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썩 도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신영철 감독의 속을 썩이고 있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가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카드는 4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2-25, 21-25)으로 완패했다. 4연패 늪에 빠진 우리카드는 승점 5점 차로 벌어져 있는 6위 삼성화재와의 격차도 좁히지 못했다.

'데이트 폭력' 논란으로 2라운드까지 나오지 못했던 정지석이 가세하면서 대한항공의 공격력에는 탄력이 붙은 반면, 알렉스 없이 경기를 시작한 우리카드는 경기 내내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1시간 23분 만에 승점 3점을 내줘야 했다.
 
 신영철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

신영철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 ⓒ KOVO(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맞아?... 존재감조차 사라진 알렉스

이날 경기 전 우리카드의 선발 명단에는 알렉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자리를 대신 메운 선수는 이강원이었다. 알렉스의 부상이 있거나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팀이 11-15로 끌려가던 1세트 중반, 하승우를 대신해 알렉스가 코트에 들어왔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을 바꿀 만한 장면도 없었고 공격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15-21에서 서브범실을 기록하고 나서 교체 지시를 받고 웜업존으로 향해야 했다. 

16-17로 접전을 벌이던 2세트, 다시 한 번 알렉스에게 출전 기회가 찾아왔으나 실점 이후 곧바로 교체됐다. 여전히 신영철 감독은 못마땅한 표정을 유지했고 결국 2세트마저 내준 우리카드는 완전히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전 두 세트와 마찬가지로 3세트 역시 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15-18에서 나온 단 한 번의 서브득점이 이날 알렉스의 첫 득점이자 마지막 득점이 됐고, 기대했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꺼낸 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국내 선수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렉스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에도 경기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인 성향을 드러냈는데, 그런 게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선발 명단에서 알렉스가 빠진 이유 역시 여기에 있었다.

한두 번이 아닌데... 방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알렉스

알렉스에 대해 강하게 질책한 신영철 감독은 "한 사람을 위해 팀이 따라갈 수는 없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고, 다음 시즌도 있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 상태를 마냥 지켜볼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다는 의미다.

두 사람 사이에서의 묘한 기류가 흐른 것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신 감독이 밝힌대로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작전타임 도중 알렉스가 대놓고 등을 돌리면서 신영철 감독이 크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팀워크를 해치는 행동뿐만 아니라 개인 기량도 다소 저하된 모습이다. 올 시즌 득점(4위), 서브(5위) 등 몇몇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 팀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다.

공격성공률의 경우 지난 시즌(54.85%)보다 올 시즌(5일 현재 46.86%) 수치가 다소 떨어졌고, 후위공격 성공률 역시 2020-21시즌 59.17%→올 시즌 49.28%로 급감했다. 불과 한 시즌 만에 알렉스는 다른 선수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우리카드는 총액 60만 달러에 재계약 도장을 찍으면서 알렉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당했던 패배의 아쉬움을 풀겠다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도 강했지만, 현재로선 알렉스가 올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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