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 KBS

 
지난 7일 미국은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이 내세운 건 인권 문제다. 사실 미국의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G2인 미중 갈등으로 인한 결과물이란 평가도 많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2일 방송된 KBS 1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 중국을 쏘다' 편은 중국의 테니스 선수인 펑솨이의 실종사건으로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중국에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어떤 의미인지,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선언한 이유와 미중에 낀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3일 '보이콧 베이징 미국, 중국을 쏘다' 편을 취재한 하누리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하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난 12일 방송된 KBS 1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 중국을 쏘다' 편 취재하셨잖아요. 방송 끝났는데 어떠세요?
"외교 문제여서 추상적일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어서 걱정됐는데 많이 봐주셨더라고요. 시청률이 잘 나오고 또 유튜브 실시간 조회 수도 많이 올라서 생각보다 시청자분들이 우리나라 외교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것도 알았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 10월에도 미중 갈등을 다루셨는데 이번에 다시 취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래 계획에 있었던 건가요?
"10월 방송분은 8월 중순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의 이야기라 시기상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프간을 떠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는 중국이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프간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10월에 아프간을 다루면서 중국 얘기도 나왔었죠. 그때 심도 있게 다루고 나니까 그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가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땐 '미국, 새 게임을 시작하다'가 제목이었는데, 사실상 이번 편은 그 2탄인 거죠."

- 지난 11월 갑자기 사라진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의 이야기로 방송을 시작했어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중국으로선 베이징 올림픽이 정치·경제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중요해요. 어느 나라에나 올림픽은 중요하겠지만 중국은 더 특별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걸 눈으로 보여줄 만한 사건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펑솨이 사건이 터졌습니다. 방송에도 나왔지만, 배우 판빙빙이나 알리바바 마윈 대표가 실종됐을 때 전 세계가 '이 사람들 어디 갔냐'고 물었는데 중국 언론이 이 사람들을 애써서 노출시키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펑솨이의 경우, 논란이 발생한 다음 날 바로 중국 관영매체들이 '펑솨이 살아있다'고 영상을 내보냈죠. 특히 IOC 위원이 '이건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로 다음 날 바흐 IOC 위원장과 펑솨이가 영상통화를 했고요. 아주 발 빠르게 대응을 하더라고요. 전문가들은 펑솨이가 올림픽 스타니까 올림픽에 지장이 있을까 봐 중국이 바로 대처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중국이 얼마나 올림픽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더불어 중국의 내부적인 상황이 어떤지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 KBS

 
-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바흐 IOC 위원장에게 녹색 올림픽을 천명했죠. 그래서 석탄 생산을 막고 전력 생산을 줄였고, 그 결과 정전이 중국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취재하셨나요?
"10월쯤 (이번 편) 취재를 시작했어요. 그때 중국에서 전력난이 있었던 직후였는데, 이게 해결됐는지 가장 먼저 확인했죠. 중국 정부 입장에선 석탄 공장을 다시 돌려야 하는데, 푸른 하늘을 보여주겠다고 천명한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부담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탄소 중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과정과 목표부터 취재해나갔어요.

중국에서 (전력난이)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중국 어느 지역의 공장이 모두 가동 중단돼서 납품기일 못 맞춰 발을 동동 굴렀다고도 하고요.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는데, 해당 공장의 제조품 대부분이 내수용이 아니고 해외 수출용이었어요. 우리나라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해외 자동차에 납품하는 곳이었는데 납기일이 늦어지니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린 것이지요."

- 시진핑 주석은 이번 올림픽을 연임에 이용하려는 걸까요?
"저희가 취재한 중국 전문가의 말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이 우상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령 교과서에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싣는 식이죠. 올림픽이 잘 되면 국민 결집 효과도 있고 지지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중요한 행사일 겁니다. 이 때문에 올림픽 때까지는 타이완을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분석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 그럼 올림픽이 끝나면 타이완과 중국이 전쟁할 가능성도 있나요?
"저희가 인터뷰한 한국 교수님이나 중국 교수님도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중국 사람들도 타이완과의 통일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타이완에 굉장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실제 타이완 침공을 했을 경우에 미국과 동맹국이 나서면 승산이 있다는 보장이 없단 거죠. 그래서 실제 행동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시더라고요."

