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 SBS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은 양 극단의 평가를 받는 예능 중 하나다.  "가성비 좋은 스핀오프 vs 자가복제의 반복". 일요일 밤을 든든히 책임진 <미운우리새끼>(미우새) 인기 출연진 중 탁재훈-이상민-김준호-임원희 등 소위 '돌싱남' 4인방만 따로 추려낸 <돌싱포맨>은 그들만의 고독한 일상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쏠쏠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별히 공을 들여 스튜디오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출연진 자택을 공간 삼아 한 두명의 초대손님을 초대해 펼치는 입담 대결은 가성비 좋은 예능 스핀오프의 좋은 사례처럼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일요일 방영되는 <미우새>와 별반 차이 없는 내용이 화요일에도 방영된다는 비판이 일각에선 제기되기도 했다. 

예측 가능한 내용의 반복​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 SBS

 
그런데 지난해 12월부터 시청률 3% 대로 급락한 이래 좀처럼 회복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늘 익숙한 방식의 웃음 만들기와 뻔히 예상되는 초대손님과의 대화 내용은 <돌싱포맨>의 행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돌싱포맨>에는 개그맨 이봉원, 박준형이 등장해 돌싱 멤버들에게 나름의 '결혼 장수 비결'을 들려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여기서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아니나 다를까 이봉원의 사업 실패담이었다.  

"사채까지 써서 7억 원의 빚을 진 적이 있는데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을 들은 이봉원은 "(야간)업소, 행사 해서 갚았다. 몸으로 뛰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봉원은 "그런데 미안하다. 생활비를 내가 못 주니까"라고 토로해 돌싱 4인방을 놀라게 했다. 정작 당사자는 "애 엄마(박미선)가 많이 버니까..."라고 답했다. 그의 사연들 접한 탁재훈과 김준호는 "이혼 사유가 확실했는데...7억에 사채면 거의 이혼이다"라며 선배 이봉원을 타박했다. 

​사실 이 내용들은 이봉원이 각종 방송에서 수없이 이야기해온 터라 새로울 게 없었다. 그렇다 보니 "또 빚 얘기야?"라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공감대 벗어난 연예인들 이야기​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 SBS

 
자주 <돌싱포맨> 속 이야깃거리로 등장하는 멤버 외모 순위 정하기 역시 이날 방영분에서 어김없이 등장한다. 재미를 유발하기에 좋은 수단일지는 몰라도 재방송 수준으로 반복되다 보니 더 이상 웃음을 생산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처음엔 좋은 재밋거리가 되었던 출연진들의 '짠내 컨셉트' 또한 재미를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이상민.  JTBC <아는 형님>, SBS <미우새>와 <돌싱포맨>에서 그는 이혼남·채무와 관련된 아이콘 마냥 활용됐다.

각종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채널을 돌릴 때마다 출연하는 예능인들이 자꾸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앓는 소리를 하는 것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몇이나 될까. 제법 선전을 펼쳤던 <돌싱포맨>이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추락세를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의 한 장면. ⓒ SBS

 
안이한 초대손님 활용 역시 <돌싱포맨>의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12월 이후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설운도, 엄영수, 이봉원 편은 흔한 종편 떼토크 예능을 방불케 할 만큼 색다른 내용을 찾기 어려웠다. 

프로그램 방영 초반 자체 최고 시청률(8.3%)을 기록했던 원로 배우 김영옥-김수미-김용림의 출연을 비롯해서 차태현·김종국, 이경규 등 '매운 맛'을 선사했던 게스트들의 등장 회차와 비교하면 한계가 더 명확하다. 

​일요일에 방영중인 <미우새>에서도 볼 수 있는 고정 출연 멤버들의 캐릭터에 뻔한 초대손님의 등장까지 겹치면서 <돌싱포맨>은 식상한 예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전개라면 프로그램의 미래는 당연히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지금 <돌싱포맨>에 필요한 건 멤버들의 신세한탄, 동정심 유발이 아니라 자신감 있는 태도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돌싱포맨 미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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