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설레게 할 걸그룹 프로젝트'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며 지난 11월 28일에 시작한 MBC의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이 지난 5일, 두 번째 방송을 마쳤다.

<방과 후 설렘>은 네이버를 통해 3달 전부터 선공개되었으며, 방송을 통해서도 1달 전부터 프리퀄 <등교 전 망설임>을 선보일 만큼 공들여 만든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타사에 비해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MBC에서 총력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인다. 2시간 반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에 힘입어 방송 1회 만에 영상 조회수 1억 뷰라는 기록을 세운 만큼 화제성도 아직까지는 높은 편이다.

1회의 뜨거운 감자: 우리가 원하는 아이돌이란?
 
 <방과 후 설렘> 스틸샷

<방과 후 설렘> 스틸샷 ⓒ MBC

 
지난 첫 방송에서는 유독 두 팀에 대한 평가가 갈리면서 논란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1차로 비대면 평가단에게 75%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 닫혀있던 문이 열리며 자신들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고, 2차로 심사위원 4인 옥주현, 유리(소녀시대), 소연(여자아이들), 아이키 중 3표 이상을 받아야 입학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

춤짱 송예림과 노래짱 강은우의 조합으로 이목을 끌었던 'River'팀은 피아노 연주까지 보여준 완성도 높은 실력에도 끝내 문이 열리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러한 바탕에는 짧은 머리에 타투를 하고, 작은 키에 통통한 체형의 참가자라는 외형적인 조건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씁쓸함이 남기도 했다.

반면 전소연 심사위원이 '화도 안 날 정도로 최악'이라고 평가했던 '살짝 설렜어'팀은 부족한 노래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평가단의 지지를 받으며 1차 심사를 통과했다. 단지 김예서, 김서진 두 명의 앳된 참가자들의 깜찍한 모습뿐 아니라 그들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대한 응원의 마음이 담겨있었지만 실력이라는 측면에서 냉정히 평가했을 때는 앞선 'River'팀과 대비된 결과였다.

이에 4명의 심사위원은 내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고, 유리는 비대면 평가단과 자신들의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이것이 대중의 온도"가 아닐까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전소연은 "비대면 평가단도 아이들의 꿈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이렇게 첫 방송이 '우리가 원하는 아이돌이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면, 두 번째 방송은 '우리가 원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란?'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 핑클의 'Now'를 부른 4명의 참가자 박효림, 유재현, 김리나, 김수혜의 투표결과가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첫 번째는 김수혜, 김리나 두 명만 입학시험에 합격했으나, 투표시 기계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제작진이 다시 이들 4명을 무대로 불러들였고 최종적으로 유재현까지 통과해 박효림만 떨어지게 되었다. 두 번이나 불합격 소식을 전해들은 어린 참가자의 상처에 심사위원인 옥주현 역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방과 후 설렘> 스틸샷

<방과 후 설렘> 스틸샷 ⓒ MBC

 
이는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한 단순한 해프닝일 수도 있으나,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불공정한 과정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미 Mnet <프로듀스101>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비리를 목도했던 대중에게 의혹의 불씨를 제공한 셈이다. 

83명의 연습생 중 1차 관문을 통과하는 인원은 40명, 즉 나이로 나눈 각 학년의 합격자를 10명으로 제한하리라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미 3학년 합격자의 수가 10명이 넘은 것도 의아했다. 실력이 좋은 학생들을 10명이라는 숫자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떨어뜨리는 것도 형평성의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다면 학년당 10명이라는 기준을 애초부터 내세우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매끄럽지 않은 흐름은 대중에게 끊임없이 오디션의 공평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또한 1회 끝부분에서 트로트 가수 참가자 오유진의 입학시험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켜놓고, 막상 2회에서는 그 무대를 편집한 채 합격 여부만 알려주어 맥이 빠지기도 했다. 잦은 광고, 그리고 모자이크 처리 역시 흐름을 끊는 요소로 작용했다. 재미있는 방송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편집이라지만, 실제의 무대와 다른 순서로 보여준 탓인지 합격자의 일부를 모자이크한 모습은 몰입을 깼다. 
 
 <방과 후 설렘>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

<방과 후 설렘>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 ⓒ MBC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슈퍼스타K>가 방송된 것이 2009년도이다. 이후 수없이 여러 종류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고, 그것을 보는 대중은 기준이 높아졌다. 악마의 편집, 출연자들의 진심을 곡해한 채 흥미를 끄는 요소에 집중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식상하게 느껴진다. 작년 이맘 때 착한 오디션이라 불렸던 JTBC의 <싱어게인>이 그 인기에 힘입어 곧 시즌2를 앞두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나 참가자 중 미성년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더욱 신중하게 그들이 꿈에 집중하고 꿈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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