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적지에서 접전 끝에 인삼공사를 잡고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25-22,21-25,25-23)로 승리했다. GS칼텍스는 블로킹에서 9-14로 인삼공사에게 뒤졌지만 공격성공률에서 42.31%-39.29%, 리시브 효율에서 42.53%-34.12%로 앞서며 승리했고 2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승점 차이도 다시 2점으로 좁혔다(15승8패, 승점46점).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레타치아 모마 바소코가 48.48%의 공격성공률로 35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토종쌍포' 강소휘와 유서연도 31득점을 합작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GS칼텍스는 강소휘와 유서연이 똑같이 36번의 공격을 시도하며 각각 23.08%의 공격점유율을 나눠 가졌다. 이날 한 번도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활약한 GS칼텍스의 주전세터 안혜진이 두 선수에게 똑같은 횟수로 공격을 배분했기 때문이다.

오래 가지 못했던 GS칼텍스의 더블세터 시스템
 
 언제나 팀 내 세터들 중 막내였던 안혜진은 이고은 세터의 이적으로 졸지에 GS 세터진의 맏언니가 됐다.

언제나 팀 내 세터들 중 막내였던 안혜진은 이고은 세터의 이적으로 졸지에 GS 세터진의 맏언니가 됐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 6월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리베로 남지연을 보내고 중앙여고 출신의 유망주 세터 이나연(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을 영입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이나연을 은퇴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이숙자 세터(KBS N스포츠 해설위원)의 후계자로 키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2012-2013 시즌 GS칼텍스를 준우승으로 이끈 이나연은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개인사정으로 돌연 팀을 이탈했다.

이숙자 역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힘들었던 GS칼텍스는 2013년11월 실업팀 양산시청에서 활약하던 정지윤 세터(현대건설 공격수와는 동명이인)를 영입해 2013-2014 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지윤마저 2016-2017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고 이나연 세터로 2017-2018 시즌을 보낸 GS칼텍스는 베테랑 세터를 영입하는 대신 본격적으로 세터 포지션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018년 6월 기업은행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 세터(도로공사)를 영입한 GS칼텍스는 2018-2019 시즌부터 3년 차 유망주 안혜진 세터와 이고은 세터를 번갈아  투입했다. 사실 세터의 경우 주전세터 한 명이 시즌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S칼텍스는 빠르고 수비가 좋은 이고은과 포지션대비 운동능력이 좋고 까다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안혜진을 비슷한 비중으로 활용하며 시즌을 치렀다.

2016-2017 시즌 5위까지 떨어졌다가 2017-2018 시즌 4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 올린 GS칼텍스는 이고은과 안혜진이 활약한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3위로 5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다. 이고은 세터와 안혜진 세터는 2019-2020 시즌에도 전 경기에 출전하며 GS칼텍스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코로나19로 포스트시즌은 취소). 그렇게 GS칼텍스는 V리그에 어울리지 않다고 여겨지던 '더블세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팀이 됐다.

하지만 GS칼텍스의 더블세터는 두 시즌 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이효희 세터(도로공사 코치)의 은퇴로 세터진이 약해진 도로공사에서 주전급 세터를 둘이나 보유한 GS칼텍스에게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차상현 감독은 이를 전력보강의 기회로 삼았다. 결국 GS칼텍스와 도로공사는 2020년5월 이고은 세터와 윙스파이커 한송희가 도로공사로 이적하고 윙스파이커 유서연과 세터 유망주 이원정이 GS칼텍스 유니폼을 입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기복 줄이고 안정된 기량으로 4연승 견인
 
 안혜진 세터는 13일 인삼공사전에서 강소휘와 유서연에게 사이 좋게(?) 똑같은 비율로 토스를 올려줬다.

안혜진 세터는 13일 인삼공사전에서 강소휘와 유서연에게 사이 좋게(?) 똑같은 비율로 토스를 올려줬다. ⓒ 한국배구연맹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안혜진은 프로 입단 후 정지윤, 이나연, 이고은 등 언제나 선배세터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고은 세터가 도로공사로 이적하면서 안혜진 세터는 졸지에 GS칼텍스 세터진의 맏언니가 됐다. 물론 이원정이라는 청소년대표 출신의 세터 유망주가 있지만 안혜진이 GS칼텍스의 새로운 주전세터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과감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안혜진은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한 지난 시즌 세트당 10.66개(3위)의 세트성공을 기록하며 GS칼텍스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주특기인 날카로운 백토스를 통해 206cm의 최장신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KUROBE 아쿠아 페어리즈)와 뛰어난 호흡을 과시했다. 시즌 후에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세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 후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안혜진은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해 염혜선(인삼공사)의 백업세터로 활약하며 한국의 4강진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안혜진은 이번 시즌 모마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세트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면서 2년 차 김지원 세터와 교체되는 경기가 늘어났다. 지난 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는 부상으로 빠져 있던 이원정 세터까지 복귀하면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안혜진 세터에게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안혜진 세터는 13일 인삼공사전의 활약을 통해 GS칼텍스의 주전세터가 누구인지 확실히 증명했다. 안혜진 세터는 안정된 토스워크를 앞세운 적절한 공격배분은 물론이고 2개의 서브득점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19번의 서브를 시도했다(서브시도가 많다는 것은 GS칼텍스가 안혜진의 서브 때 많은 득점을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4세트 매치포인트에서는 옛 동료 이소영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직접 경기를 마무리했다. 

도로공사를 승점 2점 차이로 추격하고 있는 GS칼텍스는 오는 20일과 29일 서울 장충체육관과 김천 실내체육관을 오가며 도로공사와 연전을 벌인다. 평범한 정규리그 2경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 팀에게는 사실상 승점 12점의 가치가 있는 중요한 연전이 될 전망이다. GS칼텍스가 도로공사와의 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GS칼텍스의 공격수들을 이끄는 '야전사령관' 안혜진 세터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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