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비하 및 욕설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심석희(24·서울시청)가 베이징에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내 연맹 회의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를 개최, 심석희의 처벌 여부 및 수위를 놓고 논의를 가졌다. 연맹은 심석희에게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날 공정위에 직접 출석한 심석희는 취재진의 물음에 어떠한 대답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근까지도 개인 훈련을 소화할 정도로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지만, 이번 징계로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빙상인의 명예 훼손' 심석희, 징계 피해가지 못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10월이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조항민 코치와 심석희가 온라인 메신저로 동료 선수들에 대해 조롱하는 대화를 나눈 것이 알려졌는데, 여자 1000m 결승서 최민정(23·성남시청)을 일부러 넘어뜨리려고 했던 혐의를 받게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밖에도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과 동계아시안게임 승부조작 혐의, 라커룸 불법 녹취 혐의 등까지 받으면서 조사위원회를 꾸린 빙상연맹은 해당 혐의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

약 한 달간 조사를 진행한 끝에 지난 8일 결과를 발표한 조사위원회는 욕설 및 비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조사위가 진행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징계를 결정하게 됐다.

21일 공정위 이후 스포츠공정위원회 김성철 위원장은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인 '성실의무 및 품위 유지' 조항에 따라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심석희가 빙상인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판단했다. 중징계 중 경미한 징계인 2개월의 자격정지를 내리게 됐다"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심석희가 다른 선수를 비하했다고 인정했다. 불법적으로 유출된 사적인 메시지였지만, 이미 공론화 되었기 때문에 징계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순수하게 징계 대상 내용만 보고 결정했고 동료 선수를 비하한 내용을 가장 비중있게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출전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듯

내년 2월 4일에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대표팀 엔트리 제출 기한은 1월 24일까지로, 빙상연맹은 이보다 하루 앞선 23일 대한체육회에 쇼트트랙 대표팀 엔트리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금 일정대로라면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심석희는 올림픽 개막 전까지 태극마크를 달 수 없고, 자연스럽게 올림픽 엔트리에 포함될 수 없는 상태다. 빙상연맹은 심석희 없이 월드컵 대회를 소화했던 선수들 위주로 엔트리를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심석희 입장에서 올림픽 출전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법원에 이번 공정위 징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법이 존재하고,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재심 청구 모두 심석희의 손을 들어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무엇보다도 선수를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 선택은 심석희의 몫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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