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랑을 연기한 배우 한효주.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랑을 연기한 배우 한효주. ⓒ BH엔터테인먼트



유독 추웠던 2020년 겨울, 그것도 온몸에 물을 튀겨가며 고생했기 때문일까.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아래 <해적2>)로 4년 만에 상업영화에 복귀한 한효주는 "완성된 영화를 보니 뭉클했다"는 소감부터 전했다. 2014년 개봉했던 <해적>의 속편 격인 이번 영화에서 그는 해적단 우두머리 해랑 역을 맡았다.
 
속편이라지만 이야기가 이어지진 않는다. 조선 시대가 배경이었던 1편과 달리 이번 작품은 고려말·조선초를 시대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국가 재건을 위해 고려 무사들이 빼돌린 보물을 노리는 탐라 출신 장수 부흥수(권상우)와 우연히 해당 보물의 행방을 쫓게 되며 부흥수와 대결하게 되는 해랑 무리와 의적 우무치(강하늘) 무리 간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그렸다.
 
촬영 마치고 눈물 흘린 이유
 
한효주 입장에선 본격 액션 연기를 펼침과 동시에 코미디 연기를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미국 진출작 <트레드 스톤>에서 맛보기를 했다지만, 바다 위를 활보하며 수중 액션까지 소화한다는 점에서 <해적2>가 그의 본격 액션 데뷔작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촬영 시작 3개월 전부터 한효주는 액션스쿨 등에 다니며 기본기를 익혔고, 와이어 액션도 따로 집중 습득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새로운 목소리, 모습을 꺼내서 보여야 했기에 제게도 도전이었다. 해랑의 모습, 의상에 의견을 많이 내기도 했다. 특히 검술 액션은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검을 잡았을 때 생각보다 낯설어서 연습을 많이 하려 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는 했다. 개인적으로 노력한 만큼 액션이 시원하게 나온 것 같다(웃음).
 
리더 역할이다 보니 발성 연습도 필요할 것 같았다. 큰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연습을 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나름 단주로서 얘기할 때, 무치 앞에서 말할 때, 단주 역할을 잠시 내려놓을 때로 구분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 해랑이라는 캐릭터의 복합적 매력을 키워나가고 싶었는데 관객분들이 그걸 알아봐 주시면 참 감사할 것 같다."

  
 영화 <해적> 관련 이미지.

영화 <해적> 관련 이미지. ⓒ 롯데엔터테인먼트


 
살짝 그을린 얼굴에 짙은 눈매 등 평소 한효주가 영화에서 보였던 분장과는 분명 달랐다. 또한 격렬한 액션 연기였기에 평소 타박상 같은 잔부상은 배우들이 늘 달고 살았다고 한다. 추위 또한 심해서 물을 뿌려놓고 뒤돌면 머리가 얼어서 얼음이 떨어질 정도였다고. 그럼에도 한효주는 "촬영이 모두 끝나는 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정말 오랜만에 크랭크업 날에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며 좋았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팀을 만날 수 있는 게 참 감사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분들이 온 열정을 쏟아서 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매일 현장으로 소풍 가는 기분이었다. 제가 뭘 이끌고 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엔 유독 같이 밥 먹자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정이 많이 들었다. 왜 이렇게 끈끈해진 건지 저도 궁금하다(웃음).
 
하늘씨도 참 열심히 했는데 엄살을 제발 부렸으면 싶을 정도였다. 액션 신도 많은데 보호대를 안 차더라. 걱정하면 '누나 괜찮아요!'하면서 몸을 내던진다. 힘들다는 티를 안 냈는데 수중 촬영에서 하늘씨가 가장 힘들었을 거다. 분명 코로 물이 매번 들어갔을 테고, 머리가 아팠을 텐데 아프다고 한 마디를 안하더라. 화가 날 정도였다. 다른 배우들도 누구 하나 힘들다고 안 하니까 분위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다만 너무 몸을 내던져서 걱정될 때도 있었다."


새롭게 다짐을 새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어내며 한효주 또한 급변하는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진 국내 OTT 플랫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해피니즈>로 열연했고, 글로벌 OTT 플랫픔 디즈니 플러스 제작 드라마인 <무빙> 촬영에도 한창이다.
 
"모든 게 갑작스럽게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좀 당황스럽긴한데 배우 입장에선 일을 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19로 지금까지 개봉을 미루고 있는 한국영화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해적2>가 의미가 큰 것 같다. 얼어붙은 극장가에 한국영화로서 힘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극장 개봉이 용기라는 말을 들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 이게 용기가 되는 상황이구나 싶었지. 전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배우라는 직업도 좋고, 20대 여가엔 혼자라도 극장에서 가서 영화를 봤다. 많은 분들이 극장을 외면하지 않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면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게 한효주의 마음이었다. 20대를 대표하는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했던 그가 어느새 30대 중반을 맞으며 경력을 쌓고 있다.
 
"전 요즘이 좋다. 다양한 경험에서 오는 안정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배우로서도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이제 현장에서 좀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20대엔 늘 잘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숨이 차도록 최선을 다했다면, 30대엔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를 알게 됐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하나씩 잘 해나가고 싶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랑을 연기한 배우 한효주.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 해랑을 연기한 배우 한효주. ⓒ BH엔터테인먼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