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 정우성

 
20년 넘게 배우로 쌓아 올린 경력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작자와 감독까지 경험하고 있는 정우성은 새해를 맞이하며 제작자로서 전 세계를 무대로 시험대에 올랐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드라마 <고요의 바다>로 말이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에 이어 7년 만에 제작자로 나선 정우성은 "원작이 갖고 있는 참신함과 SF라는 장르적 설정 때문에 호와 불호가 있을 거라 예상은 했는데 막상 공개 시점이 되니 불안함이 든다"는 고백부터 했다. <고요의 바다>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 지구인들이 달 탐사선을 통해 물을 찾아 나섰다가 겪게 되는 여러 위기를 다루고 있다. 배우 배두나, 공유 등이 주요 캐릭터를 맡았고, 지난해 12월 24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 중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경미한 증상을 앓다가 완치했다는 정우성을 지난 4일 온라인으로 만났다. 촬영현장도 종종 찾아가 세트장 발자국을 손수 지우는 등 스태프로도 활약할 정도로 작품에 강한 애착을 드러낸 그는 내심 쏟아지는 다양한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제작자의 마음

"잘 완성한 건가, 최선은 다한 건지 스스로 질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출자인) 최항용 감독님 단편을 7년 전쯤 보고 놀랐다. 작품이 갖고 있는 질문과 역설적 상황이랄까. 물이 우리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데 너무 망각하며 사는 건 아닐지. 지구에 물이 부족해서 우주로 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장편화 해야겠다고 생각한 뒤 영화로 만들기 위해 여러 투자배급사에 접근했다. 

관심을 보인 분들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요구가 있기 마련이잖나. 원작이 훼손될 것 같더라. 그러다 넷플릭스라는 파트너를 만났고 시리즈로 제작하게 됐다. 따지고 보면 <오징어 게임>도 9년 만에 나온 거고 <고요의 바다>는 7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지금도 팬들과 만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작품이 너무도 많다. 결과적으로 작품의 운명인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이무생, 김선영, 공유, 배두나, 이준, 이성욱 배우가 22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요의 바다>는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으로,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인류 생존의 단서를 찾아 특수 임무를 받고 달로 떠난 탐사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4일 공개.

▲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이무생, 김선영, 공유, 배두나, 이준, 이성욱 배우가 22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요의 바다>는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 영화를 시리즈화한 작품으로,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인류 생존의 단서를 찾아 특수 임무를 받고 달로 떠난 탐사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4일 공개. ⓒ 넷플릭스

 
일련의 반응들, 그러니까 독창적인 한국형 SF의 탄생이라는 등의 호평부터 일부 설정에서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는 비판까지 정우성은 다 귀기울이고 있었다. "이렇게 논의된다는 게 관심이 크다는 증거니까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말을 이었다.

"저도 작품에 속한 사람으로서 과학적 근거, 이유에 대해 많이 묻기도 했다. 근데 <고요의 바다>라는 원작을 제가 택했을 땐 과학적 이론보단 철학적 질문에 끌린 것이거든. 본질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대화들이 있었다. 무엇을 지킬지 선택과 집중이 반복되는 제작 과정이었다. 비판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더불어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도 온전하게 존재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물론 제작과정에서 부딪힘도 있었지. 서사를 만들어가면서 원작자와 작가의 이해충돌도 상당했다.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솔직히 난감한 경우도 있었다. 절충안을 찾다가도 감정적 일도 있었고, 그걸 또 이성적으로 절충하는 식이었다. 촬영이 끝난 이후엔 후반작업에 집중하려 했다. 작품의 세계관을 잘 구현하려면 달 표면이나 기지를 잘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 CG 등이 좋은 평이 나와 기쁘다. 세트장 먼지를 지우느라 고생했다. LED 벽의 투명도를 지키려고 청소와 환기를 엄청 자주했지." 


캐스팅에 있어서도 기꺼이 참여한 배우들에게 정우성은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관찰자이자 이야기의 동력인 송지안 박사 역의 배두나를 우선 캐스팅한 후 스태프들의 추천으로 공유를 섭외했다는 후문이다. 정우성은 "결과적으로 두 배우의 연기가 모두 훌륭했다"며 "두나씨 결정 이후 공유씨가 빠르게 결정해줘서 놀랐고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OTT 협업, 장기적으로 봐야"

같은 소속사 식구이자 절친한 동료인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으로 새삼 주목받을 때도, 함께 영화에 출연해 현장을 누빌 때도 정우성은 동료 의식을 숨기지 않고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었다. 서로 출연하고 제작한 작품을 이미 다 보고 감상을 나눈 이야기를 전하며 정우성은 너무 숫자에 치중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히 세계적인 흥행을 뛰어넘어 어떤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게 흥미로웠다. 근데 흥행 기준을 그걸로 삼으면 곤란하다고 본다. 그 기준을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다만 문화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건 공유해도 좋을 것 같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은 매우 합리적으로 작품에 접근한다. 국가마다 자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은 많은데 그들이 전 세계 무대에 설 때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잖나. 결국 작품 자체의 매력을 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가 나름 작품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중시하기에 여러 시도가 이뤄진다고 본다. 그 기조가 유지되길 바란다. 더 많은 작품에게 기회가 갔으면 한다. <오징어게임> 이후 넷플릭스가 하나의 현상은 된다는 게 분명해졌다. 하지만 그게 주류 시장이 되진 않을 것 같다. 극장에서 볼 때와 스트리밍으로 볼 때 전달받는 감정이나 경험이 분명 다르거든. 각자의 장점이 있기에 충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공존할 것이라고 본다."


더불어 정우성은 넷플릭스와 협업 사례가 늘면서 불거지는 여러 우려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고요의 바다>의 판권 또한 넷플릭스에 속하게 됐기에 리메이크 등은 모두 한국 제작사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결정하게 된다. 정우성은 "리메이크 된다면야 반가운 일이고, 출연 제의가 온다면 저도 출연할 생각이 있다"며 "제작사가 가진 권리 등은 계속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 본다. 단시간에 결정나긴 어렵고 긴 안목으로 꾸준히 그 권리를 얘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제작자로 나선 배우 정우성. ⓒ 정우성

 
두 편의 작품을 제작했고, 최근엔 감독 데뷔작 <보호자>라는 영화 촬영까지 마친 상황이다. 보폭을 넓히고 있며 다양한 도전을 즐기고 있어 보였다. 특히나 판타지나 SF에 관심을 보여온 정우성은 "규정지어진 것에 대한 반항심일 수도 있고, 주류나 트랜드에 대한 경계심일 수도 있다"며 자신의 작품 철학을 밝혔다.

"소위 말하는 유행을 따르다가 다양성이 없어져 버리면 창작자들에겐 가장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도전 요소가 보이면 겁 없이 달려드는 것 같다. 이후로도 여러 작품의 제작을 생각하고는 있는데 제작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숙제가 많다. 가진 자원을 음미하면서 즐기면서 하고 싶다. <보호자> 또한 올해 상반기엔 개봉을 하려고 한다. (출연작인) <서울의 봄>도 곧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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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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