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V리그 대한항공-현대캐피탈 경기

2021-2022 V리그 대한항공-현대캐피탈 경기 ⓒ 대한항공 배구단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3연승을 질주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1 25-15)으로 완승을 거뒀다. 

외국인 공격수 링컨 윌리엄스와 국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는 '셧아웃'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은 승점 3을 추가하며 9승 6패, 승점 27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반면에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3연패를 당하며 여전히 6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선수 넘쳐나는 대한항공... '원 팀' 되어간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두 팀 모두 남자부를 대표하는 '배구 명가'이지만, 현재의 전력 차는 극명히 갈렸다. 대한항공은 링컨은 71.42%의 순도 높은 공격 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0점을 올렸다. 올 시즌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링컨은 대한항공의 배구에 빠르게 적응하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최대 강점은 뛰어난 국내 선수가 많아 링컨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도 정지석이 15점, 곽승석이 7점을 올리며 다양한 공격 패턴을 보여줬다. 또한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의 노련한 볼 배급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연패 탈출이 절실한 현대캐피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두 팀은 1세트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16-15에서 정지석의 퀵 오픈과 블로킹, 상대 범실 등을 묶어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현대캐피탈도 다시 추격에 나서봤지만, 대한항공의 블로킹을 뚫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기세는 2세트에서도 이어졌다. 링컨의 강력한 오픈 공격을 앞세워 화력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고, 곽승석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다.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캐피탈도 20-19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조재영이 현대캐피탈 로날드 히메네즈의 공격을 연거푸 차단하며 2세트마저 따냈다.

승부는 기울어졌고, 3세트는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쉴 새 없이 공격을 몰아치며 22-15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전의를 잃은 현대캐피탈은 실수를 남발했고, 결국 이렇다 할 반격조차 못 해보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자신감마저 잃은 현대캐피탈, 전광인 오면 달라질까 
 
 2021-2022 V리그 대한항공-현대캐피탈 경기

2021-2022 V리그 대한항공-현대캐피탈 경기 ⓒ 현대캐피탈 배구단 홈페이지

 
대한항공은 공격, 서브, 블로킹 등 모든 지표에서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데이트 폭력 논란을 뒤로하고 복귀한 정지석이 힘을 보태면서 더욱 강한 팀이 됐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의 전술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대한항공 선수들의 장단점과 조화를 이뤄가고 있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개막 직전 외국인 공격수 히메네즈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들이 남다른 결집력을 보이며 1라운드를 2위(4승 2패)로 마치면서 이변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러나 히메네즈가 복귀한 이후 성적은 더 떨어지고 있다. 부상은 털어냈지만,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히메네즈는 여전히 팀 전력에 기대만큼의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공격수 허수봉과 세터 김명관의 기량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팀 전체를 이끌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려면 더 성장해야 한다.

이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자신감마저 잃은 듯했다. 허수봉이 상대 코트로 안전하게 넘기려던 공마저 라인 밖으로 벗어났고, 심판의 휘슬이 울리지 않았음에도 상대의 오버넷 반칙을 주장하다가 실점하기도 했다. 답답했던 최태웅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소심해지지 마라. (실전이 아닌) 훈련처럼 과감하게 하라"라고 독려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희망은 오는 22일 군 복무를 마치는 국가대표 공격수 전광인이 곧 복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상위권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 전광인이 오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어느덧 올 시즌도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현대캐피탈이 이대로 무너질지, 아니면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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