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에스파

에스파 ⓒ SM엔터테인먼트


4인조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소속사 SM의 선배 그룹 S.E.S.의 곡을 에스파 스타일로 리메이크했다. 바로 1998년에 발표해 큰 인기를 누렸던 S.E.S. 정규 2집 타이틀곡 'Dreams Come True(드림스 컴 트루)'다.

멤버 전원이 2000년 이후 출생자인 에스파가 1998년의 노래를 부르는데도 전혀 옛날 곡 같은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다. SM의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된 이 리메이크 작업에는 보아가 프로듀싱과 안무에 참여했고, S.E.S. 멤버 바다가 디렉터로 힘을 보탰다.  

"Let's bring back to 90's"

도입부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리스너를 데리고 199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이 노래는 원곡이 가진 신비로운 분위기에 에스파만의 젊고 힙한 분위기가 더해졌다. 도입부만 들으면 이 곡이 'Dreams Come True'가 맞나 싶을 정도로 크게 변형됐는데, 처음에는 이런 대범한 변화가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편곡버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어떻게 원곡을 에스파 콘셉트에 딱 맞춰서 이렇게 리메이크했지?"

"와우... 편곡 진짜 잘했다. 1990년대 노래가 약간 힙한 느낌이 있어서 요즘 감성과 잘 맞는 듯." 


이런 댓글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넥스트레벨'이나 '세비지' 같은 에스파의 노래들의 특징이, 하나의 곡 안에서도 여러 번 변화하는 구간이 있어 구성이 다채롭다는 점인데 그런 특징을 'Dreams Come True'에서도 여실히 반영한 것이다. 곳곳에 영어 랩을 가미하여 더욱 젊고 힙한 에너지가 부여됐고, 리듬과 멜로디도 더 매력 있게 바뀌었다. 과한 리메이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거부감보다는 '에스파스럽다'는 인상과 함께 편곡이 정말 훌륭하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

원곡과 너무 다르다는 댓글 아래에는 "나는 오히려 원곡이랑 달라서 좋던데"라는 댓글이 더 많이 달릴 만큼 에스파만의 개성이 잘 묻어있다. 이렇듯 좋은 반응을 얻은 데는, 원곡의 핵심은 살리면서도 편곡에 있어서 여러 시도를 했다는 데 있어 보인다.   

"내가 원하는 대로/ 자신 있는 모습 그대로/ 이제껏 숨겨 왔던 비밀을/ 네게 모두 말하고 싶어 Baby

Funny how all dreams come true/ 나를 지켜줄 거야/ 아껴왔던 작은 사랑도/ Funny how I feel for you/ 너의 곁에 그려질/ 꿈결 같은 나의 미래도"


원곡의 핵심이 되는 위의 부분의 멜로디와 가사는 거의 건들지 않았다.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특색 있는 소리들도 그대로 살려서 원곡의 향수를 느끼게 한 점도 똑똑한 편곡이다. 음원과 동시에 공개한 뮤직비디오 역시도 노래처럼 미래적인 콘셉트로 채워졌다. 원곡 뮤비를 오마주하여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린 점도 신의 한 수다.

"이미 20년 전에 S.E.S.가 미래지향적인 노래를 많이 들고 나왔었지. 그때도 뮤비가 우주여행 콘셉트였는데 지금 에스파 콘셉트와 결이 비슷하다. 이번에 유영진이 작정하고 과거랑 현재, 미래를 통합한 듯."

리스너의 이런 예리하고 재미있는 분석도 흥미롭다. 아바타를 내세운 에스파의 미래지향적인 콘셉트가 20년 전 S.E.S.가 보여준 콘셉트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이 신기하고 묘하다. 특히 미래적인 분위기의 'Dreams Come True'를 선곡하여 리메이크한 것은 에스파의 매력을 한층 부각해주는 선택이었다. 

2021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담은 'Dreams Come True'는 무한반복하기 딱 좋은 곡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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