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꺾고 시즌 첫 3연승을 내달렸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7-25,27-25,25-16)으로 승리했다. 1, 2세트에서 흥국생명과 듀스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낸 GS칼텍스는 3세트를 여유 있게 가져오며 승점 3점을 챙기고 2위 자리를 사수했다(9승 4패, 승점 28점).

GS칼텍스는 주공격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44.68%의 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강소휘와 권민지가 각각 9득점, 한수지가 7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됐지만 현재 주전 윙스파이커 한 자리의 주인은 이미 이 선수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프로 6번째 시즌 만에 풀타임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유' 유서연이 그 주인공이다.

'쏘쏘자매' 해체 후 약점이 된 GS의 윙스파이커
 
 유서연은 프로 데뷔 5년 만에 프로 7개 구단 중 4개 팀의 유니폼을 수집(?)했다.

유서연은 프로 데뷔 5년 만에 프로 7개 구단 중 4개 팀의 유니폼을 수집(?)했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KUROBE 아쿠아 페어리즈)와 이소영(KGC인삼공사), 강소휘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공수를 겸비한 토종 쌍포 이소영과 강소휘는 이재영(PAOK 테살로니키)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이탈한 흥국생명을 압도하며 리그 최강의 토종 윙스파이커 콤비로 활약했다. 하지만 드디어 '완성형'으로 성장한 '쏘쏘자매'는 오랜 시간 콤비를 이룰 수 없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이소영과 강소휘는 나란히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배구로 많은 돈을 벌어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싶다는 강소휘는 말할 것도 없고 3년 전 첫 FA당시 무릎 부상으로 아쉬운 계약을 했던 이소영 역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23억 원의 선수단 연봉 상한선이 있는 V리그 여자부에서 GS칼텍스가 '쏘쏘자매'에게만 10억 원이 넘는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GS칼텍스는 이소영보다 3살 어리고 신장(180cm)이 더 좋은 강소휘와 3년 15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이소영은 계약기간 3년에 연봉합계 6억 5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그렇게 쏘쏘자매는 나란히 '배구재벌'이 됐고 고민은 고스란히 차상현 감독이 떠안게 됐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데다가 팀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던 리그 최고수준의 윙스파이커 이소영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을 지명한 GS칼텍스는 기존 선수들 중에서 강소휘의 파트너를 정해야 했다. 유서연을 비롯해 박혜민, 권민지 등 GS칼텍스의 젊은 선수들은 대거 주전 도약의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보상선수 지명이 끝난 4월 28일 박혜민을 인삼공사로 보내고 최은지를 데려오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주전도약을 꿈꾸던 GS칼텍스의 기존 윙스파이커 유망주들에겐 다소 김 빠지는 소식이었다.

2018년 컵대회 MVP 출신 최은지는 2018-2019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인삼공사의 주전 윙스파이크로 활약하면서 860득점을 올렸던 검증된 윙스파이커 자원이다. 182cm의 좋은 신장에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최은지야말로 이번 시즌 강소휘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처럼 보였다. 실제로 최은지는 지난 컵대회부터 꾸준히 코트에 들어오며 실전감각을 익혔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빛을 보는 유서연
 
 유서연은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책임지면서 토종거포 강소휘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유서연은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책임지면서 토종거포 강소휘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진주 선명여고 출신의 유서연은 2016년 흥국생명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를 거쳐 작년 5월 2:2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윙스파이커다. 프로 입단 5년 만에 보상 선수 지명과 두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무려 4개 구단의 유니폼을 수집(?)했다. 재치 있는 공격과 준수한 수비를 겸비하며 도로공사 시절에는 '조커'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유서연은 프로 입단 후 5시즌 동안 한 번도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여자배구에서 공격수로서 174cm에 불과한 작은 신장은 유서연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유서연은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30경기와 챔프전 3경기에 모두 출전해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지만 팀의 붙박이 주전 윙스파이커 이소영과 강소휘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장의 약점이 있음에도 차상현 감독은 유서연을 이번 시즌 GS칼텍스가 치른 13경기 중 10경기에서 주전으로 출전시켰다. 특히 최근 7경기에서는 연속으로 주전으로 내보내며 높은 신뢰를 보였다. 13경기에서 109득점(15위)을 올리며 모마(319득점), 강소휘(172득점)에 이어 팀 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유서연은 장기인 퀵오픈 부문에서는 전체 5위(45.05%)에 올라 있다. 그만큼 GS칼텍스의 3옵션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유서연은 4일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GS칼텍스의 3연승 질주에 기여했다. 3세트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출전한 유서연은 강소휘(30회)보다 8번 적은 22회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45.45%의 성공률로 10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47.54%의 리시브를 책임지는 동안 단 하나의 서브득점도 허용하지 않았고 19번의 서브시도 중 단 하나의 실패도 없었을 정도로 안정된 경기를 선보였다.

도로공사 시절 한 시즌 119득점(2019-2020 시즌)이 한 시즌 최고 득점 기록이었던 유서연은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109세트 동안 135득점을 기록했다(정규리그 기준). 하지만 유서연은 이번 시즌 단 41세트를 소화하며 39.17%의 공격성공률로 10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가 채 끝나기 전에 한 시즌 개인 최다득점 경신이 유력한 유서연은 이번 시즌 프로 데뷔 6년 만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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