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1년 한 해가 거의 지나갔다. 2021 K리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FA컵 결승전과 승강 플레이오프도 끝이 났으며, 유럽 대부분의 리그는 절반 정도가 흘러갔다. 코로나19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이지만, 축구만큼은 계속 현재 진행형이었다. 2021년 한국 축구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자.

1. '비판을 찬사로' 벤투호의 달라진 위상

지난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한국의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0-3으로 패했다. 2011년 친선경기에서 당한 0-3 패배 이후 10년 만에 또다시 0-3 패배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황희찬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과 코로나19 등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라이벌에게 무기력하게 패배했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여론은 심상치 않았다.

이어지는 9월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벤투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절정에 이르렀다. 홈에서 펼쳐진 이라크와 레바논과의 1, 2차전 2경기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1골밖에 득점하지 못하며 1승 1무를 거뒀다. 팬들과 전문가들은 '벤투 OUT'을 외쳤으며 벤투 감독의 경질에 대한 기사가 무수히 쏟아졌다.

그러나 벤투호는 4차전 10월 이란 원정 1-1 무승부를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란 원정에서 손흥민이 12년 만에 득점을 터뜨렸고, 한층 올라온 경기력으로 악명 높은 이란 원정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어지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와의 5, 6차전 경기에선 완벽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찬사로 바꿨다. 현재 벤투호는 6경기 4승 2무 승점 14점으로 조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3위 UAE와의 승점 차는 8점 차다.

한국 대표팀은 역대 가장 안정적인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으며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해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대표팀이었다.

2. 전북 현대의 5연패와 울산의 3연속 준우승, '24년만'에 수비수 MVP

2021 K리그 1 우승 트로피는 전북 현대가 들어 올렸다. 전북 현대는 2017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왕좌를 거머쥐며 '전북 왕조'를 이어갔다. 반면, 울산 현대는 2019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팬들로부터 '준산(준우승+울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 시즌 호세 모라이스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은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시즌 초반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수많은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홍정호, 김보경, 이용 등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줬고 일류첸코, 구스타보, 쿠니모토 등 외국인 선수들의 쏠쏠한 활약으로 울산을 2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홍정호는 주장으로서 전북을 리그 최소 실점과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MVP를 차지했으며, 수비수로서 1997년 김주성 이후 24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3. 'MTS' 매탄소년단의 등장

올 시즌 K리그에는 'BTS(방탄소년단)'가 아닌 'MTS(매탄소년단)' 열풍이 불었다.

수원 삼성(수원)은 2021년 유독 수원 구단 산하인 매탄고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수원의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연일 이어지자 축구팬들은 '매탄고+BTS(방탄소년단)'의 합성어인 'MTS(매탄소년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음바페 연상시키는 플레이로 'K-바페'라는 별명을 얻은 2002년생 공격수 정상빈은 28경기 6골 2도움으로 팀의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하며 영플레이어상 2위를 수상했다. 또한 2001년생 강현묵과 2000년생 김태환은 각각 1골 2도움과 1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보탬을 했다.

뿐만 아니라 '매탄 선배' 권창훈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에서 수원으로 돌아왔으며, 공격수 김건희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했다.

'매탄고' 출신들의 활약으로 수원은 3년 만에 파이널 A에 진입했으며 기존 매탄소년단 멤버들에 더해 전세진, 오현규 등의 전역으로 다가오는 2022년을 기대케하는 한 해였다.

4. '1996년생 쥐띠'들의 활약

한국 대표팀의 1996년생 세 선수가 국가대표팀, 유럽 리그 소속팀에서도 2021년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중국리그에서 터키리그로 이적한 '몬스터' 김민재는 이적하자마자 팀의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연착륙을 마친 김민재는 지난 11월 터키리그 최고의 더비 매치인 갈라타사라이와의 '이스탄불 더비'에서도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등 팀의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고, 이적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복수의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황소' 황희찬도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라이프치히(독일)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잉글랜드)로 임대 이적했다. 황희찬 역시 이적하자마자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현재 팀 내 득점 1위인 4골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리그 루빈 카잔에서 뛰고 있는 황인범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여름 러시아 리그로 이적한 황인범은 뛰어난 실력과 리더십으로 주장 완장까지 꿰찼다. 지난 10월 니즈니 노브고로드전에서는 팀의 주장과 부주장이 모두 결장하자, 황인범이 주장으로 선발 출전해 팀을 진두지휘했다.

세 선수는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빛났다. 김민재는 후방에서 든든한 수비로 최종예선에서 A, B조 통틀어 최소 실점을 이끌고 있으며, 황희찬은 대표팀의 돌격대장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원조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 역시 중원에서의 안정감을 선보이며 카타르로 가는 길을 밝히고 있다.

5. '주장' 손흥민의 소속팀 감독 변천사

한국 대표팀 주장이자 토트넘 훗스퍼의 에이스 손흥민은 올 한해 소속팀에서 무려 4명의 감독과 함께했다.

20-21시즌인 지난 4월 중순 조세 무리뉴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토트넘에서 경질당했다. 무리뉴의 후임은 토트넘 코치직을 맡고 있던 라이언 메이슨이 맡았으며, 메이슨은 비록 감독 대행이지만 프리미어리그 최연소이자 첫 20대 감독이 됐다.

20-21시즌 이후 토트넘은 수차례 갈등 끝에 前 울버햄튼 감독이었던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선임했다. 누누 감독은 리그 초반 3경기에서 3연승을 거두며 8월 리그 이달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9월부터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토트넘 수뇌부는 11월 1일 누누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후임은 이탈리아의 명장 안토니오 콘테였다.

콘테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망가졌던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부임 이후 리그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으며 4위 아스날보다 2경기를 덜 치른 현재 리그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토트넘의 감독 자리는 지각변동이 심했지만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은 흔들림이 없었다. 손흥민은 어느 감독체제에서나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현재도 리그 8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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