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U-20 월드컵을 빛낼 한국의 '예비 스타' '2017년 U-20 월드컵은 우리가 주인공!'. 한국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를 누구보다 반가워하는 준비된 예비 스타들이 있다. 바로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트리오' 백승호(16), 이승우(15), 장결희(15)가 주인공이다. 왼쪽부터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2013.12.6

▲ 2017년 U-20 월드컵을 빛낼 한국의 '예비 스타' '2017년 U-20 월드컵은 우리가 주인공!'. 한국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를 누구보다 반가워하는 준비된 예비 스타들이 있다. 바로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트리오' 백승호(16), 이승우(15), 장결희(15)가 주인공이다. 왼쪽부터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2013.12.6 ⓒ 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장결희가 최근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소년 시절 한때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의 이른 은퇴에 축구팬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결희가 지도자로 활동하게 될 평택시티즌FC 유소년축구단은 2017년 창단, 평택에서 '부천시민프로축구단 평택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출발한 팀이다. 장결희가 2021년까지 몸담았던 K4리그 평택시티즌FC과는 별개의 팀이다. 평택 유소년팀을 창단한 김탁돌 감독과 장결희는 숭곡초등학교 사제 지간이라는 인연이 있으며, 장결희의 지도자 전향도 김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인방의 축구인생

짧지만 참 파란만장한 축구인생이었다. 장결희는 숭곡초등학교- 포항제철중학교를 거쳐 2011년 스페인 라리가 명문팀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당시 이승우-백승호와 함께 '바르샤 코리안 3인방'으로 특급 유망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4년 FIFA(국제축구연맹)에서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금지'라라는 영입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어 3인방의 축구인생도 꼬였다.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몇 년간 공식경기 출전은 물론 팀훈련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성장세에 발목이 잡혔다.
 
3인방 중에서도 가장 타격이 컸던 것은 바로 장결희였다. 이승우와 백승호 역시 피해를 입었지만 그래도 한때는 해외 빅리그 구단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이승우는 2018년까지만 해도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장결희는 2015년 FIFA U17 월드컵에서는 최종명단에 들어가고도 부상으로 대회 직전 낙마한 것을 비롯하여, 한국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최종명단에서도 탈락했다. 당시 사령탑이던 신태용 감독은 3년간 실전경험이 없었던 장결희의 성장세가 사실상 고등학생 레벨에서 멈췄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장결희는 결국 2017년 여름에야 계약만료로 바르셀로나를 떠났지만 이미 정체된 성장세로 특급 유망주로서의 위상은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장결희는 2017년 그리스 아스테라스 트리폴리FC를 거쳐 2018년 9월에는 친정팀이라고 할 수 있는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계약을 맺으며 국내로 돌아왔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성인팀 1군에서 정식 데뷔는 하지 못한 채 20세 이하팀과 2군리그에서만 간간이 출전을 이어가다가 일찍 계약을 해지했다.
 
장결희는 2021년 2월 K3리그 평택시티즌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성적은 공식전 11경기(리그 9경기, FA컵 2경기)에 출전하여 1골이었다. 성인팀 데뷔전이기도 했던 지난 3월 6일의 대한축구협회 FA컵 1라운드 정읍 피닉스 FC전에서 교체출장하여 연장 115분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 그의 1군 경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이 됐다.
 
냉정히 말해 장결희는 3부리그에서도 약체팀에 속하는 평택시티즌(15위로 2022시즌 K4리그 강등)에서조차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대부분의 경기가 교체출전이었고 그나마 여름 이후에는 한동안 출전명단에도 들지 못하다가 시즌 막바지에야 다시 복귀하기도 했다.
 
유소년 시절에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플레이와 뛰어난 발재간으로 윙어로서의 자질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축구선수로서의 성장기에 중요한 3년을 출장 징계로 경기출전을 못했을 때 클럽에 계속 남아있는 잘못된 선택을 하여 기량저하가 심각해졌다. 신체적 조건에 있어서도 일찍 성장이 멈추며 동나이대 선수들에 비하여 훨씬 부족한 훈련량-실전 경험과 더불어 성인무대의 몸싸움과 압박을 견디기에는 왜소한 체구가 약점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할 정도의 기술적 발전과 노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결국 장결희는 유소년 시절에 받았던 엄청난 기대치가 무색하게 프로 성인팀에서 1부리그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유망주들에게 중요한 것이 어린 시절의 재능이나 빅클럽의 이름값이 아니라,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어린 선수들이 일찍 해외무대에서 뛴다고 해서 반드시 국내보다 성장 환경이 더 낫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백승호와 이승우도 돌고돌아 국내로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이승우(23)가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에 입단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그는 '고향 팀'인 수원FC에서 K리그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사진은 이승우.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이승우(23)가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에 입단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그는 '고향 팀'인 수원FC에서 K리그에 첫선을 보이게 됐다. 사진은 이승우. ⓒ 수원FC 제공

 
공교롭게도 장결희에 이어 백승호와 이승우도 모두 돌고돌아 국내로 돌아왔다. 백승호는 올시즌 K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아 맹활약으로 소속팀의 리그 5연패에 크게 기여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북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파울루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바르샤 3인방 중 그나마 성인무대에서 자리를 잡은 유일한 케이스다.
 
이승우는 지난해 12월 K리그1 수원FC에 입단하며 2022년부터 국내에서 뛰게 됐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 베로나(이탈리아)-신트트라위던(벨기에)-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 임대) 등을 거쳤지만 어느 팀에서도 자리를 잡지못했고, 결국 한국무대로 방향을 틀었다. 이승우는 현재 '백승호와 장결희의 갈림길' 사이에 서 있다고 할만하다.
 
백승호는 1997년생, 이승우는 장결희와 같은 1998년생이다. 비록 더 이상 유망주 소리를 들을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축구선수로서 다시 일어서기에 아직 늦은 나이도 아니다.
 
백승호도 K리그로 돌아오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고 초반에는 험난한 적응기를 거치기도 했지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실력으로 당당히 K리그 최강 전북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승우도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부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럽에서 외국인 선수로서 매순간 낯선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며 '용병'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야했던 것에 비하여, 국내무대에서 한결 심리적으로 편안한 환경이 주는 안정감은 비교할 수 없다. 대신 K리그행은 그들에게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장결희는 비록 선수로서 축구인생을 화려하게 꽃피우지 못했지만, 남들보다 일찍 지도자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선수로서는 평범했어도 지도자로서 더 빛을 발한 축구인들도 적지 않다. 대중이 기대했던만큼 현실이 화려하지 않다고 해서 그들이 꿈과 도전을 바친 시간들까지 무가치해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에 주눅들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을 개척해가는 사람들만이 미래를 열어 갈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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