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GS칼텍스를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영택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8-26,31-29,17-25,25-21)로 승리했다. 염혜선 세터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2경기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0-3으로 패했던 인삼공사는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적립하며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11승6패,승점 33점).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45.83%의 점유율을 책임지면서 42.42%의 성공률로 33득점을 기록했고 이소영이 14득점, 박은진이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2득점,고의정이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인삼공사가 승리할 수 있었던 큰 비결은 염혜선 세터 부상 후 블안했던 세터가 안정을 찾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인삼공사 승리의 주역으로 하효림 세터를 꼽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염혜선 세터 부상 후 주전 기회 얻은 하효림
 
 하효림은 주전세터 염혜선의 부상으로 부담스러우면서도 설레는 주전의 기회를 얻었다.

하효림은 주전세터 염혜선의 부상으로 부담스러우면서도 설레는 주전의 기회를 얻었다. ⓒ 한국배구연맹

 
현재 V리그 여자부에는 주전세터와 백업세터의 구분이 비교적 확실한 구단이 있는 반면에 기량이 엇비슷한 두 명의 세터가 선의의 주전경쟁을 벌이며 출전시간을 나눠 갖는 팀도 있다. 한 명의 세터가 시즌 전체를 이끌어가던 실업배구 시절이나 V리그 초창기와 달라진 부분이다. 물론 감독의 성향이나 팀 상황에 따라 세터진을 운영하는 방식이 다를 뿐 이 중 어떤 게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시즌 16승1패(승점48점)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주전 김다인, 백업 이나연 체제가 비교적 확실한 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다영(PAOK)이 팀을 떠나자 이나연 세터를 영입했는데 정작 시즌 개막 후 주전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는 김다인 세터였다. 현재 이나연 세터는 야스민 베다르트가 후위로 빠지고 황연주를 투입하며 전위에 공격수 3명을 배치할 때 주로 출전하고 있다.

조송화 세터가 물의를 일으키며 계약해지된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백업세터였던 김하경이 주전으로 올라와 대부분의 경기를 책임지고 있다. 기업은행에는 프로 3년 차 세터 이진도 있지만 김하경이 이번 시즌 1254번의 세트를 시도하는 동안 이진은 127회 밖에 세트를 시도하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이고은 세터가 초반 주전으로 활약하다가 2라운드 중반부터 신인 이윤정 세터에게 자리를 내줬다.

반면에 GS칼텍스와 흥국생명,페퍼저축은행은 확실한 주전세터 없이 2명의 세터가 비슷한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0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안혜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난 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지원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흥국생명도 김다솔 세터와 박혜진 세터가 비슷한 출전시간을 나눠 갖고 있고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 역시 이현 세터와 구솔 세터가 번갈아 가며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프로 초창기부터 이효희(도로공사 코치)와 김사니,한수지(GS칼텍스),이재은으로 이어지는 주전세터 계보가 비교적 확실한 팀이었다. 2018-2019 시즌 후 이재은 세터가 은퇴했을 때도 트레이드를 통해 한수지를 내주고 염혜선 세터를 영입했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5대 주전세터' 염혜선이 지난 1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당장 하효림 세터가 주전의 중책을 떠안게 됐다.

2경기 만에 주전 적응 끝낸 하효림
 
 하효림은 최소 4라운드, 최대 5라운드 중반까지 인삼공사의 토스를 책임져야 한다.

하효림은 최소 4라운드, 최대 5라운드 중반까지 인삼공사의 토스를 책임져야 한다. ⓒ 한국배구연맹

 
강소휘(GS칼텍스)와 이한비(페퍼저축은행),이주아(흥국생명) 등을 배출한 안산 원곡고 출신의 하효림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도로공사에 지명됐다. 전체 11순위라는 지명순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허효림은 배구계 전체가 주목하는 유망주 세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도로공사 입단 후 이효희 세터에 가려 많은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던 하효림은 도로공사에서 두 시즌을 보낸 후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인삼공사 이적 첫 시즌 이재은 세터의 백업으로 활약하며 25경기에 출전했던 하효림은 2019년 국가대표 출신의 염혜선 세터가 오면서 출전기회가 더욱 줄어 들었다. 실제로 하효림은 2019-2020 시즌 14경기에서 26세트, 2020-2021 시즌 20경기에서 56세트 출전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시즌에는 출전 경기수 대비 코트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세트당 9.48개의 세트성공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도 염혜선의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하효림은 염혜선이 손가락 수술로 이탈하면서 드디어 주전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하효림은 염혜선 이탈 후 첫 경기였던 21일 흥국생명전에서 아쉬운 토스워크와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이면서 0-3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남은 세터 자원이 하효림 밖에 없었던 인삼공사는 지난 23일 대구시청에서 활약하던 김혜원 세터를 단기계약으로 영입하며 하효림이 흔들릴 때를 대비했다.

하지만 인삼공사가 새로 영입한 김혜원 세터는 24일 GS칼텍스전에서 단 3번 밖에 세트를 시도하지 못했다. 사실상 풀타임으로 출전한 하효림 세터가 세트당 13.25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는 활약으로 인삼공사의 3-1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 선수 옐레나에 대한 의존이 다소 컸지만 이는 그만큼 옐레나의 컨디션이 좋은 것을 빨리 파악했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66.67%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센터 박은진의 적절한 활용도 돋보였다.

약 6주 간의 결장이 예상되는 염혜선 세터는 빨라야 2월 초 또는 중순에야 돌아올 수 있다. 그 때까지는 하효림 세터가 인삼공사의 주전세터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물론 도로공사의 이윤정처럼 인삼공사 역시 실업팀 출신의 김혜원 세터가 돌풍을 일으켜 준다면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인삼공사에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역시 주전으로 올라선 하효림이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염혜선 세터의 자리를 잘 메워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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