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박지수 없이도 최하위 하나원큐에게 승리를 따냈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스타즈는 1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80-74로 승리했다. 이날 팀의 기둥 박지수가 발목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하나원큐를 상대로 1쿼터에만 31득점을 퍼붓는 화력을 과시한 KB는 6점차 승리로 연승 기록을 '11'로 늘리며 단독선두를 질주했다(20승1패).

KB는 박지수 대신 골밑을 사수한 김민정이 8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포인트가드 허예은이 5득점 5어시스트, 심성영도 14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친정' 하나원큐를 상대로 KB의 공격을 이끌며 격이 다른 기량을 보여준 선수는 따로 있었다. 34분 50초를 소화하면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34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원맨쇼를 펼친 '스테판 이슬' 강이슬이 그 주인공이다.

김완수 감독이 박지수 없이 치르는 첫 경기
 
 하나원큐 시절 하위권 팀의 '외로운 에이스'였던 강이슬은 작년 4월 우승후보 KB로 전격 이적했다.

하나원큐 시절 하위권 팀의 '외로운 에이스'였던 강이슬은 작년 4월 우승후보 KB로 전격 이적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이번 시즌 득점(21.65점)과 리바운드(14.30개), 2점슛(.599), 공헌도(896.9점) 1위, 어시스트 4위(5.10개), 블록슛 2위(1.70개)에 올라 있는 박지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WKBL 최고스타이자 KB의 핵심선수다. KB의 공수 모든 전술은 박지수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현 시점에서 박지수가 없는 KB는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들 만큼 KB에서 박지수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런 박지수가 지난 9일 우리은행 우리원과의 경기에서 2쿼터 2분 여를 남기고 박지현과의 충돌로 발목을 다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부상을 당하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큰 고통을 호소했을 정도로 박지수의 부상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이날 KB는 남은 시간 동안 박지수 없이도 우리은행에게 79-78로 승리하며 10연승 행진을 이어갔지만 KB 입장에서는 연승보다 박지수의 부상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0일 정밀검사결과 박지수는 다행히 무릎에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채 발등과 발목 사이의 근육이 살짝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상 당시의 심각했던 상황과 달리 3~4일 정도 경과를 지켜 보고 통증이 없으면 훈련에 참여해도 될 정도로 경미한 부상이었던 것이다. KB는 말할 것도 없고 오는 2월 농구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던 여자농구 대표팀에게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소식이었다.

예상대로 박지수는 13일부터 팀 훈련에 참여했고 빠르면 14일 하나원큐전부터 경기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KB의 김완수 감독은 14일 하나원큐전에서 박지수를 출전선수명단에서 제외시켰다. 2위 신한은행 에스버드에게 5.5경기 차이로 앞선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B입장에서는 연승을 위해 무리해서 박지수를 투입하는 것보다는 박지수가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김완수 감독은 감독 부임 첫 시즌부터 KB를 단독선두로 이끌고 있지만 호화 멤버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 속에 지도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박지수가 뛰지 않는 하나원큐전은 김완수 감독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르는 첫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도 김완수 감독은 자신의 지도력을 제대로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 슈터 강이슬이 팀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34득점을 퍼부으며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기 때문이다.

3점슛 5개 포함해 시즌 최다 34득점 폭발
 
 지난 시즌까지 하나원큐에서 함께 뛰었던 강이슬(왼쪽)과 신지현은 이날 각각 35득점과 3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하나원큐에서 함께 뛰었던 강이슬(왼쪽)과 신지현은 이날 각각 35득점과 31득점을 기록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하나원큐의 전신 KEB하나은행에 입단한 강이슬은 2014-2015 시즌 주전으로 도약해 7시즌 동안 하나원큐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나원큐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0-2021 시즌엔 데뷔 후 가장 많은 18.19득점7.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슈터로 활약했다. 특히 2017-2018 시즌부터 4시즌 연속 3점슛 1위를 차지하며 '스테판 이슬'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리그 정상급 실력에도 불구하고 강이슬은 프로 데뷔 후 '공식적으로'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5-2016 시즌에는 처음으로 봄 농구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첼시 리 사태'로 인해 기록이 모두 박탈됐고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포스트시즌 일정이 취소됐다. 결국 강이슬은 2020-2021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어 KB 이적을 선택했다.

KB에서 박지수와 함께 최고의 콤비를 결성한 강이슬은 완벽한 콤비플레이를 통해 이번 시즌 KB의 무적행진을 이끌고 있다. KB가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한 강이슬은 득점 3위(18.14점)와 리바운드(5.33개), 어시스트(3.14개) 13위, 스틸 7위(1.19개), 3점슛 개수(68개), 성공률(43.6%) 1위를 달리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강이슬은 박지수가 출전하지 않은 14일 하나원큐와의 경기에서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강이슬은 9시즌이나 활약했던 '친정' 하나원큐를 상대로 전반에만 23득점을 폭발하는 대활약으로 3점슛 5개를 포함해 34득점을 올리며 KB이적 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는 하나원큐 시절이었던 지난 2020년 11월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상대로 기록했던 개인 최다득점(35점)에 단 1점이 부족한 기록이었다. 이날 승리로 KB는 2018-2019 시즌 이후 세 시즌 만의 정규리그 우승까지 매직넘버를 '3'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강이슬이 이번 시즌 프로 데뷔 첫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정규리그 우승팀의 챔프전 직행 혜택이 사라진 만큼 KB도 정규리그 4위를 상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강이슬이 '공식적인' 첫 봄 농구에서 '긴장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강이슬은 이미 많은 국제대회를 통해 큰 경기를 수도 없이 치른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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