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FA 영입에 거리를 두는 대신 일찌감치 팀의 주축 투수들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팀에 대한 공헌도, FA 시장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SSG 랜더스는 지난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박종훈, 문승원과 KBO리그 최초로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들의 선제적인 확보로 향후 선수단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 옵션 8억원)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현재 순조롭게 재활 과정을 밟는 중이다. 개막전은 어렵더라도 복귀 시점을 내년 6월로 잡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면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돌기 전에 팀 전력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SSG 랜더스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종훈(왼쪽)과 문승원(오른쪽)

SSG 랜더스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종훈(왼쪽)과 문승원(오른쪽) ⓒ SSG 랜더스


에이스 두 명 다 잡은 SSG, 큰 과제 해결했다

박종훈의 경우 예정대로라면 2022시즌 종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등록일수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문승원 역시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없진 않았다. 여기에 올겨울 대어급 야수가 쏟아진 FA 시장 분위기가 과열된 것을 유심히 지켜본 SSG는 망설이지 않고 두 선수를 일찍 잡기로 마음을 먹었다.

SSG 구단은 박종훈, 문승원과의 계약 내용을 발표한 이후 "두 선수는 야구실력뿐만 아니라 근면하고 성실한 훈련 태도를 갖춘 노력파 선수들이다.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는 투수 파트 리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0년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박종훈은 2015년부터 선발 한 자리를 책임졌다.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프리미어12에 출전해 국제무대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도 했다.

선발진에서 없어선 안 될 또 한 명의 투수, 문승원은 2012년 1라운드로 SK에 입단해 1군 통산 158경기 736이닝 37승 43패 3홀드 1세이브 ERA(평균자책점) 4.51을 나타냈다. 선발 투수로서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7년부터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성장하더니 마침내 2019년과 2020년에는 3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올해까지 SSG 소속으로 통산 100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한 선수는 6명이었다.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김광현, 2018시즌 후 미국으로 떠난 메릴 켈리 등과 함께 박종훈(177경기)과 문승원(125경기) 역시 이에 포함된다. 팀의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에도, 창단 후 최악의 시기를 보냈을 때도 늘 두 선수는 자신의 몫을 해냈다.
 
 주축 선발 투수들의 부재 속에서 성과와 과제를 모두 남긴 SSG 좌완 투수 오원석

주축 선발 투수들의 부재 속에서 성과와 과제를 모두 남긴 SSG 좌완 투수 오원석 ⓒ SSG 랜더스


부상 후 와르르 무너졌던 기억, 뒤를 이을 투수가 필요하다

반대로 말하면, 선발진에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올 시즌만 봐도 그렇다. 에이스 노릇을 해줄 투수가 두 명이나 빠지는 게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두 선수에게 기댔던 SSG는 대체 선발 투수들로 힘겹게 남은 시즌을 보냈다.

자연스럽게 구원 투수들이 짊어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올 시즌 10개 구단 불펜 가운데 유일하게 600이닝을 넘겼다. 선발 투수들이 던진 이닝은 674⅓이닝으로, 이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린 KT 위즈(812이닝)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의 미래로 주목을 받은 좌완 오원석의 발견이 반가웠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SSG의 부름을 받은 오원석은 올해 33경기(선발 21경기) 110이닝 7승 6패 2홀드 ERA 5.89로 시즌 초반에는 신인왕 경쟁에서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대항마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후반기 들어 다소 제구가 불안했던 점이 흠으로 남았다.

당장 SSG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2022시즌 초반 주축 투수들의 공백 속에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오원석뿐만 아니라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펼칠 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SSG는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그 이상을 바라보는 팀이기에 시즌 초반 최대한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선발 투수들이 힘을 보태야 한다.

이번 계약으로 SSG는 5년의 시간을 벌었다. 그 사이 변수가 발생할 순 있겠지만 박종훈, 문승원과 동행하는 기간이 그리 짧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발진에서 뚜렷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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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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