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60주년 맞이한 MBC가 2019년 복막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이용마 MBC 기자를 조명한 특집 다큐멘터리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를 방송했다. 지난 2일 방송된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는 이 기자가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과 함께 그의 기자 생활 그리고 언론 독립을 위해 싸웠던 모습을 담았다.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연출을 맡은 MBC 김만진 PD는 지난 2019년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내가 죽는 날에는'에서 암 투병 중인 한 청년의 삶을 다루기도 했다.

연출 뒷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6일 그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 MBC

 
-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신 거로 아는데,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송할 수 있게 되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미뤄둔 숙제를 다 마친 느낌입니다. "

- 왜 숙제라고 생각하셨어요?
"약 20회 차 정도 찍고 2019년 3월에 촬영이 중단됐어요. 당시 이용마 기자의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아져서 촬영에 응하기 힘들어하셨어요.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의 기획 의도에 이용마 기자가 공감해 주셔서 촬영을 시작했고, 또 잘 마무리되길 원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용마 기자 부인이신 김수영씨가 다큐멘터리 마지막 부분에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잖아요. 그래서 다큐를 완성해드리고 싶었어요.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숙제같다고 느낀 거예요."

- 처음에 뭐부터 하셨어요?
"당시 이용마 기자를 섭외하고 주로 집 안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어요. 늦은 나이에 낳은 쌍둥이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고, 카메라에 담고 싶었습니다."

- 다큐 중간중간 이용마 기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들이 나오는데요.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인터뷰이를 정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취재해보니 이용마 기자에 대해 잘 이야기해 줄 사람을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거든요. 근데 문제는 그다음 단계에서 생길 수도 있죠. 특정한 누구를 정하고 인터뷰하고 싶다고 연락했는데 인터뷰를 거부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다큐에서는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거부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어요."

- 프롤로그 이후 이용마 기자의 납골당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되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마 기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해직 언론인, 노조 활동가란 거잖아요. 저는 그보다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모습, 사람들이 잘 몰랐던 이용마의 진짜 모습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느꼈습니다."

- 2012년 MBC 파업 당시도 화면에 담으셨던데요.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누군가에겐 10년 가까이 지난 옛날 이야기이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MBC 구성원들에게 2012년 파업은 여전히 생생해요. 저뿐만 아니라 MBC의 많은 구성원이 어떻게 느끼고 있냐면, 60년 역사 중에서 2010년부터 한 2017년까지 7년의 시간을 제일 힘든 시기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이 다큐가 회한이나 감상에 빠지는 내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 MBC

 
- 이용마 기자에게 MBC, 그리고 언론은 무엇이었을까요?
"2017년 3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거든요. 그날 광화문에서 이용마 기자가 연설을 했어요. 이른바 새 시대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이용마 기자의 생각을 이야기했죠. '검찰총장이나 그리고 공영 언론사 사장은 이제 국민에게 그 선택권을 주자'라고 얘기하잖아요. 이용마 기자는 언론개혁이 검찰, 재벌, 관료,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출발점이 될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에요. 언론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토대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언론개혁이 중요하다고 믿었던 사람입니다. 이용마 기자에게 MBC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다큐에 나와 있습니다. 그가 MBC 기자인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연출하시면서 느낀 게 있다면.
"참 힘들었어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이야기라 반복해서 영상을 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죠. 이번 다큐멘터리를 보고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감동받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이용마 기자가) 의사한테 시한부 통보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서 회한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요. 자신의 심정을 밝힌 순간이었죠. 이용마 기자가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을 시간이 지났지만 다큐로 완성할 수 있어서 보람도 있습니다."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이용마의 마지막 리포트>의 한 장면 ⓒ MBC

 
- 혹시 방송에 담지 못한 장면이 있을까요.
"아이들과 지내는 모습은 아주 많이 찍었는데 다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 하나, 촬영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2019년 3월 하순 이후에 부인 김수영씨의 생일 식사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날 이용마 기자가 식당을 예약하고 지인들을 초대해 점심식사 자리를 만들었는데 고맙게 저도 초대해 주셨습니다. 당시 촬영도 허락해 주셨는데 이번 구성에는 빠졌습니다."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건 기본적으로 기억에 대한 다큐멘터리예요. 2018년에서 2019년 봄 사이에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당시 촬영을 시작했을 때로부터 3년이 지났어요. 이용마 기자가 돌아가신 지도 2년 3개월이나 지났고요. 이 내용을 방송으로 만든 이유는,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그가 해온 말과 그가 해온 행동들이 가치가 있잖아요. 또 한편으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자기 주도적인 방식으로, 주체적인 방식으로, 존엄하게 마무리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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