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KIA타이거즈 구단은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외야수 나성범과 계약기간 6년에 총액 150억 원(계약금60억,연봉60억,옵션30억)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와 맺었던 4년150억 원과 같은 역대 최다액(총액기준) 타이기록이다. 나성범은 계약 후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선수단에 야구는 물론, 그 이상으로 도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2년 NC다이노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나성범은 지난 9년 동안 타율 .312 212홈런830타점814득점을 기록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외야수다. 공수주를 겸비한 검증된 좌타거포를 영입하면서 KIA팬들은 무기력했던 타선이 올 시즌과는 다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KIA타선의 부활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따라야 한다. 바로 올 시즌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최형우의 반등이다.

FA계약으로 최소140억 챙긴 강타자
 
 부상으로 104경기 출장에 그친 KIA 최형우

부상으로 104경기 출장에 그친 KIA 최형우 ⓒ KIA 타이거즈

 
지난 2016년 타율 .376 195안타31홈런144타점99득점의 성적으로 타율과 타점, 최다안타 1위에 등극한 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가 FA자격을 얻었다. 당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 시즌을 이어가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최형우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뜨거웠다. 2016년 겨울 FA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최형우 쟁탈전'에서 승리한 팀은 바로 최형우의 고향팀(전북 전주 출신의 최형우는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KIA였다.

KIA는 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에게 사상 처음으로 100억 원의 몸값을 안겨줬다. 옵션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순수 보장액 만으로 100억 원을 채워준 것이다. 최형우가 역대 최초로 'FA 100억 시대'를 열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라면 그 정도의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30대 중반을 향해가던 최형우의 나이를 언급하며 100억 원은 다소 과한 금액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형우는 이적하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KIA가 왜 자신에게 100억 원을 투자했는지 실력으로 증명했다. 최형우는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7년 타율 .342 26홈런120타점98득점의 성적으로 출루율(.450) 타이틀을 따내며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를 이끌었던 간판타자가 고향팀으로 돌아오자마자 KIA의 '우승 전도사'로 활약한 것이다.

최형우는 남은 3년 동안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KIA의 4번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리그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었던 2019년 타율 .300 17홈런86타점으로 주춤(?)했던 최형우는 작년 시즌 타율 .354 28홈런115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타격왕에 등극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는 'FA자격을 갖추기 직전 해의 최형우'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FA 시즌을 앞둔 최형우는 무시무시한 강타자가 됐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12월 KIA와 계약기간 3년에 총액 47억 원(계약금13억,연봉9억,옵션7억)의 조건에 두 번째 FA계약을 맺었다. 물론 순수 보장액으로만 100억 원을 채웠던 4년 전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한국 나이로 39~41세가 되는 노장 타자에게 3년40억 원을 보장해준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대우였다. 최형우의 변함없는 활약에 대한 KIA의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계약이었다. 

올해 최악의 부진, 슬럼프인가 에이징커브인가

최형우는 나지완, 황대인 등 변수들이 가득한 올 시즌 KIA 타선에서 꾸준한 성적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타자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KIA 타선의 당연한 '상수'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최형우가 올 시즌에는 변수로 변하고 말았다. 망막질환과 햄스트링 통증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최형우는 삼성에서 신인왕을 받았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 110경기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104경기 출전).

잦은 결장 속에 컨디션 유지도 쉽지 않았던 최형우는 타율 .233 12홈런55타점52득점이라는 데뷔 후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8년부터 이어오던 13년 연속 세 자리 수 안타와 70개 이상의 타점 기록이 모두 중단됐고 2013년부터 이어온 연속 시즌 3할 기록도 8년에서 멈추고 말았다. 작년 시즌 KIA 9위 추락의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최형우가 가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이 차례로 부임한 KIA는 내년 시즌 대반격을 위한 카드로 FA 최대어 나성범을 영입했다. 나성범과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구축에 일부 야구팬들과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시즌 KIA가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이 완성됐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 KIA가 나성범과 최형우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올해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던 최형우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올 시즌의 최형우의 올 시즌 부진이 부상에 따른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닌 여러 노장 선수들이 겪었던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저하)의 시작이었고 내년에도 반등에 실패한다면 KIA의 나성범 영입 효과 역시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올해까지 5개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와 6개의 골든글러브, 그리고 통산 타율 .316 342홈런(5위)1390타점(2위)2073안타1105득점(이상 10위)을 기록한 KBO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KIA로부터 각각 9억 원의 연봉을 받는 최형우는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있는 노장 선수가 아닌 여전히 KIA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야 할 선수다. 김종국 신임 감독과 KIA팬들이 2022년 최형우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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