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대 KB손해보험 경기. 우리카드 알렉스가 공격 성공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12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대 KB손해보험 경기. 우리카드 알렉스가 공격 성공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12 ⓒ 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포르투갈, 알렉상드레 페레이라)가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무례한 경기 매너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알렉스는 12일 장충체욱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의 4라운드 맞대결에 출전하여 22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와 나경복(20점)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3-1(20-25, 25-16, 25-15, 25-23)로 KB손해보험을 제압하고 올시즌 남자부 최다인 8연승에 성공했다. 11승11패 승점 36점으로 3위를 달리고있는 우리카드는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1위 대한항공(승점 40·13승 9패)과 2위 KB손해보험(승점 40·12승 10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경기에서 보여준 기록만 놓고보면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한 활약이었지만, 문제는 4세트에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알렉스는 팀이 22-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를 시도하다가 네트에 걸리는 범실을 저질렀다. 기분이 상했는지 알렉스는 자신 쪽으로 다시 굴러온 공을 잡더니 돌연 등을 돌려 관중석을 향해 발로 걷어차는 돌발행동을 저질렀다. 공은 2층 관중석의 빈 객석으로 떨어졌다.
 
심판은 바로 알렉스에게 경고를 줬다. 경기를 지켜보던 중계진과 관중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성호 캐스터는 "바로 카드가 나온다. 이런 모습은 굉장히 좋지않다. 많은 어린이 팬들도 이 경기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천식 해설위원도 "선수가 코트 안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감정조절 역시 선수의 몫"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알렉스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분풀이를 하거나 도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알렉스는 관중들이 없는 방향으로 공을 찼고, 크게 힘을 싣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필요하고 무례한 행동이라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관중석은 배구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을 모시는 공간이다. 당장 그 자리에 사람이 있건없건 그 공간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 자체가 금기이고 곧 관중에 대한 모독인 것이다. 선수가 관중석에 공을 투척했다는 것은, 결국 손님들을 향해 침을 뱉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공이 떨어진 자리와 실제 관중들이 앉아있던 곳은 몇 미터 떨어져 있지도 않았다. 만일 다른 종목같았으면 관중에 대한 도발로 받아들여져서 큰 소동이 일어났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이다.

알렉스의 행동은 승부의 흐름상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저지른 자기 자신에 대한 아쉬움의 표출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아무렇게 드러내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다. 특히 알렉스는 이전에도 부적절한 감정표출로 수차례나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선수다.

알렉스는 지난 시즌인 2020년 12월 30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는 작전타임 중 신영철 감독의 지시에 불만을 품고 등을 돌리며 벤치에서 잠시 이탈하는 돌발행동을 저질렀다. 일종의 항명으로까지 볼 수 있는 사안이었다.

당시 신 감독도 알렉스의 행동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TV 카메라가 가까이서 중계하는 가운데 고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신 감독은 알렉스에 대하여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선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 감정대로 다 표출할 거면 배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선수는 우리 팀에 필요 없다"라고 질책했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선수단 미팅을 통하여 내부적으로 알렉스의 행동을 수습하고, 신 감독이 알렉스를 포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이 사건은 유야무야 해프닝으로 마무리 된 바 있다.

또한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상대 감독이었던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알렉스는 서브 과정에서 상대 코칭스태프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도발하여 흥분하게 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혈질적인 행동도 잘못이지만 더 큰 문제는 알렉스가 반복되는 자신의 태도에 대한 문제인식이나 반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렉스는 포르투갈 국가대표까지 지낸 거물급 선수인데다 한국 무대 경험도 2017-2018 시즌 KB손해보험 시절을 포함하여 2020년부터 우리카드에 입단하며 문화, 환경적 적응도 끝난 선수다. 어린 선수도 아닌 만큼 코트 위에서 자신이 해야할 행동과 하지말아야 할 행동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했다.

알렉스는 이날 승리 이후에도 공을 관중석으로 걷어찬 행동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 자신에게 화가 나서 한 행동이었다"며 "동료들도 이해하기 때문에 팀 분위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렉스는 프로답지 못한 행동으로 지켜보던 관중들과 팬들에게 불쾌감을 준 데 대한 반성과 사과부터 있어야 했다.

오늘날의 팬들은 프로 선수들에게 실력 못지 않게 프로다운 태도와 인성을 중시한다. 한국 배구의 아이콘인 김연경마저도 지난 시즌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공을 관중석도 아닌 코트 바닥에 내리치거나, 네트를 손으로 잡아 끌어내리는 행동이 부적절한 감정표출이라는 이유로 갑론을박에 휩싸였던 일화도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축구)나 르브론 제임스(농구)같은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도 종종 매너 문제로 팬들을 실망시켜서 뭇매를 맞는 경우가 다반사다. 알렉스가 아무리 뛰어난 배구선수라고 할지라도, 그 이전에 먼저 팬들과 상대팀, 그리고 한국배구에 대한 존중심과 매너를 보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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