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했지만, 과정만 놓고 본다면 두산 베어스의 2021년은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험난한 해였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시즌 초반부터 이탈한 주전포수 박세혁의 이탈 역시 빠질 수 없다. 4월 16일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서 상대 투수 김대유의 공에 얼굴을 맞았고, 안와 골절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다행히 순조롭게 회복 과정을 밟은 덕분에 6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선발 출전하며 54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두 달 가까이 주전포수 없이 일정을 소화했던 두산 입장에서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이후 선수단과 기쁨을 나누는 박세혁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이후 선수단과 기쁨을 나누는 박세혁 ⓒ 두산 베어스

 
아쉬움 남았던 박세혁의 2021년

그라운드에 돌아온 박세혁은 6월 한 달간 45타수 17안타 8타점 타율 0.378을 기록, 이때까지만 해도 주전 포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였다. 8월을 기점으로 좀처럼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8월 한 달간 14경기서 30타수 7안타 3타점 타율 0.233, 9월 이후에는 1할대의 타율에 그쳤다. 양의지(NC 다이노스)가 FA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나서 줄곧 안방을 지켜왔기에 뚜렷한 대안이 없었다. 장승현, 최용제 등 백업 포수들에게 주전 자리를 맡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시기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대승에 크게 기여하는가 하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동안 8타수 4안타 1타점 3볼넷 타율 0.500으로, 매 경기 안타를 때려냈다.

플레이오프가 백미였다. 팀이 4-3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지키던 9회초,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으로부터 벼락같은 솔로포를 쏘아올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만약 이때 박세혁이 큰 소득 없이 타석에서 물러났다면 두산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이닝이 끝남과 동시에 삼성이 끝까지 추격 의지를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들어서는 4경기 14타수 3안타 타율 0.214로, 2차전 멀티히트 활약을 제외하곤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1차전 9회초서 상대 야수진의 실책성 수비를 보지 못하고 느슨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렇게 2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두산과 박세혁의 꿈은 물 건너 가고 말았다.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주루 플레이를 하던 박세혁의 모습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주루 플레이를 하던 박세혁의 모습 ⓒ 두산 베어스

 
예비 FA 박세혁, 올핸 아쉬움 훌훌 털어낼까

완전한 주전 포수로 거듭난 이후 이 정도로 부진했던 시즌은 없었다. 팀이 통합 우승을 달성한 2019년에는 137경기 441타수 123안타(4홈런) 63타점 타율 0.279, 이듬해에는 124경기 360타수 97안타(4홈런) 51타점 타율 0.269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줬다.

연이은 선수들의 이적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왔던 두산의 야수진 사정을 고려하면, 또한 자존심을 구겨야 했던 선수 입장에서도 생각해봤을 때 박세혁의 2022년은 여러모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예정대로라면 박세혁은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한다. 게다가 양의지(NC 다이노스), 유강남(LG 트윈스), 박동원(키움 히어로즈) 등 박세혁 이외에도 주전급 포수가 대거 FA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부진할수록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때 포수왕국이라고 불리었던 두산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주전 포수인 박세혁의 활약 여부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 시즌 반등이 필요한 박세혁이 '우승포수'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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