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 대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그러나 첫 경기서 승점 1점도차 획득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IBK기업은행은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실내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3(23-25, 22-25, 27-29)으로 완패했다.

이날 화성실내종합체육관에는 최대 수용 인원의 50%인 1576명의 팬들이 입장하면서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또한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을 비롯해 배구계 관계자들도 현장에 방문해 김 감독의 현장 복귀를 반겼다.
 
 흥국생명과의 경기서 여자부 데뷔전을 치른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흥국생명과의 경기서 여자부 데뷔전을 치른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 KOVO(한국배구연맹)

 
팀 정상화 위해 지휘봉 잡은 김호철 감독, '호통'은 없었다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앞서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김호철 감독은 "처음 (IBK기업은행으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땐 당황스러웠다. 배구인으로서 도와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당장 이기는 배구를 해야 한다는 욕심을 갖기보다는 길게 내다보면서 팀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싶다는 김 감독의 바람이 담겨있었다.

이날 김호철 감독과 더불어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새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의 데뷔전도 있었다. 팀 훈련 때 산타나를 지켜본 김 감독은 좀 더 선수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내면서 아직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김호철 감독이 팀에 합류한 이후 산타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다. 남자부 프로팀과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수없이 많은 경기를 치른 감독이라도 하더라도 조직력을 비롯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팀을 며칠 만에 바꿔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호철 감독도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면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작전타임 때는 특유의 '호통 카리스마' 대신 차분하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확인

1세트 초반 10-4까지 달아나면서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산타나의 범실을 시작으로 내리 4점을 허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드를 빼앗겼다. 끝까지 상대를 괴롭히면서 추격 의지를 드러냈으나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아쉬움이 가장 진하게 남은 것은 3세트였다. IBK기업은행이 19-17로 앞서던 상황에서 김채연의 터치아웃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비디오판독 결과를 납득할 수 없었던 박미희 감독이 심판진과 박미희 감독의 실랑이를 벌였다. 박 감독에게 경고가 주어지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기에 IBK기업은행으로선 점수 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였다.

게다가 시소 게임을 이어가던 26-25에서 김하경과 표승주의 호흡이 맞지 않아 범실이 나왔고, 김희진마저 공격 범실로 주도권을 빼앗겼다. 결국 28-27에서 중앙 후위공격을 적중시킨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의 득점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 팀 통틀어 캣벨이 최다 득점(29득점)을 기록했고, IBK기업은행에서는 김희진(17득점)과 김수지(10득점)의 분전이 돋보였다. V리그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기에는 부족했던 산타나는 7득점에 그쳤다.

정신 없이 준비한 첫 경기서는 소득보다 과제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오랜만에 코트로 돌아오게 된 김호철 감독이 남은 시즌 동안 팀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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