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왼쪽)가 14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심문기일에 참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조송화(왼쪽)가 14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심문기일에 참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서남원) 감독이 경질된 후에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인가"라는 판사의 질문에, 조송화는 다급하게 변호사를 향해 "20일"이라고 말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2021년 11월 21일 전에 팀 복귀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조송화 측은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과 선수가 복귀를 원한 건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송화가 제기한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14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조송화 측이 제기한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조송화와 IBK기업은행의 주장을 들은 뒤 재판부는 양측에 질문을 던졌다.

첫 질문은 조송화를 향했다. 판사는 "(팀을 이탈한) 2021년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계속 아팠나"라고 물었다.

조송화의 법률 대리인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가 "아팠다"라고 답하자 판사는 "20일에도 아팠는데 복귀 의사를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조송화의 팀 복귀 의사에 '서남원 전 감독이 경질'이 영향을 줬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질문이었다.

조송화는 조인선 변호사를 향해 "20일"이라고 말했다.

조송화의 마음을 읽은 조인선 변호사는 "구단이 서남원 전 감독 경질을 발표한 건, (2021년 11월) 21일이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감독 경질 사실을 알았다"며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과 조송화 선수의 복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IBK기업은행 구단 측은 "구단 내부에서는 11월 20일에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조송화에게 구단 내부 소식을 전할만한 인사들이 꽤 있다"며 "구단의 설득에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던 조송화가 감독이 경질되자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송화 측은 거듭 "우리는 서남원 전 감독의 경질 소식을 구단이 발표한 21일 전에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판사는 IBK기업은행 구단을 향해 "구단은 '선수가 감독에게 항명했다'는 걸 이번 사태의 본질로 파악하면서도 왜 감독을 먼저 경질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구단 측은 "항명은 선수의 잘못이지만, 선수만 징계하고 감독을 징계하지 않으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감독의 성적 부진과 다른 내부 요인이 내재해 있다고 판단했다. 감독과 선수 양쪽을 다 징계한다는 차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감독을 경질하면서 선수에게 계약해지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물었다.

구단 측은 "조송화와 계약 해지를 2021년 12월 13일에 했지만, 11월 22일에 조송화와의 계약해지 의사를 공표했다"며 "다만 당시 임의해지 절차를 밟고자 했지만, 구두로 은퇴 의사를 밝혔던 선수가 마음을 바꿔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서 임의해지 공시를 할 수 없었다"라고 답했다.

조송화는 지난해 11월 13일 훈련 중 팀을 이탈했다. 11월 16일 광주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웜업존에서 지켜본 뒤에도, 선수단 숙소가 아닌 개인 숙소로 이동했다.

IBK기업은행 구단은 이를 '(서남원) 전 감독을 향한 항명과 무단이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송화는 "부상과 질병 탓에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다. 감독과 구단도 알고 있었다"라며 항명과 무단이탈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현재 조송화는 무적 신분이다.

IBK기업은행 구단은 지난해 12월 13일 조송화와의 선수계약 해지를 결정했고, 한국배구연맹(KOVO)은 구단의 요청에 따라 12월 17일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했다.

이에 조송화 측은 지난해 12월 24일 서울중앙지법에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송화 측은 "선수가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처분 인용을 요청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조송화는 'IBK기업은행 선수 신분'을 회복한다.

그러나 구단 측은 "조송화의 이탈로 팀 워크가 깨졌다. 팬들도 조송화와의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며 "선수에게 충분히 복귀할 기회를 줬지만, 당시에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조송화의 복귀는 구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각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긴장한 표정으로 심문기일을 지켜보던 조송화는 "팀으로 돌아가 선수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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