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줬다. '한국축구의 희망' 손흥민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값진 동점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확인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최근 팀 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약 2주 만에 경기에 나섰다. 손흥민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동안 격리됐었다. 격리 해제 이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고 부상 우려도 있는만큼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과감하게 리버풀전에서 팀 내 최다득점자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과 케인을 투톱으로 배치하는 3-5-2 전형을 들고나왔다.
 
전반만 해도 확실히 손흥민의 몸상태는 다소 무거워보였다. 전반 17분 골키퍼와 완벽한 1대 1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는 등 평소의 손흥민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손흥민의 움직임은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팀이 1-2로 역전당한 후반 29분 해리 윙크스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침투했고, 공을 걷어내기 위하여 달려나온 알리송 골키퍼를 제치며 여유있는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바로 콘테 감독이 손흥민에게 기대했던 스피드와 공간침투에 의한 득점이었다.
 
리버풀전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장으로 토트넘 입단 이후 '통산 3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으며, 토트넘 '통산 115호골'까지 터뜨리며 기념비적인 업적을 스스로 자축했다. 또한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 7호골을 터뜨리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취소되기 전이었던 2일 브렌트포드전, 5일 노리치 시티전에 이은 개인 3경기 연속 골까지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국 언론 BBC는 손흥민에게 양 팀 최다인 평점 6.97점을 부여하며 경기 MVP에 선정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에는 적장인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크게 웃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흥민은 클롭 감독과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으며 클롭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손흥민의 트레이드 마크인 밝은 미소와 친화력을 다시 볼수 있게 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토트넘은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올시즌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고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무승부을 거뒀다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리그 6연승 행진이 중단된 리버풀 역시 버질 판 다이크와 파비뉴의 공백이 있었지만 토트넘보다는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리버풀과 경기내내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결정적인 골찬스를 수차례 만들어냈다.
 
전반 선제골 이후 손흥민과 알리의 득점찬스까지 살렸다면 토트넘이 대승을 거둘수도 있었던 흐름이었다. 토트넘은 콘테 감독은 부임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승 2무,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8승2무5패 승점 26점으로 7위를 기록하여 '빅4' 재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여기에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의 부활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데 있다. 토트넘의 주포지만 올시즌 맨시티 이적 추진이 무산된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해리 케인은 리버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지난 10월 1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무려 두 달 만에 리그 득점에 성공했다. 케인은 전반 13분 탕귀 은돔벨레의 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시즌 14골을 합작한 데 이어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합작골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황금듀오'로 꼽혔지만, 올시즌에는 케인이 부진에 빠지면서 손흥민의 부담이 가중된 상태였다. 하지만 리버풀전에서 케인은 손흥민과 나란히 득점포를 터뜨렸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리버풀의 뒷 공간을 공략하고 서로 간의 콤비플레이를 통하여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창출해냈다. 오랜만에 두 선수의 파괴력을 활용한 역습이 위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2010년대 후반 토트넘의 전성기 경기력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부진의 장기화로 1월 이적시장에서 방출대상으로 거론되던 델레 알리도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알리는 콘테 감독 체제에서 전력외로 분류되어 이적설이 거론되었으나 이날은 모처럼 왕성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몸싸움, 수비가담을 보여주며 토트넘에 힘을 불어넣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이 없는 상황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손흥민-케인을 지원사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만 놓고보면 토트넘이 알리를 내보내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손흥민-케인-알리는 이른바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DESK'라인의 주력 3인방이다. 이중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팀을 떠났고 케인과 알리는 부침의 시간을 보내면서 한동안 손흥민만이 외롭게 고군분투해야 했다. 콘테 감독 체제에서 점점 살아나고 있는 토트넘에서 케인과 알리까지 부활한다면 빅4 진입의 희망도 꿈만은 아닐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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