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 넷플릭스

 
혜성 충돌 위기에 놓인 지구, 그걸 막으려는 사람들의 사투. 시작부터 SF 장르 영화 느낌을 물씬 풍기지만 <돈 룩 업>의 분위기나 소재만 놓고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과학자가 주인공이고 각종 함수 계산을 통해 혜성 충돌의 가능성을 타진하지만 사실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주요한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우선 극 사실적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리지널 영화 <돈 룩 업>은 두 천문학자가 겪는 여러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의 제자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자신들이 발견한 혜성의 위험성을 미국 국무부, 나아가 대통령(메릴 스트립)에게까지 직접 알리지만 도무지 관심을 끌지 못한다. 기자에게 제보하고, 특종인 양 대서특필되지만 정작 유명 가수의 열애와 결별 기사에 파묻히고 만다. 

보통의 할리우드 장르물이라면 단순히 주인공들의 고군분투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역설적인 상황을 유쾌하게 다루고 말겠지만, 이 영화는 좀 더 깊게 파고든다. 이를테면 과학자들의 진지한 경고가 백악관에서 어떻게 무시되는지 그 생리를 보여주고, 현재의 기자 및 방송인들이 뉴스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적절한 풍자를 섞어 제시한다.

굳이 정의하면 블랙 코미디물이다. 하지만 <돈 룩 업>은 특정 장르적 요소에 갇히지 않고, 각 인물의 상황과 캐릭터성에 기대며 유연하게 장르를 확장해나간다. 민디 박사와 디비아스키는 초반엔 진지하고 엄숙한데 그 덕에 영화 초중반까진 SF스럽다. 그리고 이내 대통령과 그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국무부 장군 등이 등장하면서는 속도감을 더하며 코믹물 느낌을 더한다. 

장르의 혼합 때문일지 설정의 다이나믹함 때문인지 중반 이후 다소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내 다양한 캐릭터들이 추가로 등장하며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를 테면 자포자기한 디비아스키에게 다가가는 동네 양아치 율(티모시 샬라메) 같은 인물이 그렇다. 
 
 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영화 <돈 룩 업> 관련 이미지. ⓒ 넷플릭스

 
이 영화에서 두 학자가 지구 종말을 막느냐 그렇지 못하냐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출을 맡은 아담 맥케이 감독 전작이 <바이스> <빅쇼트>라는 점을 기억하자. 이미 미국 정치, 경제 시스템을 날카롭게 풍자하면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상해 온 그다. <돈 룩 업>은 그가 분야별로 펼쳐온 미국에 대한 풍자 정신을 나름 이종 장르와 지구 멸망이라는 소재에 녹여낸 일종의 종합판으로 볼 수 있다.

배우들 조합 또한 신선하다. 감독과 이미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췄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조나 힐,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등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젊은 영화팬이라면 티모시 샬라메, 그리고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깜짝 등자에 환호할 것이다. 특히 티모시 샬라메나 아리아나 그란데는 전작에서 보이지 않았던 반적 매력을 선보인다. <돈 룩 업>의 관전 포인트로 손색없다.

상영시간은 139분으로 긴 편이다. 중반에 산만해지는 대목만 잘 넘긴다면 후반부부턴 새로운 캐릭터들의 활약, 그리고 초반에 뿌려놓았던 여러 떡밥들이 회수되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구 멸망의 순간 직전까지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

한줄평: 유쾌하지만 적나라한 풍자극
평점: ★★★★(4/5)

 
영화 <돈 룩 업> 관련 정보

감독: 애덤 맥케이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조나 힐,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티모시 샬라메 등
제공: 넷플릭스
러닝타임: 139분
극장개봉: 2021년 12월 8일
넷플릭스 공개: 2021년 12월 24일
 
돈 룩 업 넷플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