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이 베테랑 박주영과의 11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주영은 15일 개인 SNS에 글을 올리며 서울과의 결별과 그 전후사정까지 상세하게 공개했다.
 
박주영은 "FC서울과의 계약은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 구단과 올 시즌 종료 전까지 총 3번의 미팅을 했고 서울은 저에게 유스팀 지도자를 제안했지만,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FC서울과 선수로서 논의한 저의 미래에 대한 내용은 이것이 전부다. 그리고 이제 저는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주영은 "그동안 FC서울에서 정말 행복했다. 10년 6개월이라는 시간과 감사함을 이 짧은 글에 다 담을 수 있을까? FC서울과 팬 여러분들은 저의 삶에서 영원한 1번이다. 아직 다음 행선지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지만, 그동안 FC서울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했고 진심을 다해 사랑했기에 후회는 없다.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축구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언젠가 FC서울이 어떤 역할이든 저를 필요로 한다면, 꼭 그 부름에 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주영은 2005년 서울을 통하여 프로에 데뷔한 이래, AS모나코, 아스널, 셀타비고, 알샤뱝 등 유럽과 중동을 거치며 해외무대를 경험했고 2015년부터 서울로 다시 돌아와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다. K리그에선 온전히 서울에서만 활약하며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로 꼽혔다.
 
서울에서의 기록, 출전 90골 31도움

서울에서의 기록은 통산 314경기 출전 90골 31도움이다. 2005년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전북과의 리그 최종전에서 서울의 역전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 2018년 승강 PO에서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는 동점골 등 여러 차례 중요한 순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박주영의 서울 커리어는 빛과 그림자가 극명하게 교체한다. 1기 시절에는 신인왕을 차지했던 데뷔 첫 해를 제외하면 득점력 저하와 슬럼프로 부침을 겪었고, 유럽무대에서 처참하게 실패하고 돌아온 2기에도 팀의 주포이자 에이스 역할은 외국인 선수 데얀(홍콩 킷치SC)에게 넘겨줘야 했다.
 
또한 박주영은 30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K리그로 복귀했음에도 이미 고질적인 잔부상에 허덕이며 정상적으로 풀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경우가 드물었다. 박주영이 K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신인 시절인 2005년 18골 5도움(리그12골)이었고 이후로는 다시 이만한 활약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라는 이미지와 달리, 득점왕같은 개인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또한 서울이 강등위기까지 몰렸던 2018년에는 당시 황선홍 감독과의 불화와 SNS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부진한 모습으로 주전경쟁에서 밀렸던 박주영은 SNS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올리며 황 감독을 저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팀이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고참 선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끝까지 사과는 없었다. 박주영은 황선홍 감독에 이어 이을용 감독대행까지 성적부진으로 사임하고 최용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시 주전으로 복귀했고, 그가 서울 라커룸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다.
 
박주영은 2019년 커리어 마지막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을 끝으로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에는 리그 23경기에서 4골 2도움에 그쳤고, 마지막 해가 된 올 시즌에는 17경기에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외국인 공격수 부재로 상대적으로 박주영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지만, 세월의 흐름만 절감하며 베테랑으로서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때 K리그 우승을 다투던 서울은 2020년 9위, 2021년 7위로 2년 연속 하위스플릿 추락이라는 굴욕을 겪었고 팀의 주축으로서 박주영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한때 강등권 추락의 위기까지 몰렸던 서울은 박주영을 중용하던 박진섭 감독이 사임하고, 안익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간신히 반등에 성공해 그나마 B그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안익수 체제에서 박주영은 서서히 전력외로 분류되었고 활동량과 팀공헌도가 높은 젊은 선수들이 중용되면서 이미 결별은 예고된 것이었다.
 
서울 구단은 박주영이 팀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을 고려하여 지도자 자리를 제안했지만 박주영은 여전히 선수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방향이 엇갈렸다. 그동안 데얀-기성용-이청용 등 선수 영입과 이적 과정에서 유독 잡음이 많았던 서울이지만, 박주영에게는 최소한의 예우를 다한 모양새를 갖췄고,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이별을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었다는 평가다.

이미 몇 년전부터 세대교체가 절실했던 서울로서는, 늦게나마 박주영 시대를 청산하고 앞으로 안익수 체제로의 본격적인 변화와 공격수 보강 작업에 좀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주영은 비록 적지않은 나이이고 기량도 하락세지만, 부상만 아니라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여 '조커' 역할로는 아직 활용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박주영이라는 이름값이 주는 화제성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를 감안할 때 마지막 커리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박주영의 새 소속팀은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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