들의 특성으로 "아이를 너무 좋아하고 집착하게 된다면 훈육하고 통제하려는 성향이 생길 수 있다"라는 경고도 동시에 남겼다. "아이가 바닥에 기기 시작할 무렵에는 아이를 물려고 할 수 있다. 그게 개들에게는 '조심해, 난 널 사랑해 움직이지마' 하고 가르치거나 경고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강형욱의 아들인 주은과 반려견 바로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결핍의 중요성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링키의 사회성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솔루션이 진행됐다. 강형욱은 그동안 보호자들이 링키에게 맞춰주고 과한 애정을 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약간의 '결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반려견이 누렸던 것을 제지하는 것이다. 보호자로부터 당연시 여기던 애정을 거절당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게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핍이라는 단어에 대한 부정적 어감을 걷어낸 발상의 전환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불편하더라도 규칙에 맞춰 제지하는 상황에 익숙해질수록 반려견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

강형욱과 보호자들은 미래의 아기를 위한 통제-공간분리 훈련을 진행했다. 강형욱은 3개월 정도만 훈련하면 링키가 달라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전제조건으로 남편보호자의 절제를 당부했다.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애정표현을 절제하는 아내에 비하여 남편의 행동이 과하다는 것.

링키는 불과 몇시간 만에 더 이상 짖지 않고 켄넬에 들어가는 훈련에도 성공하며 보호자들을 환하게 미소짓게 했다. 링키는 이후로도 반복된 훈련을 통하여 사회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행복한 공존을 기대하게 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는, 정도가 지나친 것은 오히려 모자란 것과 같다는 격언이다. 이는 사람과 반려견간의 관계에서도 적용될수 있다. 많은 견주들이 자신의 소중한 반려견에게 끝없이 애정만을 주는 것을 사랑을 표현하는 최선의 정답처럼  여긴다.

하지만 사람들도 유복한 집에서 아무 고생도 모르고 응석받이로 자란 사람들이, 밖에서는 사회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약한 외톨이가 되기도 쉬운 것처럼,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가장 목마를 때 마시는 한 모금의 물이 어떤 귀한 음료수보다도 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때로는 넘치는 애정보다도 차라리 약간의 '결핍'이나 거리두기가 오히려 일상에서 누리던 행복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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