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틸 빌리브> 포스터

<아이 스틸 빌리브> 포스터 ⓒ (주)이놀미디어


종교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다. 실화가 주는 기적과 감동은 종교를 향한 믿음을 더욱 강화한다. 동시에 철학적으로도 높은 단계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철학(philosophy)은 그리스어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한다. 필로는 '사랑하다'는 뜻의 접두사고 소피아는 지혜를 뜻한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영혼을 잘 가꾸는 것은 지혜를 사랑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철학을 하는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종교영화는 이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 스틸 빌리브>는 표면적으로 보자면 한 음악가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함께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성장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그 이면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과 이에 대한 종교적인 대답을 담는다. 여느 종교영화가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 주인공은 CCM 팝 가수 제레미 캠프다.

영화의 제목은 제레미 캠프의 노래 제목과 같다. 그의 노래 'I Still Believe'는 미국레코드산업협회에서 인정받은 4개의 골드 앨범은 물론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그를 세계적인 CCM 가수로 만들어줬다. 이 노래와 관련된 아름답고도 아픈 제레미 캠프의 실화가 작품의 뼈대를 이룬다. 연출은 2018년 CCM 'I CAN ONLY IMAGINE'의 작곡가 바트 밀라드의 실화를 담은 <아이 캔 온리 이메진>을 선보인 어윈 형제가 맡았다.
 
 <아이 스틸 빌리브> 스틸컷

<아이 스틸 빌리브>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제레미는 가수를 꿈꾸며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을 향한다. 이곳에서 그는 학교 선배이자 가수인 장 뤽을 찾아가 그에게 배움을 청한다. 장 뤽은 제레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돕고자 한다. 제레미는 장 뤽의 공연장에서 멜리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멜리사는 장 뤽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에게 마음은 열지 않은 상태. 이에 제레미는 적극적으로 멜리사에게 마음을 표한다.

전반부는 제레미와 멜리사가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과 장 뤽이 포함된 삼각관계에서의 갈등에 중점을 둔다. 제레미는 가수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 뤽과 동행해야 하나, 장 뤽이 멜리사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곤란한 입장에 처한다. 꿈과 사랑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멜리사와 연인사이가 된 뒤 장 뤽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장 뤽과 멜리사가 연인관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갈등의 골이 깊지는 않다.

후반부는 멜리사가 암에 걸리면서 시작된다. 20살의 제레미는 멜리사를 곁에서 지켜주기 위해 그녀와 결혼을 택한다. 어린 나이에 슬픔과 고통이 가득할 수 있는 길을 택한 이유는 종교적인 믿음에 있다. 멜리사는 불행에 놓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종교적인 믿음은 제레미 역시 멜리사의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결혼을 택하는 자연스런 선택과 연결된다.
 
 <아이 스틸 빌리브> 스틸컷

<아이 스틸 빌리브>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제레미와 멜리사 사이의 서사는 영화로 만들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부족한 사건을 영화는 주변 캐릭터를 통해 채워 넣는다. 장 뤽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가사에 담아야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을 제레미에게 한다. 이 조언을 통해 제레미는 멜리사와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고 큰 성공을 거둔다. 장 뤽의 캐릭터를 통해 초반 로맨스 서사에 갈등을 부여하고 가수로 성장해 나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조성한다.

제레미의 가족은 멜리사와의 갈등과 종교적인 깨달음을 가져온다. 제레미의 동생 중 조쉬에게 장애가 있다는 점과 그런 조쉬에게 친절한 제레미의 모습은 그의 착한 성심을 보여준다. 대학에 찾아온 가족을 부끄럽게 여기는 제레미에게 멜리사가 일침을 가하는 장면은 종교가 추구하는 높은 단계의 사랑과 같다. 이 사랑을 배운 제레미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멜리사를 품는다.

어윈 형제의 오락적인 조미료를 배제한 정직한 연출은 <아이 캔 온리 이메진>에 이어 다시 한 번 종교영화가 지닌 힘을 보여준다. 실화가 지닌 이야기를 묵직하게 가져오면서 캐릭터가 지닌 감정과 영적인 성숙함에 감명을 받게끔 이끌어낸다. 다만 종교인이 아닌 일반 관객들의 눈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경향이 있다. 오락성보다는 삶의 지혜와 이를 통한 영혼의 배움을 추구한다면 극장에서 철학적인 배움을 얻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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