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KB가 최하위 하나외환을 21점 차이로 대파하고 독주체제를 굳건히 했다.

김완수 감독이 이끄는 KB스타즈는 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90-69로 대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후 9연승을 달리다가 작년 11월 26일 우리은행 우리원에게 72-74로 덜미를 잡히며 시즌 첫 패를 기록했던 KB는 다시 9연승을 내달렸다. KB는 2위 우리은행과의 승차를 6경기로 크게 벌리며 이미 정규리그 우승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18승1패).

우리은행은 슈터 강이슬이 3점슛 3방을 포함해 18득점을 올렸고 최근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염윤아도 18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역시 KB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28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 4블록슛으로 골밑을 지배한 박지수였다. 작년 12월 20일 BNK 썸과의 경기에서도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던 박지수는 최근 3경기에서 두 번이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차원이 다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 입단 후에도 발전을 거듭한 박지수
 
 박지수 입단 이후 중위권을 전전하던 KB는 매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박지수 입단 이후 중위권을 전전하던 KB는 매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사실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서 박지수보다 더 큰 센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말단비대증으로 투병하고 있는 여자농구 역대 최장신 선수 김영희(205cm)는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농구대잔치 출범 초기 한국화장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국인 최초의 NBA선수 하승진의 누나이기도 한 '거탑' 하은주(202cm)도 '레알 신한' 황금기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3번이나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1980년대의 김영희와 2000년대의 하은주는 철저하게 피지컬에 의존한 농구를 하던 선수들이었다. 2m가 훌쩍 넘는 거구였던 두 선수는 압도적인 높이에 비해 기동력에서 약점을 보였고 김영희는 질병, 하은주는 고질적인 무릎부상 때문에 현역생활을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박상관 분당경영고 코치의 딸로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성장한 박지수와의 결정적인 차이다.

WKBL에 등록된 공식신장이 196cm(신발을 신으면 198cm)인 박지수는 어린 시절부터 착실한 기본기 훈련을 받았다. 박지수는 이미 고교시절부터 스피드와 센스, 운동능력에 슈팅까지 겸비한 '완성형 센터'로 불리며 성인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실제로 박지수는 분당경영고 시절부터 각종 연령별 국제대회는 물론이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주전센터로 활약하며 일찌감치 가능성과 잠재력을 과시한 바 있다.

2016년 KB에 입단한 박지수는 프로 첫 시즌 연령별 대표팀 참가와 부상으로 22경기 밖에 뛰지 못했음에도 15.85득점 12.51리바운드 3.64어시스트 2.18블록슛의 성적으로 가볍게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리고 3년 차 시즌에는 14.23득점 12.89리바운드 3.29어시스트 2.51블록슛의 뛰어난 성적으로 만 20세 3개월 5일이라는 WKBL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외국인 선수의 유무와 상관없이 박지수의 골밑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단순히 신장만 큰 게 아니라 매우 뛰어난 블로킹 감각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선수는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들도 박지수를 상대로 쉽게 골밑에서 정면승부를 하지 못했다. 게다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자신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활용하는 능력도 생겨 빈공간에 있는 동료들을 발견하는 시야와 패스워크도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점점 막기 힘든 선수로 거듭 났다. 

최근 3경기에서 트리플더블 2회 달성
 
 프로 6년 차 박지수는 통산 5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정선민(13회),신정자(6회)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프로 6년 차 박지수는 통산 5번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정선민(13회),신정자(6회)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코로나19의 영향으로 WNBA가 연기되고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던 2020-2021 시즌은 박지수의 진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전 경기 더블더블(10득점, 10리바운드 이상) 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박지수는 득점(22.33점)과 리바운드(15.23개), 블록슛(2.50개), 2점 야투(58.3%)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12-2013 시즌의 신정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준우승팀 MVP에 등극했다.

하지만 KB는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생명 블루밍스에게 챔프전 우승을 놓쳤고 5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안덕수 감독(KBS N 스포츠 해설위원)도 자진 사퇴했다. KB는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강이슬을 영입하며 박지수와 최고의 콤비를 완성했고 박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참가해 13.3득점 10.7리바운드 3.7어시스트 3.3블록슛을 기록했다. 비록 한국은 3연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박지수는 블록슛 전체 1위를 기록했다.

FA 최대어 강이슬이 가세한 KB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프로 6년 차가 된 박지수 역시 더욱 성숙한 플레이로 KB의 독주를 이끌고 있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KB가 치른 19경기에 모두 출전해 22.37득점 14.32리바운드 5.16어시스트 1.63블록슛으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2점 야투 등 4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3위를 달리며 절정의 패스감각을 뽐내고 있다.

작년 12월 20일 BNK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31득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시즌 첫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박지수는 2일 하나원큐와의 새해 첫 경기에서 2경기 만에 다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33분 49초를 소화한 박지수는 28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 4블록슛을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통산 5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KB의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3쿼터 막판에는 시즌 두 번째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박지수가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 KB의 전력이 얼마나 크게 달라지는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박지수는 이번 시즌 출전시간 순위에서 전체 19위(29분18초)에 머물러 있다. 이는 그만큼 김완수 감독이 팀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에이스 박지수의 체력을 관리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박지수의 체력은 오는 3월 말부터 시작될 봄 농구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