- 방송 전에 미국이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잖아요. 예상했던 부분인가요?
"저희가 이 취재를 10월부터 기획했는데 그때 이미 미국이 보이콧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달라진 게 있다면, 원래 원고에는 'OO월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보이콧 여부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에서 '보이콧을 선언했다'로 바뀐 정도입니다. 전면 보이콧은 안 하고 외교적인 보이콧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전면적 보이콧을 하려고 했으면 선수단에 미리 알려야 할 텐데 그런 조짐은 없었어요.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교적 보이콧으로만 가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 미국은 외교적 보이콧의 이유로 인권을 내세웠어요. 일각에선 인권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인권이 이유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 내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퇴색했다고들 여겼잖아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번 행정부에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되살리겠다'는 약속도 많이 했고 그 열망도 강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더 보호하고 지향하겠다는 움직임도 있어서, 중국에도 인권 부분을 문제 삼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보이콧의 이유가 그게 전부는 아니겠죠. 먼저 바이든이 아프간에서 나오면서 탈레반 손에 넘어가게 됐고, 세계적으로도 미국 내에서도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바이든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타개하려면 '또 다른 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데 미국으로서는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반도체처럼요. 이런 복합적인 상황이 미국을 중국과의 경쟁으로 내몰고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 타이완과 중국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미중 관계에서도 타이완이 중요하다고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방금 말씀드린 대로 민주주의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를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된다는 열망이 강해졌습니다. 민주주의 자체가 퇴보했다는 설문조사도 나오고요. 이 부분에서 미국에 숙제가 있는 상황에서 타이완이라는 민주 국가와 함께 하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겠지요. 두 번째는 이제 기술 경제 문제인데, 삼성보다 앞서 있는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 1위가 타이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타이완의 반도체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미국이 손을 잡는 게 그 나라로서는 중요하겠지요. 더불어 타이완도 경제적으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국가입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과 손을 잡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국을 견제하는 정치적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중국은 타이완을 '우리나라'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항상 '하나의 중국'을 이야기하고 그것은 홍콩, 타이완, 신장 위구르족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최근에 시진핑 주석이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고 있고요. 그래서 통일을 이야기하고 있고요. 미국도 '하나의 중국'에 반대하진 않습니다."
 
 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KBS 2TV <시사기획 창> '보이콧 베이징, 미국을 쏘다' 편의 한 장면 ⓒ KBS

 
-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가 문제잖아요. 한국은 중국과 미국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사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습니다. 중심을 잡아야 되는데 자칫하면 친중으로 보일 수도 있고 친미로 보일 수도 있고 반중으로 보일 수도 있고 반미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우리는 우리나라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결론으로 나아갔고 그게 전문가들이 똑같이 저희에게 제언을 주셨던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예전처럼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약한 나라가 아니다. 세계에서 좀 더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한 때다. 우리 개별적인 이익을 찾아서 가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교역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중국'이랄 것도, 안보 동맹국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국' 편을 들 것도 아니란 거죠. 세계 여러 나라와 다자외교를 통해서 교역처든 동맹이든 다양하게 뚫어야 한단 것이었습니다."

-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반면,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중국이 부총리급을 보냈으니 우리도 거기에 맞추는 게 미국이나 중국에 할 말이 있지 않겠냐'고 했고요.
"신기욱 교수님이 말씀하신 건 '장관이 가야 된다', '대통령이 가야 된다'는 건 아니고 우리나라가 외교적 보이콧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갈지는 정부에서 결정하겠지만 우리의 국익에 따라서 움직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본조차도 보이콧 여부에 대해 바로 미국에 동조하지 않고 '우리의 국익에 따라서 하겠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저희도 그런 측면에서 검토하지 않을까요. 지난주에 열린 미국이 주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우리나라가 참석했는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해서 중국이 저희에게 항의하지 않듯이, 저희가 베이징 올림픽에 간다고 해서 미국이 저희한테 뭐라고 할 것도 아니겠지요.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세계에 보여줄 선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취재했지만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력난이 있었던 공장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습니다. 우리 <시사기획 창>에서 따로 탄소 중립 문제를 다룰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건 주제에서 벗어나서 넣지 못한 것인데, 일종의 관전 포인트라 소개를 드리고 싶은데요. 올림픽 후원사 중 대표적인 게 삼성이죠. 중국이 삼성의 가장 큰 시장인데, 이번에 후원한다면 세계적으론 불매 운동이 있을 수도 있겠죠. 삼성으로선 고심거리일 듯했습니다. 어떤 결정을 할지, 그 결과가 미중 경쟁에서 '자본'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듯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저희 방송의 유튜브 실시간 댓글에 '단군 할아버지는 왜 우리나라를 여기에 두셔서 이렇게 고생하게 했냐'는 내용이 있었어요. 제작진이 이 댓글을 재미있게 봤는데, 어떤 면에서는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서 힘들었지만, 그 사이에서 버텼고 성장했죠. 각국 전문가들이 '미중 관계 완화를 위해 한국이 나서 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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