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선수가 있으면,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오기 마련이다.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KBO는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와 6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을 맺은 외야수 박건우의 FA 공시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19일 NC가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두산에게 넘겨주었다.

박건우는 FA 등급제서 'A등급'에 속한다. A등급의 경우 원소속구단은 20인 보호선수 명단 외 1명 지명과 FA로 이적한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를 받을 수 있고, 선수 없이 이적 선수의 전년도 연봉 300%를 받는 방법도 있다.

FA 등급제가 도입되기 이전에도 일반적으로 보상선수와 보상금을 모두 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FA로 이적한 두산 역시 돈만 챙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2013 시즌 종료 후 이종욱과 손시헌이 NC로 갔을 당시에는 신생팀 혜택으로 현금 보상만 가능했기 때문에 이땐 선수 없이 현금만 받았다.
 
 (왼쪽부터) 오재일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지명된 박계범, 최주환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이적한 강승호

(왼쪽부터) 오재일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지명된 박계범, 최주환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이적한 강승호 ⓒ 두산 베어스


'보상선수 신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재미 본 두산

FA로 이적한 선수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두산이 지명했던 보상선수들은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보상선수 신화'라는 단어까지 탄생할 정도였다.

'보상선수 신화'의 시작점이 된 것은 2008시즌 종료 후 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오게 된 이원석(現 삼성 라이온즈)이었다. 첫 시즌부터 100경기 넘게 출전하면서 1루와 3루 수비를 도맡았다. 선수 본인도 본인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을 마련했고, 팀에게도 플러스가 된 선택이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역시나 2018년 말 FA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이형범이었다. 2019시즌 67경기 61이닝 6승 3패 10홀드 19세이브 ERA(평균자책점) 2.66으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이후 두 시즌 동안 부침을 겪었으나 재기에 성공한다면 언제든지 불펜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자원으로 손꼽힌다.

올 시즌에도 보상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FA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박계범은 3루수와 유격수, 2루수를 오가면서 118경기 타율 0.267 5홈런 46타점 OPS 0.725를 기록했다. 노쇠화와 부진의 영향을 받은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자리를 대신하는 날이 많았다.

징계 소화 이후 뒤늦게 1군에 등록한 강승호도 나쁘지 않았다. 113경기 동안 타율 0.239 7홈런 37타점 OPS 0.676으로,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8타수 3안타 2타점 타율 0.375)과 플레이오프(8타수 5안타 4타점 타율 0.625)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국가대표 2루수' 오재원의 자리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젊은 선수 대거 묶인 NC... 두산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질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박계범이나 강승호처럼 당장 도움이 되는 선수가 오길 바라는 게 구단의 마음이다. 더 이상 화수분 야구에 기댈 수 없는 두산은 이번에도 선수 지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변수가 있다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보호됐다는 점이다. NC가 따로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내기도 했지만, 규정상 기존에 군보류 선수나 육성 선수로 분류된 선수들 역시 보상선수로 지명할 수 없다.

상무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합격해 지난 13일 입대한 최정원과 배민서를 비롯해 투수 소이현 등 현역 입대 선수 역시 자동 보호된다. NC는 지난 5월 FA 이용찬을 영입했을 때도 유망주를 대부분 보호했는데, 이번에는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고민을 끝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두산은 21일까지 내부 논의를 거쳐 22일 보상선수 지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창원에서 잠실로 올라와 새롭게 출발할 선수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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